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과학자들이 내놓은 경고 “세상이 완전히 뒤집혀야”

2021.08.13 | 기후위기대응

[기후과학자 조천호 박사와 나눈 IPCC 6차 보고서에 대한 대담]

지난 9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제6차 평가보고서의 제1실무그룹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1.5도 상승, 10년 앞으로 빨라졌다’, ‘인류에 대한 코드 레드’, ‘지구온난화는 인간 탓이 확실’ 같은 언론보도가 쏟아져 나왔지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될까?’ ‘파국적인 기후재앙을 막는 것은 가능할까?’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기후과학은 어떤 답을 내놓고 있을까요.

중요해 보이지만 이해하기 쉽지 않은 IPCC 6차 보고서에 대한 명확한 해설을 기후과학자의 입을 통해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다음은 녹색연합이 지난 12일 기후과학자 조천호 박사님을 모시고 IPCC 6차 보고서에 대해 나눈 대담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 IPCC 6차 보고서를 살펴보기 전에 IPCC가 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부터 설명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IPCC,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국제연합(UN) 산하에 기후과학자들이 모여있는 협의체다. 이곳에서 지금까지 나온 모든 논문을 모아 결과들을 뽑아내 기후변화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한다.

UN에는 기후 관련 회의가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다. 이곳에서는 각 나라의 정치인, 외교관 등 정책결정자들이 모여 얼마나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가에 대해 논의한다. 이러한 UNFCCC 당사국회담을 통해 교토의정서나 파리기후협약을 맺게 되는 것이다.”

– 이번에 발표된 것은 6차 평가보고서다. 그동안 나온 평가보고서에 대해 개략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
“기후과학은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과학이다. 새로운 과학적 근거들이 모아짐에 따라 새로운 과학적 사실들이 밝혀진다. IPCC 보고서는 5~7년에 한 번 발간되는데, 이번에 나온 6차 보고서는 2013년 5차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8년 동안 나온 새로운 연구 증거들을 모아서 분석한 보고서라고 보면 된다.

지금까지 보고서마다 일관되게 보는 측면이 있는데, ‘오늘날의 기후변화가 과연 인간 때문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1990년 1차 보고서가 나올 때 지구평균기온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것이 자연적으로 상승하는건지, 인간 때문에 상승하는 것인지 확신하지 못했다. 1995년 2차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기온상승 원인 중에 인간의 영향이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한 결과를 통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1997년 교토의정서를 채택하게 된 것이다.

그이후 나온 2001년 3차 보고서에는 지구기온 상승에 있어 인간의 영향이 66%, 2007년 4차 보고서에는 90%, 2013년 5차 보고서에서는 95% 이상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6차 보고서에는 그 확률이 99~100%, 즉 기후변화에 대한 인간의 영향이 명백하다고 말하고 있다. 마치 망원경의 해상도가 높아지면서 명왕성의 이미지를 예전보다 더 명확하게 볼 수 있게 된 것처럼, 과학적 연구결과가 쌓이면서 기후변화가 점점 더 명백하게 인간 때문에 일어나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 이번에 발표된 건 IPCC 6차 평가보고서 중에서도 제1실무그룹(WG1) 보고서다. 각각의 실무그룹은 어떤 연구를 하는지 알려달라.
“IPCC에는 세 개의 실무그룹이 있다.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에 대해 다룬 제1실무그룹, 기후변화의 영향과 적응에 대해 다루는 제2실무그룹, 그리고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인 온실가스를 어떻게 줄여야 하는지, 기후변화 완화에 대한 보고서를 내는 제3실무그룹이 그것이다. 

최근 발표된 것은 제1실무그룹 과학보고서의 정책결정자를 위한 보고서다. 오는 11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앞서 정책결정자들이 읽고 판단할 수 있는 보고서다. 나머지 적응과 관련된 보고서는 내년 2월, 저감과 관련된 보고서는 내년 3월, 그리고 실무그룹의 연구 세 권을 종합하는 종합보고서는 내년 9월에 나올 예정이다. 종합보고서까지 나오게 되면 기후변화의 과학적인 사실 뿐만 아니라 어떻게 적응하고 줄여야 할 것인지에 대한 포괄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 이번에 발표된 6차 보고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8년 만에 나온 보고서인데, 기존의 5차 보고서와 비교해 결과면에서 가장 달라진 게 있다면?
“5차 보고서에 없던 새로운 사실이 나왔다기보다는 그 추세를 그대로 반영한 보고서라고 볼 수 있다. 서기 1년에서 2020년까지 지구평균기온 상승 추세를 보면, 최근 들어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걸 볼 수 있다. 5차보고서에서는 산업화 이후에 지구 평균기온이 0.85도가 상승했다고 봤는데, 지금은 1.1도가 상승한 상황이다. 

