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녹색연합 신입워크샵 후기_광주전남by전영

2012.07.11 | 행사/교육/공지

군산 새만금으로 신입활동가 워크숍을 떠난다는 이야길 듣고 되게 좋았어요 늘 어떤 곳일까 궁금했고 새만금이 진행될 당시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었거든요 그런데 조금 걱정되는 건 녹색순례에도 참여하지 않은터라 사람들과 너무 서먹서먹하면 어쩌지 하는거였죠 그런데 사람들을 막상 만나보니 같은 녹색연합의 울타리 안에서 생활한다는 생각이 들어 괜찮았던 것 같아요 특히 워크숍을 준비한 수지킴은 제 학교선배를 되게 닮아 어쩐지 친근한 기분이 들기도 했고요ㅎ

 

 

6월의 쏟아지는 땡볕아래서 주용기선생님의 새만금 이야기를 들었어요 새만금에 대한 애정과 슬픔이 군데군데 묻어나는 목소리로 차근차근 둘러보며 말씀을 해주셨어요 91년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시작해 2006년 완전히 물막이가 끝나버리고 지금은 그 안을 메우는 작업을 계속계속 하고 있다고요 듣는 와중에도 모래를 잔뜩 실은 트레일러들이 쉴새없이 갯벌을 메우고 있었어요 주용기선생님께선 새만금이 시작할 때만해도 설마설마 하셨다고 했어요 그 규모로도 유례없는 일이었고 도요물떼새 8만 마리 등 갯벌에서 살아가는 생물들 또한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죠 그러나 공사는 어김없이 시작되었고 군산부안김제 앞바다는 빠른 속도로 황폐해졌다고 했어요 방조제로 막아놓으니 유속이 느려져 바닷가의 모래에선 시궁창냄새가 나고 민물화되어가니 예전에 살던 생물들도 더 이상 살기 힘들어지고요 그 내부토지이용계획 또한 새만금이 진행되는동안 바뀌었다고 하는데요 노무현정부때인 2007년엔 70퍼센트를 농경지담수호로 사용한다고 했지만 2008년 엠비정부는 70퍼센트를 산업단지로 사용하겠다고 새만금의 용도를 바꾸어 놓은 상태라고 해요 농경지와 산업단지는 자연에 주는 피해의 규모가 다를뿐더러 엠비정부의 토건사랑은 정평이 나있으니 새만금단지는 온통 산업계에 먹혀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새만금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의 어민분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는데요 새만금사업으로 어선을 가지고 계셨던 분은 3년수입에 해당하는 보상을 받으셨고 맨손어업을 하시던 분은 900만원도 채 되지 못하는 금액을 보상으로 받으셨다고 하셨어요 일생의 터전을 강제로 빼앗은 대가치고는 터무니없는 액수란 생각이 들었죠 주용기선생님께선 이러한 개발산업들은 지역주민들의 문화나 생활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밀어붙이고만 있다고 안타까워하셨어요 또한 동물들은 죽음으로서 그 고통을 호소하지만 주민들은 그러지도 못한다고 말이죠 현재 새만금 방조제 바깥에서도 어업이 되지 않아 더 먼 바다로 나가야만 하고 그럴 여력이 없으신 분들은 어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해요

 

간척사업으로 만들어진 계화마을을 찾아갔어요 일제시대때 김제부안에 농업용수를 대기위해 섬진강댐을 만들었는데 그래도 농업 용수가 모자라 해방 이후 댐을 증축했다고 해요 그 과정에서 댐수위가 올라 그 주위에 있는 마을이 잠기게 되었는데 그 수몰 주민들을 이주시키기 위해 계화간척지가 만들어지고 지금의 계화마을이 되었다고 주용기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셨어요 예나 지금이나 개발산업은 지역 주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리는고선 나몰라라하는 파렴치한 얼굴을 가지고 있는것같아요

 

