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기후위기 산사태로 국립공원 탐방안전 위협

2021.10.18 | 고산침엽수

기후위기로 지리산국립공원 원형 사라지고 훼손 가속화 정상인 천왕봉 이어지는 모든 탐방로 산사태 우려 높아져
기후위기 아고산대 침엽수 고사가 산사태 발생의 원인으로 작용
지리산 정상 천왕봉-중봉 일대 대형 산사태는 폭우와 침엽수 떼죽음으로 발생
지리산 탐방로 구상나무 집단고사로 산사태 위험 높아져 대책 필요
지리산, 설악산, 오대산 등 산사태 증가 및 확산으로 탐방로 위협

지리산 기존 산사태 현장도 자연회복 어렵고 2, 3차 확산 및 훼손

기후위기로 국립공원의 산사태가 대형화되고 있다. 고산지역 침엽수의 집단고사가 산사태를 촉진시키는 원인 중 하나이다. 2010년 이후 지리산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대부분 고산침엽수 집단고사 지역과 일치한다. 고산지역 산사태 발생 지점이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가 집단고사 되고 있는 곳에서부터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발생한 산사태도 이들 침엽수의 고사로 추가적인 산사태의 확산과 훼복으로 이어져 자연회복을 방해하고 있다. 고산 침엽수의 집단고사로 인한 산사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구상나무와 간문비나무 등의 집단 고사 가  탐방로 주변 경사지까지 확대되고 있다. 탐방객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상황이 오고 있다. 

지리산국립공원은 천왕봉으로 오르는 모든 탐방로 주변이 산사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탐방로에 대한 산사태 위험 정밀 진단이 시급하다. 지리산국립공원의 탐방로 주변의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의 집단고사는 산사태를 유발시키는 원인을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안전은 위험을 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탐방로 주변의 고산침엽수에 대한 정밀 전수 조사를 통해 뿌리가 얼마나 토양에서 떠 있는지, 폭우 시 쓰러질 가능성과 경사도에 따른 산사태 가능성을 점검해야한다. 산사태 위험이 높은 곳은 탐방로를 폐쇄하고 우회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항구적인 차원에서 지리산 천왕봉으로 오르는 모든 탐방로는 예약제로 돌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기후위기 적응 차원에서 국립공원 고산지역 종합재해  안전대책을 수립하고 이에 근거한 탐방로 관리의 근본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 

* 기후위기와 국립공원 산사태 

녹색연합은 2000년 이후 백두대간의 국립공원 지역의 산사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왔다. 2000년 이후 지리산, 설악산, 오대산국립공원 등의 고산지역 산사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2010년 이후부터 지리산 정상 천왕봉 일대는 대규모 채석장과 대규모 스키장 크기의 산사태가 5개소 이상 발생하였다. 이로 인해 지리산 천왕봉 일대의 경관 자체가 변하고 있다.  

2021년 산사태 현장의 집중 모니터링 결과 지리산 오대산 설악산 등의 산사태 발생지역 중 능선부 주변 대부분이 구상나무,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집단고사 지역과 일치한 것을 확인했다. 침엽수 고사목이 분포하는 지점부터 산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아고산대 침엽수의 쇠퇴 및 고사로 인해 뿌리의 토양 응집력이 사라지고 들뜨게 되면서 그 아래로 강우가 유입되어 산사태가 발생하였다. 또한 이미 발생한 산사태 피해지역 주변의 침엽수까지 고사가 확산되어 고사목이 계곡으로 쓸려가 토사가 계속 흘러내리는 등 2차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산사태는 활엽수림보다는 침엽수림이 취약하다. 천근성 수종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리산 능선과 사면의 침엽수 고사목지대는 경사가 급하고 비바람에 직접 노출된 곳이다. 이런 능선과 정상부는 태풍이 지나갈 때 폭우를 동반하는 최전선으로 고사목 지대는 폭우 때 산사태의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그런데 이 지역은 지리산 천왕봉 중산리 코스를 비롯하여 아고산대에 이어진 주요 법정 탐방로가 위치한다. 따라서 아고산대 침엽수의 고사가 심화 될수록 탐방객의 위험은 높아질 수 있다. 제일 위험한 곳은 중산리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진 구간이다. 특히 법계사 위쪽 소위 개선문부터 천왕봉까지의 구간은 개선문을 지나 사면을 횡단을 시작으로  막바지에 천왕봉을 오르는 탐방로의 서쪽 경사면은 가문비나무 고사목지대로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개선문에서 응급 구조 쉼터 사이의 구상나무 군락은 약 70% 가량 고사가 진행되었으며 현재 살아있는 구상나무도 향후 2-3년 안에 고사될 가능성이  높다. 이 일대의 구상나무는 2017년부터 기후스트레스의 징후로 녹색이 아니라 갈색을 띠기 시작하였으며 2019년부터 집단 고사가 가속화 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리산국립공원 탐방로 산사태 우려 지역 위치

