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호소문

2014.08.21 | 환경일반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호소합니다

가족들이 국회 본청 앞에서 이슬을 맞은 지도 40일이 가까워집니다. 유민 아빠 김영오 님의 단식은 40일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십자가를 지고 도보순례에 나선 가족들도 40일 가까이 걸었습니다. 이들 모두가 4월 16일을 떠나지 못하고, 넉 달이 넘도록 고통을 자처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8월 19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가족에게 여야 재협상안이 전해졌습니다. 특검 추천위원 7명 중 국회 몫의 4명이 가족들의 뜻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여당이 2명, 야당이 2명을 추천하는 형식은 버릴 수가 없다는 안입니다. 국회 몫이라는 것은 결국 국민의 뜻을 반영하라는 취지일 것입니다. 이미 온 국민이 가족의 뜻에 따라 성역 없는 진상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수없이 말해왔습니다. 그렇다면 가족의 뜻을 따르는 것이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입니다. 끝내 여야가 가족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협상안을 들고 온 이유가, 상설특검의 틀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 말고 무엇이 있습니까.

저마다 지금껏 가져온 경험으로는 쉽게 헤아릴 수 없는 인간적 고통에 마주하며 온 국민이 기꺼이 마음을 모았습니다. 국민들은 기존의 틀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사회는 달라져야 한다고 끊임없이 말해왔습니다. 가족과 국민의 요구는 산수가 아니라 철학입니다. 국회는 더하기 1, 빼기 1을 계산하게 하지 마십시오. 가족들의 마음에 숫자를 들이대지 말고, 마음의 숫자를 보탠 특별법을 들고 오십시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국민 여러분에게 호소합니다. 세월호 가족을 따뜻하게 어루만졌던 교황의 위로는 우리가 짊어져야 할 몫입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의 고통이 지금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압니다. 특별법이 아무리 빼어난들 진실과 안전이 바로 우리 손에 쥐어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이 긴 싸움을 시작하는 가족들이 막막함을 홀로 견디게 하지 맙시다. 굽힐 수 없는 의지와 받아들일 수 없는 법안 사이에 가족이 외롭게 갇혀 있게 두지 맙시다. 진실을 밝히려는 의지가 국민 모두의 것임을 보여줍시다.

국민들은 이미 “인간적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가족들의 곁으로 한발만 더 가까이 갑시다. 그 자리에서 단식을 함께 해주십시오. 곡기를 끊은 고통과 이제 밥을 먹고 싶다는 유민 아빠의 절박함에 동참해주십시오. 내일 오전 11시, 광화문광장으로 와주십시오. 못 오시는 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단식을 선언해주십시오. 지역마다 새누리당에 항의하는 행동을 벌여주십시오. 개인이든 단체든 청와대를 향한 항의행동을 벌여주십시오. 가족이 받아들일 수 있는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한목소리로 외쳐주십시오.

 

– 철저한 진상규명 특별법을 제정하라
– 가족의 뜻에 따라 특별법을 제정하라
– 새누리당은 가족의 의견을 수용하라
– 청와대는 특별법 제정을 결단하라

 

2014년 8월 20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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