만약 순전히 온실가스 배출만의 영향을 따졌다면 지구평균기온은 1.5도까지 올라갔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온실가스만을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미세먼지도 같이 배출하지 않나. 석탄을 태울 때 발생하는 황산염의 경우 햇빛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어 기온을 하강시킨다. 이로 인해서 온도가 0.4도 정도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원래는 온실가스의 영향만으로는 1.5도 상승했을텐데 미세먼지 때문에 0.4도가 떨어져서 1.1도가 올라간 것이다.

이밖에도 기온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에는 자연적인 요인들도 있을 수 있는데 예를 들어 태양의 강도 변화, 엘니뇨, 라니냐에 의한 온도 변동의 경우 플러스 마이너스 해서 효과가 상쇄되어 버린다. 따라서 오늘날의 1.1도의 상승은 오직 인간만이 일으킨 것이며, 이러한 기후변화가 점점 강해지고 빨라지고 명백해지며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6차 보고서는 이야기해주고 있다.”

▲  지구 평균기온 상승 추세(왼쪽)과 그 원인(오른쪽) ⓒ IPCC 6차 보고서(2021)

– 많은 언론이 이번 IPCC보고서에 대해 ‘지구온난화는 인간 탓’이라는 헤드라인을 걸었다. 아마 아직도 기후위기를 부정하는 사람들 때문에 이러한 결론이 더 확실해졌다는 사실에 주목하였을 텐데, 더 주목해야할 연구결과가 있다면 무엇일까?
“‘1.1도가 뭐가 대수냐’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지구 평균 온도가 1.1도 상승하게 되면, 더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더 많이 발생하게 된다. 이번 보고서에 그러한 부분들이 정량적으로, 또 지역적으로 잘 설명되어 있다.

보고서를 보면 10년에 한번, 50년에 한번 일어날 폭염이 평균온도 상승에 따라 빈도가 얼마나 증가하는지 수치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극단적인 폭염이 일어나는 횟수가 늘어날 뿐아니라 그 강도 또한 증가한다. 지구 평균온도가 4도 정도 높아지면 1900년대 이전에 비해 50년 만에 한번 일어날 만한 폭염이 39.2배 정도 자주 일어나고 강도 또한 세진다. 이 정도면 생존자체가 어려운 폭염 속에 인류가 들어가게 될 거다. 열대지방의 경우 2도만 넘어도 사람의 거주 자체를 포기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극단적인 홍수와 건조지역의 가뭄 또한 지구 평균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더 자주, 더 센 강도로 일어난다. 이것을 보고 우리나라가 건조지역에 속하지 않는다고 먼 나라 이야기처럼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대부분의 곡물은 미국 중서부, 호주 등 건조지역에서 수입해 온것이다. 만약 이러한 지역에 가뭄이 심각하게 들면 이들이 수출을 안 해버릴 수도 있고 식량을 구입하는 지역의 식량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 올해도 미국, 캐나다 서부의 밀 생산지역들이 가뭄으로 완전히 타들어버렸다. 이로 인해 곡물가격이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가전략을 짜는 사람들이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모니터링해야하는 문제다.”

– 이번에 나왔던 가장 충격적인 결과 중 하나는 지구온난화의 티핑포인트라고 하는 1.5도 도달 시점이 예전보다 10년 더 앞당겨졌다는 것이다. 정확하게는 2021~2040년으로 앞당겨졌는데, 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확실하게 언제 도달한다고 말하지 않고 왜 20년이라는 넓은 범위로 표현한 것인지 궁금하다. 
“그 결과에 대한 해석 이전에, 미래의 기후변화를 어떻게 전망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먼저 기후변화를 예측하려면 미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결정되어야 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인구가 많을수록, 잘 살수록, 서비스업이 아닌 중화학공업에 기반한 산업구조일수록 더 많다. 만약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에너지체계를 가지고 있다면 줄어들 테고 말이다. 다시말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인구, 경제수준, 산업구조, 재생에너지의 판이다. 그 나라의 사회경제구조 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과학자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미래에 이산화탄소가 얼마나 배출될 것인지 알아야 한다. 하지만 이건 기후과학자가 하는 일이 아니라 사회학자, 경제학자, 에너지학자들이 해야하는 일이다. 이들이 인구, 경제성장, 산업구조, 재생에너지 비율 등을 결정해서 다섯가지의 공통사회경제경로(SSP) 시나리오를 만들면 과학자들이 각각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추산하여 앞으로 기온이 얼마나 상승할지 미래를 예측하게 된다.

