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021 그린컨퍼런스 ‘기후위기의 증인들’

2021.11.18 | 기후위기대응

<2021년 그린컨퍼런스, 기후위기의 증인들>이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전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어요.
스탭들은 오전 일찍부터, 여섯 팀의 기후위기의 증인들은 리허설 준비시간부터, 각자가 역할 할 수 있는 시간대에 모여 그린컨퍼런스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유튜브 생방송이었던 이번 행사의 무대는 종로구의 소극장이었습니다. 온라인. 특히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행사의 특성 상 오프라인보다는 현장의 다양한 요소를 제하고 카메라에 담기는 모습만 나가게 되죠.

그래서일까요? 준비하는 내내 소극장에는 설렘과 긴장감이 감돌았는데요. 행사 직전, 카메라 뒤편에서는 강연자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행사가 시작되길 기다리면서 숨죽이고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저녁 7시, 90여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생방송이 시작되었습니다. 

마침 행사 당일은 유엔기후변화협약 제 26차 당사국총회 [COP26]이 진행되는 기간이었는데요. 사회자는 COP26 개최국인 영국 총리의 ‘인류와 기후변화의 싸움’ 이라는 말을 인용하여 우리가 싸우는 것은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변화를 일으킨 문명, 산업, 정부, 기업, 세계를 바꾸기 위함이며 기후위기의 증인들은 이 싸움을 하고 있는 분들로 소개해주셨습니다.

파트 1. 기후위기의 최전선의 증인들

제일 먼저, 국립중앙의료원 안수경 간호사님께서 [기후위기 시대, 코로나 방역 최전선 간호사의 증언]을 주제로 증언해주셨습니다.

첫 번째 증인. 안수경 간호사

감염병에 준비되지 않았던 대한민국

코로나19 감염병이 유행하면서 의료현장에서는 끊임없이 부족한 의료인력과 시설을 마주했습니다. 기존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이었던 의료취약계층, 외상환자 등 기존 환자를 보는 역할은 전혀 하지 못했고, “위기 상황에서 간호사들의 헌신과 희생으로만 버틸 수 밖에” 없던 현실에 답답했다고 합니다.

의료현장의 변화

시간이 지나며 점차 감염 격리 음압 병동이 신축되거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돼 중앙 예방 접종 센터를 운영하는 등 변화가 생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 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아파도 쉴 수 없었습니다. 이에 대국민 선전전을 진행하며 국민들의 동조와 공감으로 용기를 많이 얻어왔다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실천

감염병의 최전선에서 현장의 변화를 위해 투쟁하면서도, 보건의료노조에서는 감염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경영진과 합의하에 실천을 시작했습니다. 의료현장에서도 직원과 환자들의 인식변화가 필요하기에 작은 것 부터 정성들여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두 번째 증언은 녹색연합의 윤상훈, 박은정 활동가님께서 [산호를 따라서, 제주바다로]를 증언해주셨습니다. 

두 번째 증인, 윤상훈 전문위원과 박은정 활동가

한반도 기후변화의 최전선, 제주의 갯녹음

올해 제주도 97개 마을 전역을 조사하며 심각한 갯녹음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갯녹음은 갯(얕은 바닷가)과 녹음(해조류의 잎부분이 죽거나 유실되는 현상)이 합쳐진 순우리말 표현으로, 백화현상이라고도 하는데요. 유명 관광지 해안 경관마저 갯녹음으로 뒤덮여 심각하게 훼손될 정도라고 합니다. 

열대바다 서식지로 변해가는 제주 산호와 해양 생물들

제주는 아름다운 연산호 덕분에 바다 그 자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습니다. 그러나 수온상승으로 열대바다에서 서식하는 경산호가 폭넓게 자리 잡고, 기존의 연산호는 사라질 위험에 처했습니다. 또한 과거와 달리 아열대어종을 쉽게 만나고 해조류가 사라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소리 없이 사라지는 생물과 변해가는 바닷속 모습을 기록하고 세상에 알리는 일, 위기를 막는 정책 변화를 요구하는 일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세 번째 증언은 홈리스행동의 로즈마리, 안형진 활동가님의 [여성이자 홈리스로 산다는 것] 입니다.