살금마을로 자리를 옮겼어요 예전에 물이 넘실대고 갯벌생물들이 살았던 곳이라는 전혀 믿기지 않을만큼 황량하고 황폐했어요 살금마을 앞에 있는 산 언저리는 쥐가 파먹은 것마냥 허연 살이 드러나 있었는데요 이 간척사업을 하면서 산을 깍고 파헤쳐 놓은 것이라고 알려주셨어요 지금은 자연이 아무렇지 않게 우리에게 다 내어주고 있는 것 같지만 언젠가 상처들이 고소란히 우리들에게 돌아 올 것을 토건족들은 모르고 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매향비가 세워진 하서면에 도착했어요 2000년 1월의 새찬 바람이 불던 날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환경시민단체부안군 주민 등이 모여 새만금 간척사업을 막아내고자 이 비를 세우게 되었다고 해요 종교계에서는 이곳 하서면에 종단별로 컨테이너 박스를 설치하고 새만금 반대운동을 해나가셨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또한 이 새만금간척사업으로 천주교불교기독교 등 종교와 환경운동이 만났던 때이기도 하다고요 2003년에는 새만금 반대 3보 1배 운동이 여기서 시작되어 광화문까지 가기도 했었고 2001년엔 새만금 소송을 시작해 1심에서 조정권고안을 받았으나 2심3심에서 패소해 새만금 반대운동은 막다른 골목에 직면하기도 했다고 하셨어요 1991년여부터 시작된 긴 싸움으로 인해 환경운동가들 또한 지쳐갔고 그런 그들을 보는 외부인들은

 

환경단체들 열심히 하더니 물막이끝내자 아무것도 안하더라라는 차가운 비평만을 내놓기도 한다는 것이었어요 현재는 예전처럼 새만금을 격렬히 반대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주용기선생님처럼 언제나 그때의 시간에 부채의식을 갖고 꾸준히 기록해나가는 분이 계시는 한 이 새만금 간척사업은 잔인한 환경 파괴로 역사에 남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매향비 뒤로 간척지가 펼쳐진 가운데 장승 30여개 정도가 세워져있었어요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아 점점 썩어가고 있다는 이 나무장승들의 몸에는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고 지키자는 문구들이 새겨져 있었어요

 

새만금 간척 사업의 찬반여부를 떠나 모든 생명은 동일한 가치를 부여받았고 누릴 권리가 있음을, 인간이라는 최상위 포식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무자비하게 파괴할 권리는 없음을 다시 한번 고민했던 시간이었어요

 

저녁을 맛나게 와구와구 먹고는 부안에서 탈핵에너지운동을 하고 계신 분께서 죽음의핵발전을넘어 생명의재생가능에너지로 라는 제목의 강연을 해주셨어요 이름은 잊어버렸네요 죄송.. 후쿠시마사고 이후 달라지지 않는 우리 정부의 핵발전소 확대정책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하셨어요 생명평화등의 가치와 핵발전소는 결코 공존할 수 없다고도 하시면서 말이죠 후쿠시마 1호기의 폭발사고는 인재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 이유는 후쿠시마 1호기가 본 수명인 10년을 넘어 연장가동하다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하셨어요 이는 우리나라 부산에 있는 고리 1호기와도 그 과정이 비슷한데요 고리 1호기 역시 본 수명인 30년이 되었지만 전력회사의 이익만을 목적으로 연장가동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요 여기저기 고장이 나고 가짜부품에 비리로 얼룩진 고리 1호기는 정말 시한폭탄같은 존재란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차이점은 방사능물질이 바다로 흘러갔다는데 있다고 하셨어요 육지에서 일어난 체르노빌사고는 그지역에만 국한되는 반면 후쿠시마폭발사고로 흘러나오는 방사능물질은 바다로 흘러들어가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잡힌 참치의 몸에서 자연에선 발견할 수 없는 방사능물질이 검출되었다는 것만 봐도 후쿠시마사고는 전 세계인의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이죠 핵발전소는 우리 모두의 급박한 문제라는 것을 되도록 많은 이들에게 알려야 한다고도 하셨어요

 

후기를 쓰다보니 어쩐지 다큐가 되어가는 느낌 제가 원래 유머가 좀 부족해요 늦은 밤엔 신입활동가들과 모여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누었어요 열강듣느라 제대로 보지 못했던 활동가들의 면면도 살펴보고 부안명물인 뽕막걸리와 복분자막걸리를 맛나게 나누었어요 저는 맛만 보았지만ㅎ 새벽까지 이어지는 뒷풀이에 잠을 이기지 못한 저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어요 오랜만에 시골 외갓집에서 자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외할머니 생각도 조금 났어요 다음날은 광주에서 손모심기행사가 있어 먼저 떠나야했어요 작별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온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들었어요 수지킴은 아쉬운 일정이라곤 했지만 전 사람들도 만나고 많은 이야기도 잔뜩 들고 돌아온 되게 좋았던 워크숍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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