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백패커스 참가후기2] 돌아가서도 행동과 나눔으로 함께하겠습니다.

2024.06.12 | 탈석탄, 행사/교육/공지

 

기후위기 시대, 우리가 남긴 것과 남길 것은 무엇일까요?
이를 찾아보기 위해 기후 백패커스가 지난 6월 1~2일 강릉에 다녀왔습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빗속에서도 시민들은 위기의 현장을 직접 보고 우리의 일을 고민하기 위해 화력발전소와 해안침식 및 산불지역을 돌아보았습니다. 이틀의 시간을 함께 한 참가자 지형, 민근 님의 후기를 소개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강릉시민행동에서 활동하시는 홍진원 님께서 함께 버스를 타고 석탄화력발전소를 한 바퀴 돌며 발전소와 지역의 상황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주민의 건강과 생계가 오랫동안 위협받고 있고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사구는 나에게 사막과 소설 등에서 얻은 이미지로 인해 다소 낭만적인 이미지였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도 강릉 하시동 안인해안에 사구가 있다는 것을 듣고 언젠가 방문해 봐야지 하고 지도에 표시를 해놓았었는데, 실제로 방문해서 본 안인사구는 전혀 낭만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2,400여 년 전에 형성되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사구라는 안인사구는 석탄화력발전소 건설로 인해 해안침식이 더욱 가속화되어 절벽이 되어가고 있고 도로는 침식되어 없어져 새로 깔았으며, 미봉책인 돌제가 줄지어 있는 곳이 되어 있었다. 수입한 석탄을 선박으로부터 바로 발전소로 나를 수 있는, 해안에서 육지로 들어가는 긴 구조물이 풍경에 황량함을 더해주었다.

작년 가을 강릉에 잠시 머물며 강릉에 정착하신 분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중 한 분으로부터 강릉에 났던 산불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해안가에 살고 계셨던 그 분은 산불로 인해 피해를 보진 않았지만, 산불이 근처까지 와서 피신했는데 무서웠고 아직도 그 생각이 난다고 하셨다. 작년 경포대 바로 왼편에 산불이 났었던 현장에 방문했다. 부슬비가 오는 날씨에도 지역활동가께서는 산불현장의 전과 후의 여러 가지 상황들에 관해 상세하게 알려주셨다. 그곳이 지금은 주변이 트인 곳이지만 산불이 나기 전에는 키 큰 소나무들로 찬 숲이었고, 현재는 개망초, 엉겅퀴, 칡 등의 풀들이 다시 토양을 좋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환경에 관심을 가지신 다양한 분들과 함께하는 백패킹은 재미있었다. 워크숍을 하면서 서로 다른 환경적 관심과 실천들을 들으니 흥미로웠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이렇게 일반인들이 참여해서 같이 보고, 서로 어울리고, 소통하는 기회가 자주 있다면, 우리가 일상생활로 돌아와서 환경문제에 대해 좀 더 자각하고, 경험을 나누면서 주변인들에게도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다.

글. 참가자 박지형

“활동 이후에도 행동으로 이어가겠습니다”

우연히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캠핑도 하고 기후재난의 현장을 눈으로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기후 백패커스 모집글을 보고, 백패킹과 환경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신청을 안 할 수가 없었다. 한치 고민 없이 신청하고 기대에 가득 차 갈 날만을 기다렸다.

첫 방문 장소는 에코파워라는 화력발전소였다. 이름과 다르게 주변 논에 박혀 있는 커다란 송전탑은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버스를 타고 발전소를 한 바퀴 돌며 설명을 들었고, 그 중 굴뚝을 둘러 전망대를 만들어 놨다는 얘기에는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화력발전소 옆에 흐르는 천에 살던 수달도 없어졌고 그 곳에 살고 계신 주민분들이 걸어둔 현수막들에는 ‘이렇게 더러운 곳에 너희들 자식들도 키우고 싶냐?’라는 문구들이 다소 많이 적혀있었다. 이후 해안가로 이동했을 때 수입한 석탄을 한 번에 발전소로 옮기도록 만든 구조물은 정말 보기 안 좋았다. 거대한 인공 구조물과 날씨도 흐려서인지 생기가 돌았을 바닷가가 색깔이 없는 흑백의 해변처럼 보였다. 해안 도로는 침식으로 인해 무너져 내려 길인지도 못 알아볼 정도였다. 단순히 수면 상승으로 인해 해안침식이 일어나는 줄로만 알았지만, 바다 위에 인공구조물 또한 침식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처음알 수 있었다. 그런 침식을 막기 위해 잠제와 이안제 등을 설치해 두었지만, 이는 올바른 해결 방안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두 번째로 방문한 장소는 강릉 산불이 난 곳이었다. 산불로 인해 과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바뀐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안 좋았다. 까맣게 그을린 나무와 흙들을 볼 수 있었다. 큰 나무들이 불에 타 잘려있는 모습에 안타까웠지만 안내해 주시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아차 싶었다. 큰 나무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다양한 풀들이 또 자라나 있었고 제법 키도 컸다. 그 풀들에는 지금이 기회라는 것을, 햇볕을 마음껏 받을 수 있는 순간이라는 것을 말씀해 주셨을 때 자연은 인간의 시선으로 단순화하여 바라보면 안 되는 것이구나라는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산불 현장을 천천히 걸으며 다양한 미션들을 수행할 때 여러 분의 생각들을 들을 수 있고 생각지도 못한 답변을 들을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기후재난 현장들을 다 본 후 캠핑장으로 와 텐트를 치고 모여 저녁 식사를 같이 하며 다들 오늘 하루 어땠는지 말을 나누었다. 얘기를 들으며 나는 아직 많은 걸 모르는구나, 스스로 반성하였다. 다음 날 아침에 모여 워크숍을 하였고 이번 활동에 참여하고 느낀 것과 알게 된 것을 이후로도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짐하였다.

글. 참가자 손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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