이러한 다섯가지의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할 때는 기후모델을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기후 자체가 가진 불확실성 때문에 하나의 모델을 쓰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 기상기관들이 가진 미래예측 모델이 총동원된다. 그러한 모델이 40개 정도 되고 이로부터 나온 자료들을 모아서 예측을 하다보니 결과가 하나의 값으로 나오지 않고 어떤 범위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1.5도 특별보고서의 경우 2030~2052년 사이에 1.5도를 넘을 것이라 예측을 했는데,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기간으로 설명하면 알아듣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평균을 내서 대충 ‘2040년경에 넘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SSP 시나리오별 결과들을 보면 범위 자체도 훨씬 넓어졌고 SSP1 시나리오의 경우 1.5도를 넘는 시점이 2035년 또는 2032년 정도로 앞당겨졌다.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하는 시나리오일수록 이러한 시점은 점점 더 빨라진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  SSP 시나리오별 1.5도 도달 시점 예측치 ⓒ carbon brief

– 또 사람들이 주목했던 사실 중 하나는 IPCC가 분석한 모든 시나리오에서 1.5도를 도달하거나 넘게 된다는 것이었다. 가장 온실가스 배출량이 낮은 시나리오에서도 1.5도에 도달한다. 이를 두고 어떠한 방법으로도 1.5도를 막을 수 없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SSP 시나리오 옆에 있는 1.9, 2.6, 4.5와 같은 숫자는 온실가스로 인한 열이 지구에 더해지는 양을 이야기한다. SSP1.9가 1.5도를 막는 시나리오이고, SSP2.6이 2도를 막는 시나리오다. 그런데 SSP1.9 시나리오에서도 2100년이 되면 1.5도 아래로 온도가 내려가긴 하지만 그 중간에는 1.5도를 돌파한다. 그 이유는 지금 당장 우리가 온실가스 배출을 엄청나게 줄인다고 해도 바로 온도가 떨어지지 않고 조금 올라갔다가 내려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오버슈팅(overshooting)이라고 하는데, 오버슈팅이 일어나는 원인은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 이유는 온실가스로 인한 대기의 가열효과가 뒤늦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농도 상승으로 인한 영향이 공기중에 드러나기 위해서는 전 세계 바다표면이 따뜻해져야 하는데, 그 시간이 최소 10년에서 30~40년 정도 걸린다고 본다.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 재해 등의 결과는 20~30년 전 배출했던 온실가스로 인한 영향이 지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배출했던 온실가스가 앞으로 30~40년간 영향을 계속 미치다 보니 2000년대 중반까지는 증가하는 추세선을 보이게 된다. 

두번째 이유는 앞서 석탄에서 나온 미세먼지, 황산염이 지구평균기온을 0.4도 낮추었다고 말했는데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석탄사용량을 줄이면 황산염이 나오지 않아 냉각효과가 갑자기 없어져버리기 때문이다. 이처럼 단기적으로 냉각효과가 없어져서 온도상승이 일시적으로 일어난다. 이러한 요인들 때문에 1.5도를 막는 시나리오라고 해도 중간에 한번 1.5도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  SSP 시나리오별 미래 지구평균기온 상승 전망 ⓒ IPCC Press Conference

–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 중에 하나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까?’라는 것이다. 기후위기로 인한 파국적 재앙을 막기 위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을 탄소예산으로 설명 부탁드린다. 
“탄소예산이란 앞으로 1.5도를 넘지 않으려면 어떠한 양 이내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한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탄소예산 또한 기후모델을 여러개 사용하여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확률로 표현이 된다. 6차 보고서와 1.5도 특별보고서의 결과를 비교해보면 1.5도 이내로 온도상승을 50%의 확률로 막는 탄소예산은 지난 2018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게 460기가톤인데, 66%의 확률에 해당하는 탄소예산은 지난 2018년의 결과에 비해 약간 늘어났다. 계산하는 모델이 달라지고 성능이 개선되면서 값도 조금씩 달라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 나온 확률이 50%, 66%이지 100%는 아니다. 하지만 100%로 1.5도를 막는다고 했을 때 우리에게 남아있는 이산화탄소량은 하나도 없다. 1.5도 뿐만 아니라 2도 억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00% 완벽하게 안전한 세상은 없다. 그러니까 확률적으로나마 결과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이번에 발표된 탄소예산을 보면 아직까지 남아있는 여유가 있긴하지만 어디까지나 확률적인 것이지 절대적으로 안전한 것은 아니다.”

