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박 보도자료] 국토부의 해명자료(“용산공원내 발견되었다는 기름띠는 토양오염과 무관합니다” 2022. 7.15)에 대한 녹색연합의 입장

2022.07.17 | 군기지

– 해명 없는 해명자료 대신 정밀조사로 의혹과 우려 없애야

국토부의 해명자료 (“용산공원내 발견되었다는 기름띠는 토양오염과 무관합니다” 2022. 7. 15)에 대한 녹색연합의 입장 

국토부는 지난 15일(금), “용산공원내 발견되었다는 기름띠는 토양오염과 무관합니다”라는 제목의 해명자료를 배포하였다. 녹색연합은 용산공원 시범 개방지의 현황을 모니터링하여 경향신문 7월 14일자(“용산공원 시범개방 부지서 ‘기름띠’발견)를 통해 관측공으로 추정되는 여러 지역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음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국토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관측공이 아니며, 해당 구멍은 펜스를 구성하는 쇠기둥의 절단면으로 콘크리트로 고립되어 있어 토양과 직접 접촉할 수 없는 상황으로 토양 내 오염물질이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결국 토양 오염과 무관하다는 것을 항변한 것이다.  

첫째, 국토부의 해명자료는 국토부가 현장조사도 하지 않은 것을 반증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14일 늦은 저녁 녹색연합에게 위치 확인을 요청하여 좌표를 획득한 후 다음날 오전 10시에 보도자료를 배포하였다. 국토부는 현장 사진이 아닌 출처를 밝히지 않은 단면도(도면)로 설명을 대신했다. 쇠기둥의 깊이가 몇 m인지, 개수와 위치 등에 대한 정보가 없을 뿐만아니라 녹색연합이 확인한 사항을 설명해내지 못하는 자료를 해명자료로 내놓았다.  

국토부의 주장대로 구멍이 펜스 절단면의 기초 부분이라면 과거 펜스는 사진1, 사진2와 같이 나무와 나무 사이, 인도 위, 조경된 곳을 어색하게 나누거나 심지어 다른 펜스와 교차되게 설치되었던 모습이다. 어떤 목적의 펜스인지 의아하다.  

사진1(왼쪽), 사진2(오른쪽) : 인도 위, 나무와 나무 사이, 조경된 잔디 등에 위치한 구멍 

실제 국토부가 주장하는 설명자료에 근거하면 해당 구멍들은 토양과 접촉할 수 없게 지표면보다 돌출된 형태로 시멘트가 쇠기둥을 감싸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확인 결과 시멘트 도포가 되어 있지 않은 구멍들이 다수 확인되었으며 심지어 도로 연석보다도 낮거나 수평으로 위치해 완전히 밀봉되지 않을 경우 강수에 따라 오염 물질은 충분히 내부로 침투할 수 있는 형태도 있었다. 

사진3 : 내리막을 따라 뚫려있는 쇠기둥 기초부분(국토부 주장과 같이 시멘트 도포작업이 되어 있는 것처럼 관측)

사진4 : 시멘트 도포 작업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구멍

사진5 : 뚜껑이 열려있는 쇠기둥 절단면으로 이 구멍은 도로의 연석보다 낮게 위치

사진3과 같이 개봉되어 나뒹굴고 있는 쇠기둥 절단면의 뚜껑을 답사자가 덮어 씌웠으며 이 곳의 구멍들은 사진3과 같이 모두 도로의 연석보다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모두 밀봉이 아닌 뚜껑을 열고 덮는 방식으로 되어있어 강수량에 따라 충분히 오염물질이 외부에서 유입 될 수 있다.  

둘 째, 국토부의 주장대로 사진 속의 구멍이 종전 설치되어 있던 울타리의 쇠기둥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남겨진 기초부분이라면 더더욱 문제다. 그것이 언제 설치된 것이며 얼마나 깊이 들어가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을 뿐만아니라 폐기물 차원에서라도 제거했어야 한다. 땅 속에 박혀있는 쇠기둥 자체가 오염 물질을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세번째, 국토부 주장이 다 맞다고 전제해도 관리부실과 오염부하를 가중사켰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고무뚜껑이 외부와의 오염을 차단하기 위해서 사용한 것이라면 대기온도나 외부 영향에 의해 녹아내리지 않는 물질로 했어야 한다. 기름띠에 대해서는 “쇠기둥 절단면을 덮기 위해 사용한 접착제와 고무덮개의 기름기가 빗물과 함께 일부 기둥내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다며 국토부 스스로 외부 물질의 유입을 시인했다. 