기후위기로 아고산대가 펼쳐진 산악형 국립공원은 산사태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산악형 국립공원은 해발고도 800m∼1,9500m 까지 위치하여 아고산대를 포함하고 있다. 아고산대의 대표적인 교목이자 침엽수인 구상나무, 분비나무가 분포한다. 특히 대표적인 아고산대 국립공원인 지리산과 한라산은 구상나무가 집단고사 중이며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소백산등은 분비나무의 집단고사 진행되고 있다. 2021년 기후위기로 산악형 국립공원이 분포한 백두대간 전역에서 아고산대 침엽수가 급격하게 고사하고 있다. 특히 국립공원의 주능선은 산정상부와 연결되어 대부분 정상부로 향하는 탐방로가 개설되어 있다, 지리산국립공원과 설악산국립공원은 아고산대 오르고 내리는 탐방객이 연간 평균 300만명에 달한다. 산 정상부까지 탐방로가 개설되어 있는 우리나라 국립공원의 경우  2018년 14개 산악형 국립공원에 개설된 탐방로 전 구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산사태 1등급지를 통과하는 탐방로 구간은 1,091개소, 2등급지를 통과하는 탐방로 구간은 2,425개소, 3등급지를 통과하는 탐방로 구간은 2,822개소로 조사된 바 있다.

지리산 천왕봉 탐방로 산사태 우려 및 위험 구간

주능선 구간 : 제석봉~ 천왕봉 구간, 장터목대피소~제석봉 구간
중산리 구간 : 구조쉼터~천왕봉 구간 , 법계사~구조쉼터 구간, 유암폭포~장터목대피소 구간
칠선계곡 구간 : 마폭포~천왕봉 구간
대원사계곡 구간 : 써리봉~중봉 구간, 중봉~천왕봉 구간
백무동 구간 : 소지봉~장터목 대피소 구간
한신계곡 구간 : 계속~세석대피소 구간
반양봉 구간 : 노루목~반야봉삼거리 구간, 반야봉삼거리~반야봉 구간

* 기후위기 적응과 산사태 

기후위기가 엄습하고 있다. 폭우는 아열대처럼 쏟아진다. 기후위기로 산지 전반에서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해마다 곳곳에서 산사태로 무너지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한 인명 피해와 산림과 생태계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국립공원 등의 고산지역의 산사태는 90년대부터 지리산 설악산 오대산 등을 비롯하여 발생하였으나 정부의 대응은 제한적이었다. 산사태는 발생한 곳에서 추가적인 산사태가 일어나며 토사유실, 토석의 붕괴 등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연쇄 작용으로 대규모 생태계 훼손을 가져온다. 그래서 대응체계의 전환이 필요하다. 고산지역 국립공원의 전담관리조직에 의한 산사태 위험을 살피는 접근이 시급하다. 

그러나 환경부와 산림청은 부처 이기주의와  칸막이 행정으로 백두대간과 국립공원 산사태의 대응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 국립공원 고산지역 산사태에 대해 환경부는 ‘산사태의 주무기관이 산림청’이라는 입장이다. 산림청은 산사태의 발생 및 피해지역이 국립공원이라 권한 밖‘이라는 입장이다. 그렇게 15년 이상 방치한 결과 이제는 산사태가 탐방로와 등산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까지 왔다. 산사태는 위험한 곳이 어디인지를 먼저 찾아 선제적인 대응을 해야만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고산지역 산사태는 기후위기로 인한 국립공원 재해재난 경고등이다.  지금부터 체계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환경부와 산림청은 기후위기로 인한 국립공원과 백두대간 산사태에 대해 전수조사 및 종합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정부는 백두대간과 국립공원 등에서 소관 부처라는 좁은 시야를 벗어나서 물리적으로 비탈면 급경사지 등에 산사태 형태로 발생하는 재해재난에 대비해야 한다. 강우에 의해 토석의 붕괴 붕락 밀림 쓸림 떠내려감 등의 양상으로 발생되어 전개되는 재해재난에 대응해야 한다. 산사태는 ‘산사태 대응’에서 ‘기후위기 적응’의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백두대간과 국립공원에서 기후위기 산사태 종합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매년 조사하여 위험인자의 실체를 파악 하고 탐방객의 안전을 위협하는지 살펴야 한다. 탐방로의 산사태 위험은 국민 안전 차원에서 방치할 수 없는 일이다. 더불어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산사태로 인한 2차 3 차 피해 들여다 봐야한다. 부처 칸막이를 넘어 관련 전문가 등이 생태계 회복을 위한 인위적 개입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수준은 방치에 지나지 않는다. 생태계의 자연 회복성을 위한다면 산사태의 발생 연도, 훼손 면적, 이후 식생의 회복, 추가적인 훼손 등 기본적인 현황이 파악되어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자연 회복이 아니라 추가적 훼손을 방치하는 것이다. 

* 대책

– 지리산, 오대산, 설악산 등의 탐방로 주변 산사태 위험 지역 대책 마련

– 국립공원 탐방로 주변 고산침엽수 집단고사 정밀 조사 및 산사태 위험 진단 

– 지리산 천왕봉 탐방로의 우회구간 검토 및 예약제 추진

– 백두대간 및 국립공원 산사태 대응 대책 마련 

– 기후위기 적응 차원의 백두대간 및 국립공원 보전관리 대책 수립   

2021년 10월 18일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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