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핵심영화제 두 번째 이야기. 정보 격차를 줄여볼까요?

2025.07.03 | 탈핵, 행사/교육/공지

핵 문제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여 함께 영화 보고 이야기 듣는 핵심영화제. 6월의 영화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동경 핵발전소>입니다. 이 영화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개봉된 영화인데요. DVD를 구매하지 않고는 보기 힘든 영화인 만큼 많은 분들의 관심과 기대가 뒤쫓았습니다.

오후 6시가 갓 넘은 무렵, 약속했던 시간이 되자 참여자분들이 속속들이 자리해주십니다. 영화를 놓치고 싶지 않아 20분 일찍 와주신 멋진 신청자 분도 계셨어요!! 영화제를 기대하고 계신 것 같아 마음이 뿌듯했답니다. 저녁 시간에 영화를 보면서 배고프지 않도록 마련된 비건 샌드위치도 무척 맛있었어요. 버섯과 아보카도가 들어가니 풍성한 맛이 도네요.

어느덧 영화 시작! 110분이라는 생각보다 긴 러닝타임의 영화였는데, 모두가 숨죽여 지켜봅니다. 도쿄(일본의 수도) 도지사인 천마의 급작스런 회의 소집, 그리고 “도쿄에 핵발전소를 유치하겠다”는 폭탄발언은 장관들로 하여금 의견을 분분하게 합니다. 마치 한국 서울시청 앞 광장에 핵발전소를 짓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지요. 그들은 여러 논의를 거치며 핵발전소를 왜 지어야 하는지, 또는 짓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따져보기 시작합니다. 과연 영화는 어떻게 끝났을까요?

결말을 밝힐 수는 없지만, 영화 속에는 핵발전소와 관련한 낯선 용어들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플루토늄, 갈, 냉각수 등 처음 듣는 용어가 많았습니다. 사고가 날 것 같은 아찔한 장면들도 여러차례 등장하고요. 전기를 쓸 수 있는 에너지원 중 하나이지만 한번이라도 사고가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하다는 경각심을 이번 영화를 통해 다시 느낍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물질들이 어디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이를 반대하려면 어떻게 의견을 내야 할지 잘 모릅니다.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영화에서도 정보의 격차가 여러번 등장합니다. 특히 매우 위험한 플루토늄을 육상으로 운반할 때, 시민에게 운반 경로나 계획을 전혀 알리지 않는 원자력안전위원회장의 행보는 분명한 정보의 격차를 만듭니다. 시민들이 알고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 공유되어야 합니다.

영화를 마치고 곧이어 집담회가 진행됩니다. 앞선 문제의식을 집담회 사회자도 느낀 것 같습니다. 관련된 질답 내용을 간단히 추려 공유합니다.

Q. 원자력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대한민국 시민들이 방관한다기보다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몰라서 아무런 이야기를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두분의 질답 이후 참석자분들도 여러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그 중 하나만 소개할게요.

Q. 저도 영화 잘 봤고요. 한자리 하시는 분들(정부 장관)이 모여서 여러 이야기를 했지만 팩트를 말해주는 건 교수님 한 명 뿐이었다는 게 현실과 너무 닮아있는 것 같습니다. 설명을 들었을 때는 플루토늄이 물에 젖으면 안된다고만 인식했습니다. 물에 젖으면 임계가 된다는데 그게 터진다는 뜻인가요?


이번 핵심영화제에는 돈워리클럽 멤버분들도 참석을 해주셨는데요. 돈워리클럽 밴드에 남겨주신 후기를 살펴보니 “핵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었다”, “핵심영화제 잘보고 간다, 핵탄두도 걱정된다.”등의 소감을 남겨주셨어요.

영화와 집담회 시청 이후 핵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것. 그 고민은 분명 정보의 격차로부터 벗어날 첫 한 발이 되어줄 거예요.

핵심영화제는 올해 10월 경 한 번 더 열릴 예정입니다. 그때는 또 무슨 영화와 이야기로 찾아오게 될까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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