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국립공원 기후위기 현장후기 – 2021그린백패커 1차 태백산 모니터링

2021.11.09 | 고산침엽수

글: 그린백패커 사현아

지난 2021년 10월 9일~10일 일정으로 제로그램x녹색연합에사 주최하는 그린백패커에 참여하게 되어 함백산과 태백산을 다녀오게 되었다.그린백패커는 시민들이 직접 기후변화 생태계 모니터링을 하는 활동이다.

첫째날 백두대간 함백산으로 갔다. 제일 먼저 함백산의 정암사 안쪽 숲을 보게 되었다. 가을 단풍을 화려하게 뽐내고 있는 활엽수와 푸르른 침엽수가 조화롭게 잘 어우러져 있는 예쁜 숲이었다. 숲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도 잠시였다. 정암사 오른쪽에 아름드리 전나무가 맥없이 뿌리 뽑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처음에는 벌목을 했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큰 나무가 자연적으로 쓰러질 일이 없을텐데 궁금증을 자아냈다. 녹색연합 활동가의 설명이 이어졌다.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가속화 되었고, 그로 인해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며, 나무가 적절한 시기에 수분을 공급 받을 수 없게 되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 후, 점차 고사가 시작되는데 나뭇잎의 바깥쪽부터 갈변하기 시작하고, 전체 잎이 떨어져 버리고, 나뭇가지와 뿌리가 약해진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여름철 태풍이 올 때나 바람이 세게 불게 되면 나무는 힘없이 쓰러져 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정암사의 이 큰 전나무 또한 기후변화의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작년 11월 늦가을 강풍의 직격탄을 맞고 쓰러진 것이다. 평소에 산에 가면 태풍땜에 나무가 쓰러졌네~하고 지나쳤는데, 현장에서 관찰을 통해 그것이 침엽수들이 고사되어 쓰러진 모습이란 걸 알게 되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나무들이 고통받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둘째날 우리는 태백산 고산지대에 서식하고 있는 침엽수의 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발걸음을 재촉했다. 산행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태백산 곳곳에 고사목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되었다. 현장의 모습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곳곳에 쓰러져 있는 나무들, 이미 고사가 진행되어 잎이 갈색으로 변한 나무들이 즐비했다. 첫날 이미 녹색연합 활동가의 설명을 들었기 때문에 고사목은 쉽게 눈에 들어 왔다. 우리는 3개 조로 나누어 흩어져서 고사목을 확인하고 사진으로 남기기도 하고 직접 잎을 만져 보면서 면밀히 관찰했다. 관찰하는 중에 놀랄 만한 사실은 태백산 고산지대에 서식하고 있는 어린 소나무들 조차도 고사가 시작되었다는 것이었다. 10년 20년도 채 안된 어린 소나무의 나뭇잎이 갈변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숲은 태고적부터 활엽수와 침엽수가 공존하고 있었다. 활엽수는 겨울에 동면을 하면서 6개월 정도의 휴식기가 있다. 하지만 침엽수는 일년 내내 늘푸른 나무로, 쉼이 없다. 그래서 일년 내내 지구 온난화의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된다. 그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고지대에 서식하고 있는 침엽수들이 빠르게 말라죽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태라면, 앞으로 우리나라의 침엽수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침엽수는 모조리 사라지고 활엽수만 남게 되어 생태계의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까? 사시사철 푸르른 소나무의 모습은 사라지고 겨울엔 벌거숭이 산을 보게 되지 않을까?

물론 문명화 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차를 타고, 에에컨을 틀고, 난방을 떼고, 공장을 돌려 대량 생산을 하고, 이런 편리한 생활을 당장 스톱 하라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일회용품 줄이기, 비닐봉지 사용 지양하기, 카풀 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가까운 거리는 걸어가기 등 조금이라도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작은 노력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봄에는 꽃구경을 하고, 여름엔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고, 가을엔 단풍을 즐기고, 겨울엔 설경으로 눈호강을 하며 자연에게 힐링 받는 우리들. 이젠 우리가 자연에게 받은 것을 되돌려 줘야 하는 시기가 눈앞에 다가온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작은 실천부터 한걸음 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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