증언에 앞서 그 간 에너지 빈곤이 주됐고 기후위기와 관련된 고민이 오래됐진 않다며, 이번 증언으로 관련 논의를 더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얘기해주셨습니다.

세 번째 증인. 안형진 활동가와 로즈마리 활동가

집 다운 집이 없다는 것

노숙인 정의의 핵심 개념은 ‘주거불안정’입니다. 집 다운 집이 없단 건, 코로나 감염 예방을 비롯한 어떠한 개별적인 대처도 불가능하단 겁니다. 그러나 정부는 모두가 독립적인 위생설비를 갖춘 집에서 산다는 전제 하에 위생지침을 만들고, 재난에 대응하는 물적 조건을 마련하거나 변화하고자는 노력도 없었습니다.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간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24시간 거리에 살며 마스크를 벗을 안전한 공간이 없단 것, 창 없는 고시원 화재로 인한 사망, 종사자 확진으로 문 닫은 노숙인 지원시설과 시설 내 수십명이 잘 수 밖에 없는 취약한 환경, 심한 미세먼지에는 문 닫고 집 안에 있으라는 지침, 눈에 띄지 않는 여성 홈리스, 남성위주의 홈리스 지원체제… 홈리스로서 겪을 수 밖에 없었던 기후위기입니다.

여성이자 홈리스인 경우 코로나와 한파, 홈리스 등 더욱 중첩된 재난과 취약성을 안고 살아갑니다. 이에 여성홈리스는 남성에 비해 눈에 띄지 않고, 존재가 지워지는 듯해 지원받기도 어렵습니다. 여자들이 많이 이동하는 곳에서 혜택 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집이 있으면 기후위기를 덜 겪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생존권과 관계되는 기후위기가 더 많이 알려지길 바라시며, 기후위기를 더 많이 배워야겠다고도 다짐하셨습니다. 

파트 2. 기후위기의 대안을 찾는 사람들

네 번째로는 청년기후긴급행동 공동대표 강은빈님께서 [우리가 법정에 서는 이유]를 증언해주셨습니다.  

네 번째 증인. 강은빈 공동대표

석탄발전 수출, 국경을 초월한 기후위기 문제

국내기업이 해외에서도 석탄화력발전을 수출하며 기후위기를 초래합니다. 해외에서까지 석탄발전을 지속하고 이윤을 창출해내는 움직임을 막고자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지켜야 할 국가는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하면서도 석탄발전 수출을 재검토하지 않고, 기업은 텀블러 인증샷과 같은 캠페인으로 친환경이미지를 얻습니다. 이들은 기후위기 대응의 동지일까요?

문제 예방을 위한 소송은 불가능하다 ?

사기업을 대상으로 직접행동하고 법정에 서면서 느낀 점은, 우리나라는 예방 차원의 민사소송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지구가 더이상 회복 불가능해졌을 때 정부와 기업에 책임을 묻는 게 무슨 의미일까요? 이 시스템 안에서 우리가 해야하고, 또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희망은 우리 안에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희망을 보지 못하거나, 너무나 센 권력의 힘 앞에서 소진되고 시대의 무게에 짓눌리기도 합니다. 이 자체도 기후위기의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 부정적인 에너지만 두기보단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사람들이 함께 한다는 것, 그 자체에 희망이 있다고 당부하셨습니다. 청년들이 법정에 선 것도 권력 앞에서 체념하지 않고 도전했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과 연결되고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음으로 이후연구소 하승우 소장님께서 [우리가 바라는 탈성장 사회]를 증언해주셨습니다.

