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식목일 대형산불과의 사투, 산불은 기후위기 재난

2023.04.04 | 기후위기대응

식목일을 하루 앞두고 대한민국 전역에서 산불이 터지고 있다. 충남 홍성, 충남 금산·대전 서구, 전남 함평, 전남 순천, 경북 영주 등 대형 산불이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 4월 4일 아침 7시부터 대한민국에서 투입 가능한 진화헬기를 총동원해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건조와 강풍 악전고투의 상황 속에서 산불 진화요원들의 안전이 염려된다. 인명피해 없는 완전 진화를 기원한다.

4월 2일부터 전국 30여 곳에서 산불이 동시다발 발생하고 있다. 4월 3일에는 산불대응 3단계가 4곳에서 발령되었다. 정부가 산불을 기록한 이래 피해 면적이 100ha 이상인 3단계 산불이 동시에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작년 3월 울진삼척 산불과 강릉동해 산불 2개의 대형 산불을 동시에 대응했다. 2017년 5월에는 강원동해안 산불과 경북 상주 산불을 동시에 대응했다. 

겨울부터 이어진 이상고온과 건조로 국토의 64%에 달하는 산지가 바싹 말라가면서 전국적으로 동시다발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역대 가장 더운 3월을 기록한 지난달에만 233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이 발생하면 지표화도 무섭게 전개된다. 이런 상황에서 초속 10m이상의 강풍이 불면 감당하기 힘든 불길이 온 산림을 집어 삼킨다. 이런 양상은 충남 홍성, 대전 서구에서 생생히 나타나고 있다.

최근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겨울 가뭄과 건조의 양상은 심각하다. 백두대간 지리산부터 설악산까지 겨울 적설량은 2000년 전후 과거에 비해 1/3 수준이다. 눈이 내려도 따뜻한 겨울 날씨에 증발산 속도가 너무 빠르다. 산림지역 전체가 극심한 건조에 내몰려 있다. 진화 일선에서도 ‘산불의 화선에 물을 투하해도 효과가 적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2015년 이전에는 없었던 양상이다.

기후위기는 극단적인 건조, 가뭄, 폭염, 폭우 등으로 나타난다. 작년도 올해도 대형산불은 겨울부터 이어지는 건조와 가뭄 그리고 따뜻한 기온에서 비롯되었다. 미국, 호주 등에서 발생한 대형산불도 건조한 기후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이 건조가 최근 몇 년 동안 나타나는 극히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라 주기적이고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일기현상이라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봄철마다 대형산불이 일상화될 수도 있다.산불은 이제 기후위기 재난이다.

4월 4일 저녁부터 남부 지방, 내일은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어 있다. 이번 비가 충분히 대한민국을 적셔주길 간절히 바란다. 이제 5월까지 더이상 대형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중심의 대비를 철저히 해야한다. 또한 기후위기 재난 산불에 대한 깊고 포괄적인 대응책이 절실하다. 

기후재난 산불,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가. 2023년 식목일을 맞은 우리에게 외면할 수 없는 숙제가 던져졌다.


2023년 4월 4일
녹색연합


문의 : 녹색연합 전문위원 서재철 (010-8478-3607, kioygh@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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