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진을 감히 게시해도 될까요.
연일 쏟아지는 폭우 뉴스를 보고만 있기 괴로워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기후 재난의 현장인 침수 피해 지역의 규모와 실태를 기록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카메라를 든 손이 부끄러웠습니다. 촬영 버튼을 누르다가도 이게 무슨 소용일까 막막했습니다.
사진 한 장 한 장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봐야 할까요. 한 파란 지붕집은 도로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 집의 주민은 대피 시간이 충분하셨을지, 지금은 무사하신지 염려됩니다. 그렇다고 도로와 더 가까운 저 집들이라고 뭐가 더 나았겠습니까. 사방에서 들이치는 물을 피해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요.
평온한 일상, 평생을 살아온 집, 매일 사용하던 아끼는 물건들. 그리고 목숨까지도. 주민들이 잃은 것을 전부 헤아리기엔 너무나 부족한 마음입니다. 사진을 여러 번 들여다보면서도 슬프고 무서운 마음이 가라않질 않습니다.
침수 피해 당사자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또한 이번 폭우로 유명을 달리한 모든 생명의 명복을 빕니다.
녹색연합은 단지 사진 앞에서 괴로워하는 데서 그치지 않도록, 근본적인 원인을 고민하고 가능한 해결책을 제안할 수 있을 때까지 지치지 않겠습니다. 피해가 하루빨리 복구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