– 이렇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IPCC의 결과가 상당히 보수적이라는 일각의 비판도 존재한다. 정말 그런가?
“IPCC가 보수적이라기 보다는 저는 그것이 과학적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과학자들이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미래예측에 반영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빙하의 깨짐 같은 급변적인 현상이 그 예다. 빙하가 겉면부터 차분히 녹는 것은 계산이 가능하지만 안쪽에서 금이 가는 현상은 위성으로 관측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계산 불가능의 영역이다.

또 영구동토층이 녹게 되면 메탄이라는 온실가스가 나오게 되는데, 관측으로도 메탄이 나오고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긴하지만 동토층에 얼마나 많은 메탄이 매장되어 있는지, 어떠한 메커니즘에 의해 얼마나 나오고 있는 건지 잘 알지 못한다. 계산을 할 수는 있지만 불확실성이 너무 크고 신뢰성이 떨어진다. 

이러한 것까지 기후모델에 집어넣게 되면 그나마 우리가 확보했던 확실성과 신뢰성이 무너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IPCC에서는 이처럼 불확실한 부분들은 빼고 계산을 하는데, 저도 역시 그것은 당연히 빼야한다고 본다. 그래서 지금 현재 IPCC에서 내놓은 예측들은 보수적일 수 밖에 없다. 과학적으로 신뢰성이 높은 부분만을 가지고 예측한 미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보수적인 예측만을 가지고 우리의 미래를 전망한 결과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거다. 이것은 특이한, 극단적인 사례를 모아놓은 연구로부터 나온 결론이 아니다. 과학에서 아주 신뢰할 수 있는 결과들만을 모아서 이야기를 한게 2050년 탄소중립이다.

2050년까지 화석연료를 전혀 쓰지 않는 세상을 만들려면 완전히 세상이 뒤집어져야한다. IPCC가 너무 보수적이지 않냐고 일각에서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 보수적인 전망조차도 우리사회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극단적인 결과들을 동원하지 않아도, 보수적인 예측만으로도 온 세상을 싸그리 바꿔야 한다.”

– 우리 정부는 작년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올해 들어 탄소중립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작성 중에 있다. 또 올해말까지 유엔에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다시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류의 미래를 가를 중요한 결정들을 올해 내려야 하는데, 이러한 정국에서 이번 IPCC 보고서가 한국의 정책결정자들에게 주는 메세지는 무엇일까?
“IPCC의 과학자들이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 이루어야하며, 중간목표로써 2030년까지 배출량을 절반 이상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초반에는 우리가 과잉으로 쓰고 있는 부분도 있고 에너지 전환으로 줄일 수 있는 여지가 많은데 뒤로 갈수록 감축이 어려워진다. 그래서 초반에는 많이, 전년대비 매년 15%씩 줄여나가야 한다. 한국이 1998년 IMF 외환위기로 산업기반이 무너졌을 때 15%가 줄었다. 이에 필적할만큼, 마치 전시상황처럼 세상이 완전히 뒤집혀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지금 나온 탄소중립 시나리오 정부안이라던가 국가를 책임지고 있는 분들을 보면 지금의 세상이 굉장히 좋은 듯하다. 그래서 구조는 그대로 둔채 이걸 수정하거나 보완해서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생각하는 것같다. 하지만 이 문제는 절대 그렇게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화석연료 기반의 세상이 완전히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관료, 정치인들이 하듯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하는 정신상태로는 기후위기 시대, 전환의 시대를 살아갈 수 없다.

2050년 탄소중립과 급격한 온실가스 감축은 현실가능성, 타협가능성과는 별개로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무조건 이루어져야 하는 목표다. 정치는 불가능을 실현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시대에도 불가능을 실현해보겠다고 내달리는 정치인과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글 / 녹색연합 이다예 기후행동팀 활동가

(오마이뉴스에도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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