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올해도 어김없이 생명의 점을 찍은 새:친구 10기🐤

2025.06.13 | 생명 이동권, 행사/교육/공지

올해도 새친구가 모였습니다. 새친구는 유리벽 충돌로 인한 새들의 죽음을 막는 시민 참여 캠페인이에요. 지난 5월 31일 토요일, 새친구 10기는 충청남도 태안군 남산2교차로 부근 77번 국도에 새충돌 저감 스티커 부착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얼굴이 달궈지도록 마음 다하여 참여해주신 참가자들의 소감을 함께 나눕니다.


 

🦉새:친구 10기 서아님의 후기

 

 

새 친구’ 해본 서아의 짧은 일기♡ 

나는 오늘 아빠와 같이 새를 구하러 갔다 왔다. 우리는 6시 40분에 일어나서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갔다. 그리고 지하철에서 나와서 버스를 탔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2시간 정도 탔다. 점심을 먼저 먹고 고속도로(?) 같은 곳에 도착했다. 새를 구하는 방법은 스티커를 붙이는 것이다. 이러면 새들이 스티커를 보고 유리인 줄 알고 이쪽으로 안 오는 것이다.  나는 처음에 이게 어려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안 어려웠다. 나는 어떤 이모와 같이 스티커를 붙였다. 스티커는 가로 10cm, 세로 5cm로 붙였다. 원래는 3시쯤에 스티커 작업이 끝나는데, 오늘은 2시 쯤에 끝났다. 이제 끝나서 인사하기 전에 어떤 무언가를 보여주셨다. 그것은 바로 유리 방음벽에 부딪혀 무지개 다리를 건넌 물총새였다!! ㅜㅜ 또 퀴즈 맞히는 게 있었는데 내가 마지막 문제를 맞췄다!! 그래서 양말을 받았다. ^∇^  이제 벌써 갈 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다시 버스를 타고 집에 갔다. 새를 구하는 게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랐다. 내가 스티커를 붙인 게 새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녹색연합 활동가 하연의 후기

 

토요일 이른 아침이라 한적한 서울역 앞에서 모여, 다 함께 버스를 타고 태안으로 이동하였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훅훅 더워지고 있어 너무 뜨거우면 어쩌나 걱정하였지만, 구름이 더위를 막아 선선하기까지 느껴지는 날씨였어요. 전날 저녁 늦게 사전 교육이 끝나고 토요일 이른 아침에 모여야 하여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일정이었는데도 늦는 사람이 없어 예정된 시간에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충돌 방지 스티커를 부착할 곳은, 충청남도 태안군 남산2교차로 부근 77번 국도에 있는 방음벽이었습니다. 다 도착해서 차창 너머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형광색 조끼를 입고 방음벽에 열나게 물을 뿌리고 착 붙어 걸레로 닦고 있는 선발대 활동가들이었어요. 

오랫동안 새친구 활동을 함께해온 서한수 회원님이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스티커의 지속력을 위해, 먼저 유리방음벽을 깨끗이 닦아야 합니다. 물을 뿌리고, 스퀴즈로 물기를 제거하고, 마른 걸레로 한 번 더 닦아요. 그 뒤에 10cm 간격에 맞추어 방음벽 위쪽과 아래쪽에 한 줄씩 점을 찍습니다. 그에 맞춰 5cm 간격의 스티커를 세로로 쭈욱 내려 붙이면 된답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차들의 소리는 굉음처럼 들렸어요. 이곳을 지나는 동물들은 이 속도와 소리가 얼마나 위협적으로 느껴질까요!

 

 

이번에 알게 된 것은, 새들은 먹이 활동 때문에 지면 가까이 날다가 생각보다 낮은 높이에서 충돌하는 일이 잦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높은 고층 유리빌딩보다는, 당연히 피해 갈만하다는 생각이 드는 3-5층 이하 높이의 야트막한 방음벽과 창문에 부딪혀 죽는 일이 많다고 했어요. 우리가 스티커를 붙이게 된 바로 그 방음벽 같은 높이 말이지요.

누군가는 유리벽 세척을, 누군가는 점 찍기를, 누군가는 스티커 붙이기를 맡았고, 저는 2층 벽을 맡게 되었습니다. 함께 손발을 맞추게 된 짝꿍은 종종 녹색연합 홈페이지를 살펴보시는데, 이 활동을 함께 할 수 있겠다 싶어 참여하게 되었다고 하셨어요. 땅이 고르지 않아 덜컹거리는 사다리가 심난할 만한데도 과감하게 올라 함께 짝꿍이 되어주신 분께 감사했습니다.

