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인스타툰과 에세이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슌(SHUN)이라고 합니다. 현재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따뜻하게 풀어내는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녹색연합과 협업하게 된 과정과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미 인스타 툰으로 한 번 소감을 풀어주시긴 했지만요. 곰 캐릭터 제작 제안을 받으셨을 때 어떠셨어요? 새로운 도전이라고 하셨지요?
녹색연합 측에서 먼저 연락을 주셨는데요,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사회적인 메시지에 동참할 수 있는 캠페인에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녹색연합에 직접 방문해 캐릭터 및 콘텐츠 제작에 대한 대략적인 업무 내용을 듣고는 바로 같이 하자고 말씀드렸던 것 같아요.
저는 예전부터 많은 독자분들에게 사랑을 받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이 사랑을 어떻게 환원할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래서 사회적 활동이나 기부 또는 봉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었는데, 그래서 이와 같은 제안이 더 반가웠어요. 독자님들한테 받은 마음을 환원하기 위해서는, 제가 얻은 영향력을 좋은 곳에 쓰는 게 가장 좋은 보답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기쁜 마음으로 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반반이 달달이 곰곰이 제작기 툰으로 다시보기
[곰이삿짐센터] N사에서 캐릭터 제작을 해달래요 ① | 녹색연합
[곰이삿짐센터] N사에서 캐릭터 제작을 해달래요 ② | 녹색연합
이전에도 이런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이슈나, 사회 공헌 활동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지 궁금해요. 평소에 공익적인 활동에 관심이 있으신지도요. 녹색연합이라는 단체가 처음에 연락드렸을 때 생소하셨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유명한 국제단체도 아니고 국내 로컬 환경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환경단체니까요.
봉사나 개인 기부 등 작은 공헌 활동들에는 참여를 해본 경험이 있었지만, 이렇게 큰 프로젝트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적은 이번 녹색연합과의 협업이 처음이었습니다. 녹색연합이라는 단체는 생소하긴 했지만, 낯설지만은 않은 곳이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인지 잘은 몰랐지만 언젠가 한 번쯤은 들어본 것 같았거든요.
이번 기회에 녹색연합 활동가분들을 통해 웅담채취용으로 사육되는 반달가슴곰 문제 뿐만 아니라 관심이 필요한 또다른 환경 및 동물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제가 살아가는 이 지구를 어떻게 쓰면 좋을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육곰 문제를 알게 된 뒤,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부끄러운 얘기지만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전엔 사육곰 존재에 대해 아예 몰랐었습니다. 좋은 취지의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의미있다고 생각해 제안을 수락했지만 동물권이나 사육곰 문제에 대해 크게 아는 게 없었어요. 그런데 막상 곰들을 만나러 다녀오니까 생각이 정말 많아지더라고요. 제가 맡은 이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감도 커졌고요.
단순히 하나의 일을 큰 잡음 없이 마쳐야겠다는 소극적인 태도가 아닌, 최대한 많은 모금을 후원 받아 곰들을 구출해내야겠다는 적극적인 태도가 되었어요. ‘곰 구출’이라는 이 프로젝트의 본래 목적에 더 부합할 수 있도록 많은 고민 끝에 캐릭터와 캐릭터를 제작했습니다. 저부터 이 프로젝트의 의미를 잘 소화해야 제가 소화한 것들을 이 캐릭터들을 소비할 소비자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소구할 수 있겠다는 긴장감을 가지고 임했습니다.
캐릭터와 인스타 툰을 공개한 후 팔로워 분들의 반응은 어땠어요? 라면 사리 먹는 짠한 곰 영상을 함께 공개했었죠. 팔로워분들이나 주변 지인 분들이 사육곰 이슈에 대해 새롭게 알게되었다고 하거나, 슌 님에게 리뷰 또는 인사이트를 나누어 준 경험이 있었나요?
저 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분들이 웅담채취용 사육곰 존재에 대해 처음 알게되신 것 같더라고요. 제가 처음 이 문제를 알았을 때 느꼈던 감정과 다들 비슷한 마음이셨던 것 같아요. 충격적이고, 안쓰럽고, 그치만 무엇부터 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고… 그래서 곰들에게 도움이 되는 가장 빠른 길의 안내자 역할을 반드시 잘 소화해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기대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신 점도 기뻤습니다. 생명을 바라보는 관점과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아는 넉넉한 마음을 실감할 수 있어, 콘텐츠를 만든 보람이 컸어요.
녹색연합 활동가들과 사육곰 농가에도 함께 가셨지요. 그때 무엇을 느끼셨고, 어떤 마음이었는지 자세히 듣고 싶어요. 또 창작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도요!
