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 22일은 ‘지구의 날(Earth Day)’입니다. 환경에 관심을 갖고 계시다면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죠? 이 날은 전 세계 시민들이 같은 날 한 마음이 되어 우리 지구의 소중함을 생각하고 지구를 위해 행동하는 매우 뜻 깊고 소중한 날입니다.
지구의 날은 1969년 존 맥코넬(John McConnell)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유네스코 회의에서 우리 세계 모두의 기념일로 제안했던 것이 그 시초가 됐습니다. 이 때 그는 북반구의 봄 시작일인 춘분을 지구의 날로 제안했습니다. 오늘날과 같은 형태가 만들어진 것은 미국의 게이로드 넬슨(Gaylord Nelson) 위스콘신 상원의원과 데니스 헤인즈(Denis Haynes)의 공이 컸습니다. 존 맥코넬이 지구의 날을 제안한지 몇 개월 지나지 않아 당시 환경 문제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 증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게이로드 넬슨 상원의원은 미국 전역에서 청년들의 지구 환경 보호에 대한 끝장토론(teach-in)을 조직할 계획을 짜게 됩니다. 그리고 당시 학생이었던 데니스 헤인즈가 그 뜻에 공감하여 이를 돕고자 합류하였습니다. 그래서 드디어 1970년 4월 22일에 미국 전역에서는 지구의 날 행사가 처음으로 열리게 됩니다. 이 날 미국의 수천여개 학교의 수많은 학생들이 참여하여 우리 환경 문제에 대한 깊은 토론을 하고 다양한 문화제를 열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일반 시민들도 그 뜻에 함께 공감하여 당시 2천만 명이나 되는 수많은 미국인들이 봄 햇살을 맞으며 평화롭게 우리의 하나뿐인 지구를 위한 행동에 동참하였습니다.
당시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한 목소리를 낸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날을 현대 환경 운동의 전환점으로 이야기하고도 있습니다. 실제로 1970년대 이후 환경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크게 증진되어 현재의 세계 주요 환경NGO인 세계자연보호기금(WWF), 그린피스(Greenpeace),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 등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지구의 날은 이렇게 처음에는 미국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났지만, 20주년이 된 1990년부터 지구의 날은 본격적으로 전 세계의 기념일로 퍼졌습니다. 당시 141개국의 시민들이 함께 참여했고, 현재는 192개국 이상의 시민들이 매년 지구의 날을 함께 기념하며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2009년 유엔에서는 만장일치로 4월 22일을 ‘어머니 지구의 날(International Mother Earth Day)’로 공식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365일, 우리가 숨을 쉬는 단 한 순간도 우리는 지구와 떠나 있을 수 없습니다. 아니, 우리 자체가 바로 지구입니다. 하지만 이런 익숙함은 때론 무심함을 낳기도 합니다. 지구의 날은 이런 우리가 그저 일 년에 단 하루 동안만이라도 지구를 생각해 보자는 의미일까요? 물론 그것이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이 하루를 통해 남은 364일도 우리 지구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지내자는 것이 그 진짜 의미에 더 다가간 것이겠지요.
평소 비록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일 년에 몇 번 밖에 못 드릴지라도 우리는 우리를 낳고 길러준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평생 잊지 않고 소중하게 갖고 살아갑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모든 생명체를 낳고 품어 주고 있는 우리 모두의 어머니 지구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우리는 우리 마음 한 켠에 소중하게 잘 갖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 때야 비로소 현재 복잡하게 꼬인 우리의 심각한 지구 환경 문제도 근원적으로 한 올 한 올 잘 풀어나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글쓴이: 한재윤 (녹색연합 상상공작소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