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따뜻했던 11월 2일, 녹색연합은 회원들과 함께 청주동물원을 찾았습니다. 2019년과 2020년 농장에서 구출해 낸 반달가슴곰 반이,달이,들이를 만나는 날이었거든요. 녹색연합은 구출 이후 매년 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청주동물원을 찾아 곰의 안부를 묻고 사육곰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있답니다. 화창한 날씨 속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생명을 만났던 그날의 이야기를 생동감 있는 사진과 참가자 후기로 전해드립니다.
첫 번째 후기 – 지민 참가자
청주동물원은 영화 ‘동물,원’, ‘생츄어리’, 책 ‘코끼리 없는 동물원’을 통해 알고 있었습니다. 동물들의 습성과 환경을 위한 유일한 동물원이라는 것을 알고 참 반가웠는데, 녹색연합에서 행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신청했습니다.
동물원에 도착한 우리는 먼저 강의를 들었습니다. 사육곰 구조를 처음 시작한 단체가 녹색연합이라는 것도, 곰 사육을 법으로 금지하게 되기까지 녹색연합이 큰 힘을 썼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강의 말미에 열린 퀴즈에 답을 맞추어 책 선물을 받아 더 신났고요.
참가자들과 함께 반달가슴곰을 위한 행동풍부화 간식을 만들었습니다. 호박을 조각칼로 꾸미고 속에 과일 위주의 다양한 먹을 거리를 채워 넣었습니다. 직접 곰사에 들어가 간식을 곳곳에 배치할 수 있었는데요, 곰이 흥미를 가질만한 장소를 고르다가 낙엽 위에 호박을 두었습니다. 역시나 곰들이 잘 먹는 모습을 보니 흐뭇했습니다. 아팠던 과거는 잊고 청주 동물원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 같았거든요.
간식 주기 프로그램이 끝난 후 함께 동물원의 곳곳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산양의 서식 환경에 딱 맞춘 (그래서 관람객들은 도무지 산양을 만날 수 없는) 산양사, 붉은여우의 긍정 강화 훈련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여우가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기면서 훈련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동물원에서 죽은 동물들을 추모하는 추모관도 들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서 살다 간 생명들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이 끝나기 전 김정호 수의사님을 만나뵐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영화와 책으로 접했던 청주동물원을 직접 오고 수의사님을 만나뵐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특정 종에게만 집중되는 것이 아닌, 동물원의 모든 동물들에게 맞춤형의 환경과 교육을 하는 모습이 좋았고, 청주동물원이 잘 유지되고 더 발전하길 바라게 되었습니다.
청주동물원에 다녀오고 동물권에 대한 배움과 제 삶에 대한 생각이 확장됨을 느낍니다. 이 시간을 마련해주신 녹색연합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두 번째 후기 – 하민 참가자
프로그램 내내 높은 집중력과 적극적인 참여로 분위기를 올려준 하민님은 프로그램이 끝난 후 엽서로 후기를 만들어 보내주었습니다. 함께 찍었던 실크스크린 속 곰이 철창을 뛰쳐나온 모습. 앞으로 모든 사육곰이 만나게 될 미래입니다. 그 미래가 빨리 오기를, 그 미래를 함께 만들어주세요!
현장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