곰 캐릭터 제작을 위해 작업실 책상 앞에 앉아 한참을 고민했었어요. 녹색연합에서 보내준 자료들도 모두 빠짐 없이 읽어보았고, 관련 사진과 영상, 뉴스 기사도 계속 찾아보았죠. 그럴수록 머릿속엔 물음표만 가득했습니다. 멸종위기 반달가슴곰을 다룬 콘텐츠들은 철창 안에 갇힌 곰들의 슬픈 눈동자를 부각하거나, 열악한 생존 환경 등을 다루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어요. 그치만 저는 이 곰들로 ‘귀여운’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어렵더라고요. 과연 메신저의 이모티콘처럼, 가방에 달고다니는 키링처럼 이 곰들을 ‘귀엽게’만 소구해도 괜찮은 걸까?
그래서 녹색연합측에 곰들을 직접 보러가고 싶다고 제안을 드렸습니다. 직접 봐야 이 곰들을 어떤 식으로 ‘콘텐츠화’할 수 있을지 감이 잡힐 것 같았거든요. 단순히 일을 진행하기 위한 순서라 생각했는데, 곰 농장에 다녀오니 이 프로젝트의 본래 취지를 이해하기 위해선 꼭 거쳐야만 하는 시간이었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농장에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은 ‘과연 내가 저 철창 안에 갇힌 곰이라면 어떤 기분일까?’였거든요. 직접 보니 그들이 처한 상황에 이입이 훨씬 쉬웠고, 그들의 시각에서 콘텐츠를 풀어야겠다는 답이 나왔어요. 그렇게 <곰 이삿짐 센터>의 세 캐릭터들을 만들었습니다.
이 과정은 앞으로의 창작에도 큰 교훈이 될 것 같아요. 모든 게 자료화 된 세상이지만 교감만은 대체할 수 없어요. 진심이 담긴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제 이상과도 맞닿고 있기에, 마음을 담고자 한다면 앞으론 ‘눈’을 보고 대화하기로 마음 먹게 되었어요. 상대가 누구든지간에요.
평소에 팔로워들과 활발히 소통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팔로워들과 가장 짜릿하게 연결되어있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나요?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면서 지키는 나만의 기준과 원칙이 있다면 어떤 게 있으신지도 궁금합니다!
생각보다 저를 오프라인에서 많이 알아보십니다. 언젠가부터 제 사진이나 영상 등을 계정에 노출하면서 부터 그런 경우가 더 많아졌는데요, 바깥에서 독자님들이 인사해주실 때마다 ‘세상 정말 좁구나!’를 실감합니다. 예전엔 엄마와 함께 여행 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맛집 앞에서 줄을 서있었는데, 관련 에피소드를 만화로 그려 올렸더니 바로 뒤에 서계셨다는 독자분의 댓글을 받은 적도 있어요. 저 먼 타지에서도 이렇게까지 가까울 수 있다니!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면서는 최대한 콘텐츠와 저를 분리시키려고 노력합니다. 콘텐츠는 ‘숫자화’되어 제 멘탈을 들었다 놨다 하거든요. 콘텐츠의 성적을 확인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제 멘탈을 관리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같은 이유로 악플 또한 마음에 담기기 전에 잡초를 뽑듯 삭제하려고 합니다. 오래 곱씹다보면 스스로가 정말 악플의 대상처럼 느껴지고, 마음이 흔들리기 쉽거든요.
사육곰 구출이 정말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기쁘실 것 같아요! 다른 후원자분들, 아직 함께하지 않으신 분들께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신 덕에 드디어 10마리의 곰이 구출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240여 마리의 곰은 아직 구출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장 숫자로만 보면 많아보이지만, 힘을 합치면 결코 많은 숫자가 아닙니다. 철창 속에 갇힌 곰들이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게 작은 힘을 보태어주세요!
만약에 구출된 곰을 만난다면, 그리고 곰과 의사소통이 된다면! 곰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으세요? 슌과 곰이 나누는 대화는 어떤 모양일까요?
지금 당장 먹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물어볼 것 같아요. 곰이 제게 묻는다면, 저는 제가 직접 만든 샌드위치라고 대답하고 싶은데요. 가능하다면 곰들이 먹을 수 있는 재료로 맛있는 샌드위치, 직접 만들어 대접하고 싶네요! 철창 안에서 고생 많았고, 이젠 행복한 일만 가득할 거라는 축하인사와 함께요!

그를 처음 만난 건 본격적으로 곰 구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 작년 12월이었습니다. 처음 접한 이슈를 더 깊이 알고자 하는 진지한 태도, 사육곰 농가를 직접 찾아가며 현장의 비극을 꼼꼼히 직시하고도 활동가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던 모습에서 그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협업의 자리였지만, 때로는 활동가 못지않은 몰입을 보여주기도 했지요.
곰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선한, 아니 ‘슌한’ 영향력을 널리 퍼뜨린 슌. 앞으로도 함께 만들어갈 곰 구출의 여정을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곰 구출 툰 함께 보고, 응원의 마음도 건네주세요!
🐻 [곰이삿짐센터] 곰 구출을 위한 가장 쉽고 빠른 길 | 녹색연합
인터뷰: 홍보팀장 배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