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색연합, 충남 태안에서 새친구 10기와 ’유리창 새충돌 저감 활동 진행
– 조용한 죽음을 막기 위해 또다시 도로로 나서
– 개정 야생생물법 시행 3년, 이제는 공공이 나서야 할 때
유리창에 충돌해 죽는 새는 최소 연 800만 마리. 이제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여전히 수많은 새들이 투명한 벽에 부딪혀 조용히 목숨을 잃고 있다. 녹색연합은 이 문제를 알리기 위해 2019년부터 7년 째 시민 ‘새친구’들과 함께 충청남도의 도로 방음벽에 새 충돌 저감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2022년부터는 태안 77번 국도에서 매년 새충돌을 확인하고 있지만,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
5월 31일 녹색연합은 30여명의 시민 ‘새친구’와 함께 충청남도 태안군 남산2교차로 인근 77번 국도 앞에 설치된 투명 방음벽 136면에 새 충돌 저감 스티커를 부착했다. 새친구는 새들이 유리벽에 부딪혀 죽는 ‘유리창 새 충돌’ 문제를 알리고 해결하기 위해 2019년부터 이어온 녹색연합 시민 참여 캠페인이다.


<사진 : 1구간(좌), 2구간(우)에서 새 충돌 저감 스티커 부착 작업 중인 새친구 10기>
이 날 활동에서 시민들은 투명 방음벽을 깨끗이 닦고, 새들이 유리를 인지할 수 있도록 높이 5cm, 폭 10cm 간격의 점 스티커를 부착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남산1교차로와 남산2교차로 사이에 설치된 2단 방음벽 전부에 스티커 부착을 완료했다. 현장에서는 이미 투명 방음벽에 충돌해 죽은 물총새 한 마리가 발견되어 새친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경주에서 온 한 참가자는 ‘경주에서도 건물 유리창에 부딪혀 죽은 새들을 많이 목격한다’며, ‘돌아가서도 새충돌을 막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사진 : 스티커 부착 중인 참가자(좌), 인근 방음벽에서 충돌해 죽은 물총새(우)>
앞선 지난 4월 10일, 녹색연합이 같은 구간에서 진행한 사전모니터링 당시 멸종위기종인 새매를 포함해 총 4마리의 조류 사체를 발견했다. 특히 새매가 발견된 곳 바로 위에는 이미 효과가 없다고 입증된 맹금류 스티커가 붙어있었고, 인근의 다른 방음벽에는 조류 충돌 저감을 위한 5×10 간격의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었다. 같은 장소에서도 조치 여부에 따라 자유롭게 비행하던 새들의 생사가 갈릴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관리 주체인 ‘충청남도 건설본부 서부사무소’에 스티커에 대해 유선으로 확인한 결과, 77번 국도의 해당 구간 일부에 자체적으로 조류 충돌 저감 조치를 시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연말에 잔여예산이 있을 때만 저감 조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장기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사진 : 사전 모니터링_맹금류 스티커 아래 발견된 새매(좌), 맹금류 스티커가 부착된 방음벽(우)>
2023년부터 시행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일명 ‘야생생물법’) 제 8조의 2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게 인공구조물로 인한 조류 충돌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어 의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처벌되지 않는다. 녹색연합은 이에 “새 충돌을 줄이기 위한 법이 제정되었음에도, 실질적 계획이나 예산이 없다면 담당자의 의지와 판단에 따라 좌우될 수 밖에 없다”며, “공공이 책임있게 법을 적용하고 예산을 마련해야 향후 민간에까지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명 방음벽은 새를 두 배나 더 많이 죽입니다.” 전날 녹색연합과 국립생태원 김영준 동물관리연구실 실장이 함께 진행한 사전교육에서 김영준 실장의 발언이다. 투명 방음벽은 사방이 트인 곳에서 광범위한 규모로 설치되어 있고, 앞뒤로 날아오던 새들이 양쪽 모두 착각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유리창 충돌로 죽은 새를 발견하면 기록을 남기는 앱 네이처링에는 지금까지 약 6만개의 기록이 쌓여있다”며, 이 데이터가 전국의 새충돌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에 더 많은 시민들이 관심갖고 동참해주길 호소했다.
오는 6월이면 야생생물법이 시행된 지 3년이 된다. 여전히 조용한 죽음이 반복되는 현장을 바꾸기 위해, 모른 척 할 수 없는 30여명의 새친구들이 올해도 생명의 점을 찍었다. 녹색연합은 앞으로도 시민들과 함께 당장의 죽음을 막기 위한 현장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동시에 공공이 새충돌 저감을 위해 책임있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해나갈 예정이다.

2025년 5월 31일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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