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녹색의 즐거움🌿: 나만의 용기 내 비건 짜이 만들기☕

2025.07.16 | 폐기물/플라스틱, 행사/교육/공지

지난 7월 12일 토요일, 낮기온 35도가 넘는 열기 속에서 세 번째 녹색의 즐거움🤸‍♀️이 열렸어요. 무더위를 뚫고 역대 최고의 출석률을 자랑한 이번 녹색의 즐거움은 바로 비건 짜이 만들기였습니다.

날이 더워질수록 길거리에는 유독 버려진 플라스틱 일회용컵을 많이 마주칩니다.

플라스틱 99%는 석유로 생산하고, 폐기될 때까지 전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해요. 특히 원료 추출부터 생산 단계까지가 탄소배출량의 90%를 차지한다고 하니 생산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근본적인 방법이겠지요✔

하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060년까지 현재보다 3배나 플라스틱 사용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요. 바로 수명이 짧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증가가 주요 원인입니다.

그 중 일회용 플라스틱컵은 연간 294억 개가 사용되고 있어요😨
컵마다 재질이 다르고 표면에 인쇄된 로고와 스티커 때문에 재활용도 어렵죠. 주요 커피 전문점의 일회용컵 재질을 통일하고 회수 체계를 구축해 컵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1회용컵 보증금제 도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제도 시행을 코앞에 둔 2022년 6월, 환경부는 갑자기 제도를 유예하고 지역을 축소해 세종과 제주에서만 시행했어요. 제주에서 시행한 결과를 보면 보증금 대상 업체 참여율 약 95%, 회수율은 74%로,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제도가 안착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플라스틱 생산감축도, 1회용컵 보증금제 도입도 정말 중요하죠. 그런데 지금 바로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도 있답니다😘

바로 일회용컵이 아니라 텀블러 사용하기! 텀블러를 하루에 한 번, 6개월 간 사용했을 때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이 일회용컵보다 1/12에서 1/67 수준으로 적다고 해요. 올 여름부터 애착 텀블러 챙기기 어떠신가요?

‘나만의 용기내 비건 짜이 만들기☕’는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제도적 변화의 필요성을 나누고, 그만큼 중요한 일상에서의 변화를 함께 시도하기 위해 기획했어요.

직접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자신만의 비건 짜이 레시피를 찾은 소하연 활동가가 짜이와 얽힌 재미있는 정보와 레시피를 공유해줬어요. 더운 날씨에 불을 사용해야 하는데도 짜증은 커녕 진해지는 짜이를 그윽히 바라보던 설레이는 눈빛들이 생각납니다.

무려 16리터의 짜이를 만들고 각자 준비해 온 텀블러에 꾹꾹 담아가며 만족하는 얼굴들에 빨리 다음 ‘녹색의 즐거움’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저를 발견했답니다. 스물 한 명의 참가자를 대신해 이 날 함께한 두 회원님의 후기를 나눕니다.


SNS에서 <비건 짜이 만들기>라는 ‘초록한’ 공지를 보고 시선이 저절로 멈췄습니다.

‘앗 짜이다! 비건 짜이다! 가고싶다! 그런데 녹색연합이네…’

평소 밀크티를 좋아하고, 때로는 짜이가 생각나서 짜이가 있는 커리 가게를 떠올리기도 합니다.

짜이를 집에서 만들어볼까 싶어 레시피를 찾아보았지만 재료와 방법이 너무 다양하고, 공통적으로 따라붙는 ‘원하는대로 만들면 그만’이라는 식의 표현에 알면 알수록 미궁에 빠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혼자 먹자고 여러가지 재료를 한번에 사는 건 부담스럽다’, ‘원하는 맛을 위해 여러 차례 실험을 하고 싶진 않다’, ‘무엇보다 송아지도 아닌데 밀크티 먹자고 우유를 굳이…’ 하며 포기하는 수순으로 자연스럽게 정리되었지요.