사진6. 기름띠가 선명한 구멍 내부와 녹아내린 뚜껑 접착면

녹색연합은 모니터링 당시 모든 고무 마개를 일일이 열어보지 않았다. 개방된 탐방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밀봉되지 않은 관측공으로 추정되는 구멍을 발견했을 뿐이다. 그리고 구멍의 뚜껑이 녹아내린 상황과 심한 기름냄새 등을 고려했을 때 국토부 설명처럼 외부 조건으로 뚜껑이 녹아내리고 그로 인해 기름냄새가 난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내부의 석유계 유해물질이 화학작용을 지속적으로 일으킨 결과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도대체 어떤 외부 조건이어야지 사진 5와 같이 완전히 녹아내리고 기름띠가 선명한 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 

네번째, 국토부 해명이 논리적으로 모순이라는 것을 국토부 발표내용이 증명한다. “‘나머지 2개의 구멍’에 대해서는 환경부 오염조사 결과 유기물질 토양오염이 없는 지역”이라며 해명 자료를 통해 이 곳이 토양시료 채취 흔적임을 시인하였다. 제목으로 단 ‘토양오염과 무관’은 거짓인 것이다. 토양 채취 이후에는 반드시 밀봉을 하는 것이 원칙이며 조사 당시 120cm 이상 등산스틱이 들어갔다. 기본을 지키지도 않은 것이다. 

사진 7. 국토부에서 토양오염 물질이 없다고 확인한 두 개의 관측공

120cm 이상 깊이의 관측공 

적어도 반환 미군기지에서는 국토부가 주장하는 오염사고 지역과 아닌 지역과의 이격거리는 의미가 없다. 그 이유는 유류 유출을 비롯한 각종 환경 오염 사고가 어디서 얼만큼 일어났는지 우리 정부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미군기지 내부의 오염사고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으며 오로지 미측에서 제공하는 정보에만 의존하고 있다. 녹색연합 등이  FOIA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5년까지 용산기지 내부에서 발생한 유류유출사고는 총 90건(누락 6건 포함)이다. 이 중에는 주한미군 자체 기준으로도 최악의 유출량으로 분류되는 3.7톤 이상의 기름 유출 사고가 7건, 심각한 유출량에 해당하는 400리터 이상의 사고가 32건(최악의 유출량 포함)이 포함되어 있다. 당시에도 우리 정부는 용산 미군기지 오염사고를 단 5건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지난 2007년 반환된 용산 유엔사 부지는 굴착기로 땅을 파냈을 당시 3m 이상의 지점이 완전히 기름으로 오염되어있다. 석유계총탄화수소(TPH) 검출량이 1만7000㎎/㎏으로, 기준치(500㎎/㎏)를 34배나 초과했다. 캠프 그레이(동작구)에서는 지하 6m 이상 지점의 토양이 기름으로 오염되었으며 당시 환경관리공단은 최고 9m 아래까지의 오염을 확인하였다고 발표했다. 용산 미군기지 바깥으로는 지금도 1군 발암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서울시는 기지 밖의 지하수 오염모니터링 및 정화를 20년 가까이 하고 있다. 공동조사를 통해 오염 원인자가 미군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서울시는 매년 소송을 통해서 정화 및 소송 비용을 환수받고 있다(붙임자료1.). 2019년까지 서울시가 정부를 상대로 약 100억원의  비용을 환수 받았으며 2020년과 2021년의 정화비용 환수는 현재 소송 중에 있다.

1990년~2019년까지 반환된 미군기지의 정화비용은 2,156.5억원이다(정보공개청구, 2021년 3월 기준). 이렇게 정화를 하고 10년이 넘어서도 토양 오염은 계속 발견되고 있다. 용산기지보다 앞서 반환되어 이미 공원으로 조성되어 개방된 부산 하야리아, 시민공원 조성 자체가 지연된 춘천의 캠프 페이지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수도 서울 한 복판에 한 세기 가까이 외국군이 주둔했다. 이 땅을 온전히 국민의 품으로 되돌리기 위한 일에 조급함을 내어서는 안된다. 정부는 초법적인 ‘시범 개방’, 향후 ‘임시 개방’ 등의 강행을 멈춰야 한다. 이는 의혹과 불신을  조장할 뿐이다. 기지의 반환, 정밀 조사, 오염원 제거라는 기본적인 절차를 이행하고 마스터 플랜에 따라 용산공원이 조성되어야 한다. 용산공원 시범 개방에 대한 시민사회의 지적과 우려에 방어적인 자세로 임해서는 안된다. 정부가 할 일은 국민의 재산을 지키고 건강과 안전을 위해 국민의 입장에서  시민사회와 함께 미측에 우리의 요구를 전달하는 것이다.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