 

 

야생동물을 가까이 마주쳐본 적이 있으신가요? 생각해 보면 그나마 마주쳐본 적이 있는 야생동물은 참새, 까치, 비둘기, 까마귀, 박새, 곤줄박이 같은 텃새입니다. ‘야생동물’하면, 첩첩산중,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깊은 숲 속 어딘가에 있을 노루, 너구리, 산양, 오소리, 담비만 떠오릅니다. 이번에 새친구 활동 준비에서 실행까지 거치는 동안, 박새, 새매, 소쩍새, 물총새를 만났어요. 이렇게나 낯설고 생경한 존재들이 이렇게나 도처에 살고 있었습니다. 형태, 크기, 깃털의 색깔, 깃털이 얼굴과 몸에 나 있는 모양새, 하나하나 낯설고 생경했습니다. 그런 몸으로 죽어있었습니다. 파랗고, 노랗고, 붉은 색깔에 감탄했던 물총새. 살면서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물총새를 이런 식으로 마주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그 죽음이 참으로 허망했고, 그 허망함이 생경했습니다. 인공구조물 충돌로 죽는 새가 ‘하루에 2만 명(命)’이라는 규모가 잘 와닿지 않았는데. 아무렇지 않게 이런 죽음이 벌어집니다. 

 

 

국립생태원 김영준 선생님은 이맘때 죽는 새들은 모두 겨울을 무사히 넘기고 새끼를 낳을 준비를 하는 새들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알을 품고 있거나, 둥지를 짓기 위해 입에 나뭇가지나 동물 털을 물고 있는 새들이 종종 발견된다고 하였습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너무나 커다란 규모의 죽음입니다. 아주 평범하고 특별할 것 없는 우리 보통의 삶의 방식이 만들어내는 죽음이에요. 도시에서의 공생을 고민하게 되었어요. 첩첩산중 오지에만 야생동물이 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실은 도처에 우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보다 가까운 곳, 내가 사는 이곳에서, 어떻게 함께 살 수 있을까 질문 던지게 되었어요.

스티커 부착을 마친 뒤, 새 충돌 문제에 관한 짧은 퀴즈와 소감을 나누려 방음벽 바깥쪽에 모였는데, 바깥쪽으로 나가는 즉시 사방이 고요해졌습니다. 방음벽의 효과를 체감하면서도, 방음벽은 양쪽으로 부딪힐 위험이 있기 때문에 길이 대비 두 배 면적의 위험이 있는 거라는 국립생태원 김영준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리게 되었어요.

 

어떻게 보면 새충돌 문제에 대한 방안은 참 명료합니다. 새들은 행동 방식이 국가 간, 지역 간 비슷하기 때문에 인공 구조물에 대한 대책이 지역별로 크게 다른 것도 아니지요. 

이런 활동이라면, 이 정도 고생해서 새들을 살릴 수 있는 거라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계속할 수 있겠다는 한 참가자의 말이 생각납니다. 점심을 먹을 때 우연찮게 같은 테이블에 앉은 두 분이 알고 보니 작년에도 새친구 활동에 참여했던 분들이었던 것도 생각납니다. 

어떻게 하면 새친구 활동을 각자의 지역에서 더 빈번한 방식으로 확장해 갈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러한 확장을 어떻게 이미 만들어진 벽에서의 저감 대처뿐 아니라, 애초부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의 차원으로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계속해서 고민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새:친구들의 짧은 후기들!

 

🦆 저도 생태계의 일원이 된 것 같아 좋았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우리가 각자 있는 곳에서 자연에 좋은 영향을 어떻게 미칠 수 있을까 생각해보는 원동력을 얻은 것 같아 용기가 생겼습니다.

🐤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지자체 민원과 조례 개정이지만, 이러한 활동으로 새충돌 문제를 가시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게 의미가 큰 것 같습니다. 이 활동을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게 많은 홍보를 하고, 차만 쌩쌩 다니는 곳보다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볼 수 있는 수도권 방음벽쪽도 활동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음에 또 뵈어요!

🦅 생각보다 낮은 높이의 유리벽도 새들에게 위협적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어요. 활동 후 집에 돌아가는 길에도 주변 건물 유리창을 더 유심히 보게 됐습니다. 새친구 덕분에 같은 고민을 하고 활동하는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우울해지기도 하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느낌도 드는데요. 오늘은 조금 더 희망적인 미래를 기대해 볼 수 있었습니다. 좋은 기회 만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조류 충돌과 관련된 문제와 과학적 정보를 알게 되어 유익했고, 심각성을 느끼고 행동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다양한 연령의, 다양한 사람들이 새의 생명을 살리겠다는 마음 하나로 모인 것 자체가 참 좋았습니다. 활동가님의 말씀처럼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활동이라 더 뿌듯했습니다. 활동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활동가님들이 모두 친절하셨어서 다음에 또 참여하고 싶습니다.

🐥 새충돌 문제에 대해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어떻게 도움을 줘야할지 몰랐어요. 카카오같이가치로 알게 되고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개인적으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익룡도. 사랑해주시길(케찰코아틀루스를 기억해주세요) 오늘 본 물총새의 모습을 오래 기억하게될 것 같아요… 저도 제 주변 모니터링하면서 민원도 넣고, 주변에도 더 알리겠습니다! 온라인 사전 교육과 활동 두 가지를 한번에 체험할 수 있게 되어 정말 좋았습니다!

🦢 새들의 습성에 대해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주변 환경애 좀 더 관심 갖고 좋은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민원, 신문고 등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친구 10기 단체사진

 

🎬태안 활동 현장스케치 

 

새친구 10기 영상 기록

 

정리 및 기록 | 이음팀 소하연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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