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초고압송전선로 산불 대비책 마련 시급

2022.10.16 | 기후위기대응

  • 올해, 산불로 인한 송전선로 고장 59건 발생
  • 30개 노선에서 500시간 이상 선로 정지 발생 
  • 송전선로 부지 선정시 산불 위험성 검토 의무화 등 산불 대비책 마련해야

사진. 3월 9일 산불에 휩싸인 울진 한울-신태백 345kv 송전선로

초고압송전선로에 대한 산불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올해 연이어 발생한 대형산불로 송전선로 30개 노선에서 고장이 발생하며 전력계통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상기후로 태풍, 산불, 폭우 등 자연재해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면서 전력망 안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력거래소 「전력설비 정지통계」에 의하면, 최근 5년간 초고압송전선로에서 발생한 501건의 고장 중 46.7%인 234건이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한국전력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대형산불로 30개 송전선로에서 59건의 고장이 발생했고 500여 시간 동안 선로정지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9월, 경남지역을 강타한 두 번의 태풍(마이삭, 하이선)으로 74건의 송배전시설 고장이 발생하며 30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고 고리 원전에 전력차단 사고가 발생한 이후 1년 6개월만이다. 

산불 위험에 노출된 송전선로는 대규모 정전과 발전소 고장 등 전력망 안전에 큰 위험으로 작용한다. 이용선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울진에서 발생한 대형산불로 송전선로가 훼손되어 9기의 발전소에서 344시간동안 출력감발이 발생하면서 한전은 약 190억의 보상금을 발전사에 지불해야하는 상황이다. 또한 울진변전소에 연결된 송전선로가 동시에 기능을 상실하며 전면 정전이 2차례 발생했고, 한울6호기에 전력공급이 중단돼 비상발전기까지 가동됐다. 이후 4월에는 서산에서 발생한 산불로 765kv 선로가 피해를 입어 당진화력발전소 3,4,6호기의 전력이 차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 신한울-신가평 500kv 송전선로 사업 동부1,2구간 대상지 내 소나무분포 및 산불취약지

한국전력은 2025년까지 강원ㆍ경북지역 226km 구간에 송전탑 440기를 설치하는 ‘신한울-신가평 500kv 송전선로 사업’을 추진중이다. 사업예정지 중 울진-봉화를 지나는 동부1, 2구간은 올해 발생한 울진산불 피해지를 관통하고 있으며 전체 44km 구간 중 약 16km 구간이 소나무림과 산불 취약지에 인접해 산불 피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전력의 전력영향평가에 따르면 송전선로 입지 선정 기준에 산불 위험성은 고려되지 않는다. 

이용선 의원은 “최근 이상기후로 산불이 자주 발생하면서 송전선로 사고도 빈번해지고 있고, 그로 인해 발전소 가동에 지장을 주고 있어 자칫하면 대규모 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송전선로 부지 선정시 ‘산불 및 자연재해 위험성’을 의무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고 송전선로 인근 지역의 산불 위험성을 예측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등 선제적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산불 발생횟수는 1.4배, 피해면적은 5.9배까지 증가했다. 지난 2월, UN에서 발표한 산불보고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산불 피해 면적이 최대 14%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2020년 대형산불로 대규모 정전과 전력비상사태가 선포되면서 산불 안전운영센터를 설립하는 등 선제적 산불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매년 25억에서 35억의 예산을 투입하여 산불 대비를 위해 선로 인근 수목 벌채를 실시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해결책은 되고 있지 않다. 송전선로 77% 이상이 산지를 지나고 27%가 산불에 취약한 강원ㆍ경북지역에 설치되어 있는 상황에서 보다 근본적인 대비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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