정부의 미군기지 ‘선반환, 후정화 비용청구’ 입장은 대국민 사기극
– 조사부터 반환까지 단 1년, 정부는 사실상 반환 협상 포기
– 발암물질 범벅, 오염까지 돌려받을 수 없다
정확히 1년 전, 환경오염문제로 장기간 방치되었던 4개 미군기지(원주 캠프이글, 캠프롱/부평 캠프마켓/ 동두천 캠프호비 쉐아사격장)를 정화없이 반환받은 정부가 오늘 또다시 12개의 미군기지 반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시 정부는 한미 양측이 ‘오염정화 책임, 현재 사용중인 기지의 환경관리 강화방안, SOFA 관련 문서 개정에 대한 협의를 지속한다’는 조건 하에 기지를 반환받는다고 하였는데, 이번에도 동일한 조건으로 서명한 것이다.
정부는 오염비용 청구, 미군기지 환경관리 강화방안, SOFA 개정 등 어떠한 것도 미 측으로부터 이끌어낸 것이 없다. “한미간 협의를 지속한다”며 미측에 오염정화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처럼 발표하는 것은 정부의 대국민 사기극이다. 현 SOFA 환경 조항과 절차에는 시설구역을 반환한 이후에 책임을 묻거나 추가 협의를 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 “협의 지속”을 핑계로 오염된 기지를 우선 돌려받고, 나중에 책임을 묻겠다는 정부 입장은 철저히 국민을 기만한 것이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용산 미군기지 주변 산재부지(극동공병단, 니블로배럭스, 서빙고정보대, 종교휴양소)와 성남골프장의 경악할만한 내부 오염이 공개된 바 있다. 청계천과 남산, 서빙고 등 시민들의 주거, 휴식공간과 밀접한 곳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 벤젠, 페놀, 비소, 납 등 각종 유해발암물질이 기준치의 수십, 수백 배가 넘게 검출되었다. 2007년 반환받아 이미 정화작업이 끝났던 춘천 옛 캠프페이지 부지에서는 최근 미군이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기름통 30여 개가 나와 부실정화 문제가 논란이 되었다. 신규택지로 개발하겠다는 캠프 킴(남영동)에서는 심지어 맹독성 1군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오염까지 확인되었다.
이렇듯 오염이 심각한 서울지역과 경기, 강원, 경북 미군기지 총 12곳을 정부는 협상 개시 1년만에 돌려받았다. SOFA의 미군기지 반환절차상 ‘환경 정화 조치 이행 요구와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함에도, 1년 만에 협상 개시, 조사, 반환까지 이루어졌다는 것은 사실상 정부가 협상을 포기한 것이다. 더구나 부분적으로 나누어 반환하는 것은 환경오염의 전모와 정화비용 전체를 가리는 것이다. 기지반환이 지연되는 이유가 환경오염을 책임지지 않으려는 미군 때문인데, 지역주민의 열망과 개발만을 언급하는 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미군기지가 환경관리와 통제의 사각지대로 존재하는 것을 언제까지 용인할 것인가. 평택에 세계 최대 규모의 기지를 건설하여 제공하고도,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받으면서도, 단 한 푼의 오염정화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미국에게 왜 정부가 면죄부를 주는가.
우리는 굴욕적인 미군기지 반환 협상을 인정할 수 없다. ‘오염자 부담 원칙’에 입각한 미군기지 정화 책임을 촉구한다.
하나. 정부는 굴욕적인 미군기지 반환 협상 무효화하고, 책임져라!
하나. 미군기지 반환 협상과정 공개하라!
하나. 미국은 환경오염 정화 비용 지불하고 온전히 반환하라!
하나. 불평등한 한미SOFA 개정하라!
2020년 12월 11일
용산미군기지온전한반환과세균실험실추방을위한서울대책위(준),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담당: 신수연 녹색연합 정책팀장 070-7438-8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