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처럼 내리꽂히던 강렬한 햇볕도 이제 한풀 수그러든 듯합니다.
한낮의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 시원한 저녁,
2년 연속 ‘어린이 자연학교’ 모둠교사로 자원 활동을 한 열혈 대학생 회원 황준서 님을 만났습니다.
반갑습니다.
황준서 님은 어떤 계기로 녹색연합 회원이 되셨나요?
고등학교 유학시절, 인터넷을 통해 제 고향 옆 동네인 태안의 기름유출사고 기사를 보았습니다.
몇 주 지나 귀국해서 집에 돌아와 보니 저희 마을 앞 갯벌에도 얇은 기름띠가 넓게 퍼져있을 정도로 사태가 심각했어요. 처참하게 망가진 서산 태안을정화하려 모인 자원봉사단체, 환경단체, 지역클럽 같은 수많은 단체들을 보았는데 그 중 삼성에게 적극적으로 책임을 묻는 단체가 있어서 보았더니 ‘녹색연합’이더라고요. 저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회원이 되었습니다.
곧 개강이라 한창 바쁘겠네요. 어떤 걸 공부하시나요?
전공은 사회학과 평생교육이에요. 학교 다니면서 대학 내 연구소 세 곳의 조교도 하고 있어요.
주요 업무는 영어 통·번역, 연구소 사업별 현장조사,(제일 중요한) 교수들의 잡다한 심부름을 하는 것이고요. 그 외에 학교 밖에서 이런저런 활동을 많이 합니다. 요새는 녹색당 평화모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관심 가는 분야는 군기지 환경정화,지뢰, 미래세대의 생태감수성 학습이에요.
늘 그랬듯, 이번 여름은 무척이나 더웠는데 회원님만의 여름나기 비법이 있나요?
고향에 있을 땐 TV에 열대야를 피하려고 한강에 나와 있는 도시 사람들을 보며 왜 저러고 있나 싶었는데 서울에서 지내보니 그 마음을 진심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집에 냉방기를 설치하는 대신 갈수록 심해지는 이 더위를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 고민 중입니다. 이렇게 더운 여름이 가면 또 어마어마하게 추운 겨울이 올 테니 겨울나기도 준비해야 하고요. 결국엔 어떤 비법을 찾기보다 변하는 기후에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여름엔 채식을 시도해 보고, 채식이라는 게‘고기를 안 먹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기도 했어요. 차근차근 채식식당도 둘러보고 요리하기도 연습중입니다. 그 외에, 한창 더울 때 시원한 곳으로 여행이나 휴가를 떠나기도 하지만 저는 지역 도서관에서 책 한 권 읽는 피서를 추천하고 싶네요.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1년 동안 고향에 있는 작은 밭을 가꿔서 그 해 사계절을 몸소 느껴보고 싶어요. 지금 당장은 컴퓨터와 휴대전화로부터 멀어져서 잠을 아주 많이 자고 싶습니다.
황준서 회원님의 마지막 말처럼,
돌아오는 주말에는 컴퓨터•휴대전화 전원을 꺼놓고 뜨거운 여름을 잘 견딘 고단한 몸에게 수고했다고 도닥이며 푹 단잠을 청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을 보면서요.
*황준서 님은 좋아하는 책을 찾아 도서관에서 길 잃는 것을 좋아하는 대학생 회원입니다. 고향 집에서 농사지은 작물들을 수확할 때, 생태 문제를 공부할 때, 또 수영할 때 즐거워서 가슴이 뛴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리: 녹색연합 정책팀 신수연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