그랬으니 이 초록초록한 비건 짜이가 눈이 띄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가고 싶고 시간도 되는데, 이번엔 ‘녹색연합’이 걸립니다. 이유는 ‘찔려서’였습니다. 저는 2008~9년쯤에 재생용지에 관심이 생겨 자료를 찾아보다가 녹색연합의 회원이 되었습니다. 그 후 <작은것이 아름답다> 읽는 시간을 좋아하며 소소하게 회원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작년 즘 개인사정으로 회원탈퇴를 했었더랬습니다. 회원은 탈퇴해놓고 단지 짜이를 ‘먹고싶다’는 이유로 신청하기가 무안했습니다. 하지만, 꼭 가고 싶었는지 몇 주간 내적 갈등을 겪다가 지인 두 명과 함께 신청하고 드디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동지팥죽을 만들러 ‘호두나무집’에 간 적이 있습니다. 이번엔 몹시도 무더운 날, 지도와 기억을 함께 더듬어가며 드디어 언덕배기에 도착하니 옛 기억이 나는 듯 아닌 듯. 그래도 마음 만은 무척 반가웠습니다. 예상 보다 신청인원이 많고, 대부분 ‘저처럼’ 비회원이었습니다. 짜이를 매개로 녹색연합과 처음 뵙는 분들과 인사를 나누니 설레는 느낌이었습니다. ‘여러 차례의 실험’을 통해 나온 귀한 레시피를 공유 받고, 한번에 사기 부담스러운 재료로 얻고, 가스 불 앞에서 한참을 함께 저어 만든 짜이를 나눠 마시는 시간이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짜이 만들기 전, 아마도 원래의 ‘기획 의도’였을 ‘플라스틱’이야기를 한참 해주셨습니다. 요리수업에서 ‘만들기’만 기다리는 아이들처럼 저희의 눈빛이 그랬는지, 활동가님이 미안해하시며 플라스틱 문제를 아주 다양한 관점에서 빠르게 얘기해주셨지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또 한 번 듣고 나면 방심하던 마음이 좀 긴장되며 실천을 좀더 신경써서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짜이에 눈이 멀어 ‘용기’와 ‘쓰레기 없는’이 눈에 보이지 않았구나!

짧은 시간의 만남이 긴 여운으로 이어지는 시간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시 돌아온 손지은 회원님


이글이글 끓는 콘크리트를 걷고 도착했다.

그곳엔 녹색연합이 있었다. 다 같이 모여 앉아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와 실태, 해결하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과정을 청강했다. 아주 작은 관심으로 매달 푼돈을 후원하는 나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힘든 길이었다. 전방에서 싸우는 활동가들의 노고를 짐작 할 수도 없었다. 우리는 이 혼란한 시대의 끝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보글보글 물이 끓으면 시작이다. 각종 향신료를 절구로 빻으며 차가 우러나길 기다렸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과 함께 만드는 과정이 신기했다. 얼마 안 가 같은 식탁에 앉은 분들과의 공통점을 알 수 있었는데 우리 모두 강한 맛의 짜이를 선호했다. 향신료를 많이 넣고 싶으면 ‘o’ 향신료를 적당히 또는 적게 넣고 싶으면 ‘x’ 를 전송해달라는 문자에 모두 ‘o’ 를 넣었다.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의 대화는 즐겁다.

간식으로 놓인 방울토마토와 포도알을 씹으며 자주 가는 식당이나 찻집 이름을 주고 받았다. 홍차의 붉은색이 완전히 우러나온 다음 오트우유를 넣었다. 짜이가 뭉근하게 끓어오르는 걸 지켜보는 일은 즐거웠다. 행복의 냄새가 곳곳에서 피어오른다. 우리는 마녀처럼 냄비에서 국자를 휘휘 돌리며 짧은 대화를 나눴다. 소하연 활동가가 인도에서 여행할 때 경험했던 이야기와 실제 짜이를 어떻게 음용하는지 다양한 방법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짜이가 완성됐다!

각각의 잔과 병이 식탁 위에 올라왔다. 얼음을 넣거나, 향신료가 들어있었다. 녹색연합이 추후 집에서 짜이를 만들어 수 있도록 여분의 재료를 준비해주었다. 서로의 감상을 이야기하고 돌아가기로 한다. 모두 뱃속에 행복을 담아두었다.

다시 지글지글 끓는 콘크리트 위를 걷는다.
혼란하다면 같이 가면 되지. 함께 하면 되겠지.

💚든든한 강루희 회원님

다음 녹색의 즐거움은 9월에 예정 되어있습니다! 다시 찾아올 녹색의 즐거움도 기대해주세요😉🌿🌱

정리 | 이음팀 김세영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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