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첫 단추부터 잘못된 기후특위 공론화계획, 헌재결정 취지 반영해 전면 재검토하라

2026.02.13 | 기후위기대응

첫 단추부터 잘못된 기후특위 공론화 계획,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를 반영해 전면 재검토하라

-현 의제숙의단 구성안 산업계 편중 

-기후위기 당사자 참여 포함한 충분한 숙의 보장해야

-헌재 결정 이행을 위한 공론화 기간 충분히 보장되어야


지난 2월 10일, 국회 기후위기 특별위원회(이하 ‘기후특위’) 산하 장기 감축경로에 관한 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 2차 회의가 개최되었다. 그동안 시민사회가 제기해왔던 ▲산업계의 과대대표 해소, ▲충분한 공론화 기간 보장,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를 포함한 균형있는 의제숙의단 구성 등의 요구는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론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의제 설정’이다. 이번 공론화가 지난 2024년 헌법재판소의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제1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의 후속 조치로 이행되는 만큼, 이번 공론화의 의제는 헌법재판소 결정문에 기초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2차 회의 결과, 의제 설정을 담당하는 의제숙의단에 우리나라의 감축목표 진전을 방해하는 산업계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의 부담을 핑계로 ‘속도조절론’을 제기하는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연합회, 한국철강협회,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등이 그 주인공이다. 탄소중립의 걸림돌들을 우리나라의 감축 목표 설정 과정에 참여시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다. 이에 반해 기후정의에 부합하는 감축목표 설정과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는 노동계의 참여는 전체 40명의 의제숙의단 중에 단 2명에 불과하다. 누가봐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시민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던 너무 짧은 공론화 일정도 개선되지 못했다. 2차 회의 결과 3월 말에 종료되는 공론화 일정이 약 3주 정도 확대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마저도 제대로 된 ‘숙의’를 진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일정이다. 2050년까지의 장기 감축경로의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이번 공론화에서 단 3달 만에 충분한 논의가 진행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난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준비하고 결정하기까지 약 2년의 기간이 소요된 것을 기억해야 한다. 헌법재판소 결정 이행을 위해 2035년을 포함해서 약 20년에 걸친 감축 목표를 정해야 하는 점을 상기할 때, 충분한 숙의 기간이 보장되지 않는 공론화는 요식행위에 다름 아니다.

총 40명으로 구성되는 의제숙의단에서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MAPA)의 참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문제도 남아 있다. 이번 의제숙의단에서 2명의 노동계와 1명의 농민을 제외하고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인 여성, 장애인, 빈곤층, 지역 거주민 등의 참여는 전혀 보장되지 못했다. 이에 반해 부문별 ‘감축기술 전문가’가 다수 포진되어 있는 자문단은 의제숙의단에 100% 참여하게 된다. 의제숙의단은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대로 ‘과학적 사실’과 ‘국제적 기준’에 비추어 기후 정의와 세대 간 정의를 숙의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의 목소리가 우선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소위 ‘실현가능성’과 ‘부담과 비용’을 운운하는 산업계의 소원수리를 위한 장이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지난 2월 10일, 공론화위원회 2차 회의 결정대로 진행된다면 제대로 된 공론화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밝힌다. 우리나라 국회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어떻게 충실하게 이행할 것인지 국민 모두가, 그리고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3달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부실하게 공론화를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산업계의 편향된 의견이 반영된다면 이는 ‘미래세대의 환경권’을 보장하라는 헌법재판소의 준엄한 결정을 헌법기관인 국회가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의제숙의단 구성을 전면 재검토하고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 중심의 논의 구조를 보장하라.

2026.2.3.

기후위기비상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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