다섯 번째 증인. 하승우 소장

증인이 경험한 한국의 위기

1991년 두산전자의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을 시작으로 문제의식을 갖고 탈성장 개념을 처음 접했습니다. 이후 코로나 팬데믹까지, 과거의 믿음과는 달리 경제는 계속해서 성장하지 않음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대로는 위험하다는 생각에 비수도권으로 이주했습니다.

심각해져만 가는 위기에 다양한 대응책이 필요하다

탈성장 책이 계속해서 나오는 건 위기가 더 심각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탈성장의 공통적인 메시지는 자본주의 경제성장과 불평등, 생태계 파괴는 분리될 수 없는 사안임을 강조하셨습니다. 기후위기에서도 이 셋은 무관하게 여겨지고, 일자리, 한가지 원칙만 논의될 뿐입니다.

탈성장의 시작점, 어떻게 우리의 삶을 만들어 나갈까? 

하승우 소장님은 책 5권을 통해 탈성장이 던지는 고민지점을 나눠주셨습니다. 
사회적으로 해로운 일자리들을 이롭고 의미있는 일자리로 전환하는 것,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위기를 소통, 협력하며 함께 감당해가는 것,
노동시간을 줄이고 삶을 더 즐길 수 있는 사회시스템을 만들어주는 것,
협동조합처럼 다양한 거래유형과 기업형태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삶의 규모들을 만들어가는 것, 
녹색자본주의와 같이 오염의 자리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총량을 줄이는 것들이 필요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탈성장은 미래에 저당 잡힌 삶에서 벗어나서 어떻게 우리의 삶을 만들어나갈지 고민을 시작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마무리했습니다.

마지막은 서울시 교육청 윤상혁 장학사님께서 [기후위기와 교육의 생태적 전환]을 주제로 증언해주셨습니다.

여섯 번째 증인. 윤상혁 장학사

윤상혁 장학사님이 담당하는 미래교육은 현재의 교육에 대한 반성과 전복을 내포한다며, 기후위기의 실마리로 교육의 생태적 전환 3가지 관점을 말씀했습니다. 

지구적으로 사유하고 지역적으로 실천하기

지구를 공동의 집으로 여기고 학생들이 앎과 함과 삶을 일치시켜나가는 것입니다.

가르침에 대한 성찰과 배움의 확장

새싹이 아래에서 위로 돋아나듯, 배움도 스스로 자라나는 교육이 생태적 전환입니다. 또한 과거 주입식 교육에서 현재의 학생별 맞춤형 교육으로 전환되었는데요. 이제는 교육에서도 상호소통과정이 필요하고 학생들 간의, 교사들 간의 협력적인 의사소통이 병행되어야 함을 강조하셨습니다.

반려종과 실뜨기하기

‘반려종(복수종)’에 대한 사유는 여태껏처럼 비인간종을, 인간이 사용하기 좋은지? 먹기 좋은지? 구분하는게 아니라, 인간이 의존하고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써 인식을 확장해가는 것입니다. 생태적 인간이 되어 사라져가는 것들에 안부를 묻는 것, 미래교육은 실뜨기에서 상호작용하듯 나와 당신, 인간과 비인간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경청하고, 연대하고, 전환하는 기후위기의 증인이 되어달라는 말로 마무리하셨습니다.

3부 토크쇼에서는 8명의 기후위기의 증인들과 함께 질의응답을 나누며 마무리했습니다.
증인들이 기후위기를 겪고 고민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막막하게 느껴지는 기후위기일지라도 답은 우리들에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이미 잘 해오던 것들, 협력과 소통, 공감과 연대를 통해 이 위기상황에서 힘을 얻어갈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로 만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에 모여 채팅으로 생각을 나누고 증인들의 증언에 울림을 얻어가는 모습들이 에너지로 또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기후위기의 증인들에 함께 해주신 참가자분들과 나눠주신 증인분들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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