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을 이어 새를 살리는 녹색연합 새친구, 태안으로 가다 – 1년에 새 800만마리가 유리창에 충돌해 목숨 잃지만 아직도 국내 인식 많이 부족해 – 4년째 이어오는 녹색연합 유리창 새충돌 방지 캠페인 새친구, 올 5월에 이어 가을에도 태안에서 열려 – 야생생물보호법 개정 등 성과 있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 위해서는 건축물 관련 법제도 개선 필요해 |
녹색연합은 오늘(10월 15일) 충남 태안군 77번 국도 삼거리교차로 인근에 설치된 투명 방음벽 약 170면에 새 충돌 저감 스티커를 붙이는 활동을 했다. 유리창에 새가 부딪혀 죽는 문제를 알리고 개선하기 위해 시민 교육, 현장 모니터링, 충돌 저감 사업을 4년째 이어온 녹색연합 시민모임 ‘새친구’ 7기의 이번 현장 활동에는 시민 20여명이 함께 했다. 현장 활동에 앞서 지난 9월 15일 녹색연합이 진행한 모니터링에서는 물총새 등 투명 방음벽 충돌 새 사체 8구가 발견되기도 했다.
서울, 경기, 대전, 충남 등 다양한 지역에서 모인 참가자들은 살기 위해 날다가 영문도 모르고 방음벽에 부딪혀 죽는 새들이 더 이상은 없도록 새친구 7기 활동에 열심히 참여했다. 이들은 스티커 부착 활동 하루 전인 14일 저녁 녹색연합과 국립생태원 외부연구원 김윤전씨가 함께 진행한 온라인 화상 교육을 통해 새 충돌 현황에 대해 배우고 모니터링 방법을 미리 숙지하며 단단히 활동 준비를 했다.
국내에서는 매년 야생조류 800만 마리, 즉 하루 평균 2만여 마리가 유리창에 부딪혀 목숨을 잃는다. 이는 새충돌 관련하여 국내 처음으로 2018년에 발표된 환경부·국립생태원 공동 연구 보고서에 발표된 수치로, 실제로는 사망 건수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녹색연합은 이에 문제 의식을 느끼고 지난 2019년부터 4년째 ‘새친구 캠페인’을 통해 꾸준히 새충돌 저감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인 천수만 근처에 위치한 충남 서산시 649번 지방도 곳곳에서 새 충돌 저감 활동을 진행해 왔고, 그간 성과도 있었다. 방음벽 관리 주체인 충남종합건설사업소가 2021년 말에 자체적으로 충돌 저감 사업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충남 서산에 거주하며 매달 새충돌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녹색연합 회원 서한수 씨는 “충남종합건설사업소가 지난해 말 약속 이후로 꾸준히 작업을 이어오고 있어, 지금까지 649번 지방도 전체 구간의 약 91%에 새충돌 저감조치를 시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며 다른 지역의 방음벽에 대한 저감 조치 시행에도 속도가 붙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녹색연합은 649번 지방도에 이어 지난 5월부터는 태안 77번 국도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태안에서 안면도까지 길게 뻗어 있는 77번 국도 또한 시민과학 자연관찰앱인 ‘네이처링(https://www.naturing.net/missions/share/2137)’ 내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조사’ 미션에 새충돌 사례가 100건 가까이 기록된 곳이기 때문이다. 태안에서 새친구 6기를 진행한 다음날인 5월 29일에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도 했다. 통과된 개정안에서는 투명 유리창이나 방음벽 등 인공구조물에 충돌하거나 추락하여 폐사하는 야생동물의 피해를 저감할 수 있도록 국가기관 등이 인공구조물을 설치하고 관리하게 했다. 또한 환경부가 인공구조물로 인한 충돌·추락 등 야생동물 피해 현황 파악을 위한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피해가 심각한 인공구조물에 대해 피해 방지 조치를 요청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녹색연합 활동가 유새미씨는 “녹색연합이 새친구 활동을 이어온 4년 남짓 되는 기간 동안 의미있는 변화가 많이 있었다. 환경 문제는 그 심각성에 비해 개선 속도가 매우 더딘 편인데 유리창 새 충돌 문제는 비교적 변화가 빠른 편이다. 전국의 광역·기초자치단체 28곳에서 야생조류 충돌 예방 조례를 제정하는 등 지자체가 저감 노력을 시작했고, 야생생물법이 개정되기도 했다. 물론 저감 스티커 부착이 새 충돌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건축 단계에서부터 저감 조치가 포함될 수 있도록 건축 관련 법 개정이 절실하다. 더 많은 시민이 이 문제에 공감하고 함께 행동해 주시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