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를 즐겁게 하는 화학조미료 말고, 몸과 마음을 즐겁게 하는 정성을 첨가해요!

2013.09.30 | 행사/교육/공지

매년 10월 16일 “화학조미료 없는 날”은 1985년 국제소비자기구(iocu)가 식생활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제정하였다고 합니다. 화학조미료, 보통은 MSG와 같은 첨가물을 얘기합니다. “화학”이라는 말 자체가 그다지 몸에 좋을 것 같지는 않을 것 같죠? 하지만 이미 이 맛에 너무 익숙해져서 본래 맛이 뭔지 잘 구분이 안 가기도 합니다.

이번 캠페인을 재밌게 체험해보기 위해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는 식당을 찾아가 화학조미료를 대신 할 아이디어를 나눠보기로 했습니다. 녹색연합 자원활동가들에게 벙개만남을 제안했지요. 현실은 언제나 외롭나봅니다. 벙개에 응해 준 사람이 딱 한 명 있었어요. 어찌됐든 이제는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는 식당을 찾아야 하는데 앞서도 말했듯이 화학조미료가 너무 일반화되어 어디로 가야할지 좀 막막하더군요. 맛집이나 이런 곳에서는 반죽에 사카린 같은 단맛 내는 조미료를 넣거나 냉면육수에도 많은 첨가물이 들어간다고 들었는데, 입맛이 알게 모르게 조미료에 길들여져버려 “아, 바로 이 맛이야”하고 구분해 낼 자신이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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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의 레이더를 가득 세우고, 벙개로 찾아간 식당은 안국역 인근에 있는 ‘시천주’라는 곳입니다. 녹색연합 회원이 운영하는 가게인데요, 잠깐 시천주 주모의 말을 빌어 소개하자면, “시천주는 제 철에 나는 음식들, 숲과 땅, 바다와 하늘이 준 재료들, 돈을 위해 욕심으로 재배된 것이 아니라 상생과 살림의 정성으로 가꾸어진 생명들, 세월과 정성이 담긴 살림의 맛을 밥상에 담으려 합니다.”라고 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 것이겠죠.

DSCN0645생각해보면 집에서 먹는 음식들에는 그렇게 화학조미료를 많이 쓰지 않습니다. 화학조미료가 나쁘다라는 인식도 많이 퍼져서, 매번 모든 음식의 마무리는 미원이라고 하시던 저희 어머니도 미원 넣지 않는 게 더 맛있고 건강에 좋다며 되도록 간을 적게 요리하고, 필요하다면 천연조미료를 만들어 사용하신답니다. 문제는 집에서 먹는 반찬이 아니라 밖에서 사먹는 음식들입니다. 이번에 벙개로 조미료 안 쓰는 식당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거든요. 그 재료의 맛을 살려 정성으로 차려낸 밥상과 바쁘게 한 끼 떼우려 먹는 밥상이 같을 수는 없겠지요. 그래서 우리 벙개의 결론은 “화학조미료 없이 살려면 도시락을 싸 다니자!”라고 모아졌습니다. 생명이 담긴 재료를 정성스럽게 요리해서 감사하며 먹는 것, 이래야 밥이 보약입니다.

화학조미료 없이 살기, 혀를 즐겁게 하는 화학조미료 말고, 몸과 마음을 즐겁게 하는 정성과 부지런함이 첨가해보세요!!

글 : 박효경(녹색연합 상상공작소 활동가)

 

*녹색희망 238호(9-10월) 아름다운지구인캠페인에 실린 글을 옮겨옵니다. 다음 캠페인,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에 함께 하실 분~ 댓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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