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후기] 내가 질경이를 그토록 오랫동안 바라본 적이 있었던가?

2013.05.05 | 행사/교육/공지

생태드로잉 3번째, 밖으로 나가서 자연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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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기에 관심 많았는데, 어렸을 시절에는 이런 예술계통의 관심에 대해 무심히 그냥 지나치기 일쑤다보니, 이쪽분야에 대한 동경만 갖고 있었다.

나중에 사회에 나와서도 드로잉 관련해서 기웃기웃했는데, 바삐 사회활동을 하며 살다보니 그럴 여유를 갖지 못하고 살아왔는데, 이제는 아기랑 있는 시간으로 나만의 개인 시간을 낸다는 게 쉽지 않은 육아하는 엄마가 된 현실 ㅠㅠ

남편이 알려준 녹색연합의 녹색아카데미, 짧고 쌈빡한 생태드로잉강좌를 보고 ‘만세!!’하면서 신청하고는 아기와 아빠를 동반하고(하하하~) 두 번의 실내강의를 마쳤다.

 

그리고 드디어!!!!!!!

실내가 아닌 봄기운이 물신 나고, 자연이 꿈틀거리는 야외공간으로 나가서 3번째 드로잉수업을 하던 날.

야외라는 것만으로도 들뜬 기분, 설레는 마음을 안고 부지런히 출발했지만, 지각으로 전전긍긍하며 가던 지하철에서 선생님과 반갑게 조우해서(음하하하~) 친하게 택시타고 도착했다. 무심코 지나쳤을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를 만날 때마다 조곤조곤 선생님의 재미난 설명에 처음엔 그림그릴 생각은 뒷전이었다. 실내에서 작고 움직이지 않는 사물만 그리다가…… 눈앞에 커다란 가중나무를 그리려니 버겁기도 하고, 쭈그려 앉아야지만 보이는 작은 제비꽃에 막막하기도 했지만.

어느새 발걸음을 옮기다 만나는 초록 녀석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렇게 한참을 들여다보니, 어느 것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게 없다는 걸 알았다.

내가 질경이를 그토록 오랫동안 바라본 적이 있었던가?

아마도 처음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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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햇살과 봄내음, 약간은 쌀쌀한 바람이 부는 야외에 한 자리씩 차지하고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꼭 어릴 때 소풍가서 그림 그렸던 사생대회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는 후다닥 그리고 놀기 바빴는데, 어릴 때 이렇게 열심히 들여다보고 그렸으면 ‘상 몇 개는 받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태드로잉 네 번의 시간중에 세 번째.

전혀 늘지 않을 거 같았던 드로잉이 조금씩 달라지는 걸 보며 “아~ 정말 내가 그림을 잘 못 그린 게 아니라, 그동안 안 그렸던 거구나.”를 깨달았다. 채색을 시작하면서 다시금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만, 자꾸 연습하고 노력하다보면 자신감이 생기리라. 오늘의 야외수업을 마치고나니… 다음번 수업이 더더욱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이 공간을 빌어서 감사인사를 전해요~

함께 참여해주셨던 드로잉1기분들과 황경택선생님의 배려와 도움으로 아기를 데리고 생태드로잉 수업을 잘 마칠 수 있을 거 같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수업 때마다 가온이랑 매번 씨름했던 남편도 고마워요~드로잉을 배워서 나중에 아기한테 이야기도 해주시고, 그림도 잘 그려주는 엄마가 될께요~

글: 생태드로잉 수강생 윤수연

<생태드로잉 세번째 시간 이모저모>

*함께 그린 수강생분들의 한줄 소감도 나눕니다~

” 야외에서의 드로잉은 마냥 새롭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찬바람도 잊고 그린 질경이. 나도 앞으로 강한 질경이처럼 드로잉 하리라!!”
” 날도 좋았고,밖에서 그리니까 기분이 좋네요”
” 자연과 함께 한 드로잉. 자연! 다시 봤어…”
“춥긴 했지만 살아있는 수업 GOOD!”
“야외에서 좋은 이야기들과 함께 해서 더 좋았습니다.자연물, 자연의 힘이란 역시!!”
“자연에 나오니 느낌도 새롭고 나무해설, 풀 해설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덩달아 왠지 펜이 잘 움직이는것 같은 착각…”
“역시… 수업은 야외수업이 짱!! 그림그리는것도 좋지만 설명듣는것도 너무 좋았어요~~ 날씨도 짱!!!!”
“자연에 푹 빠져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내 주변에 지나치고 다닌 풀과 나무들이 정말 많더군요! 구체적이고 재밌는 설명도 감사합니다^^”
“야외에 나와서 자연속으로 그리니 좋네요~ 날씨만 조금 더 따뜻하믄…”
“그림그리기 즐거워요. 밖에 나오니 봄소풍 온 것 같고 즐거워요”
“바깥으로 나가니 더 선명한 자연의 색이 보였고, 봄의 나무들이 다가왔어요. 작은풀, 들꽃을 그리는 눈을 길러주셨으니 담번엔 숲을 그리는 눈도 부탁해염!”
“그 동안 지나쳤던 …한 포기 풀이… 한 그루 나ㅜ가… 사실은 엄청난 세계임을 알게 된 것 같고요. 드로잉을 통해 관찰하는 재미가 솔솔하네요”
“바라보고 느끼고 그려보고….. 눈과 손이 즐거운 맘이 여유로워지는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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