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스토어는 12월, 수능 이후 3학년 선배들로부터 이젠 쓰지 않지만 버리긴 아까운 물건들을 기증받아 분류한 후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 장터였습니다.모인 돈으로 다시 환경에 의미있는 활동을 하고 싶어서 환경단체를 찾았던 것입니다. 이전에 녹색연합이 주최한 환경사랑생명사랑 캠프에 참가한 계기로 녹색연합을 알게 되었고, 특히 요즘 문제시 되는 4대강을 살리는 활동을 보고 녹색연합에 기부하게 되었죠.
이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안타까움 때문이었습니다. 삼학년 선배들이 졸업 후 교실에 펜, 독서대, 담요 등 저희 후배들이 탐낼 만한 진짜 좋은 물건들을 그냥 버리고 가더라고요. 그러던 중 중고품을 기증받고 다시 파는 가게에 대한 신문기사를 읽었고 마침 아름다운 가게를 방문한 것이 기억이났습니다. 성남외고에도 이렇게 물건이 다시 쓰일 수 있는 활동을 벌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이렇게 실행하게 되었죠. 결국, 후배들은 선배들의 물건을 받기를 원했고, 선배는 물려주고자 했으나 나누는 방법을 몰라 실천되지 못할 때, 에코위고가 직접 이러한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 것입니다.
에코스토어를 통해 크게 3가지가 이루어지길 기대했습니다.
l 환경보호:
사람이 물건을 생산하고 소비할 때 마다 환경문제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덜 생산하고, 덜 소비하고, 덜 페기하기 위해, 내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기부하고, 나눠 쓰는 것이 가능함을 보이고자 했습니다. 지금의 실천이 당장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더라도 이렇게 환경을 위해 함께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습니다.
l 나눔의 장
이렇게 환경을 생각하여 연 활동이 동시에 인간관계를 더 끈끈하게 맺어준다고 생각했습니다. 에코스토어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가게가 아니라, ‘추억과 마음을 이어주는 가게’이다. 선배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 좌절했지만 다시 마음을 다지고 시작한 책 등은 모두 선배가 후배를 위해 선뜻 내놓은 것인데 이러한 것들이 함부로 버리고 싶지 않았습니다.결국, 물건을 나누는 동시에 물건에 담긴 추억을 나누며 더 끈끈한 선후배 관계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죠.
l 미니멀 라이프
에코스토어를 통한 학생들의 참여가 ‘미니멀 라이프’를 위한 첫 실천이 될 수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미니멀 라이프란 물건에 종속되지 않고 주변 사람과 더 소통하며 삶에서 더 의미 있는 것에 집중하고자 하는 삶의 방식이라고 합니다. 미니멀 라이프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이들 미니멀리스트들도 물건을 기부하고 나눠쓴다고 합니다. 그래서 에코위고는 에코스토어가 미니멀라이프의 실천과 일맥상통하고 이로써 환경보호와 나눔을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에코스토어를 열었습니다.
선배들의 반을 돌며 기부해 줄 것을 홍보했고 선생님께서 도와주셔서 물건들을 한번에 기부받을 수 있었습니다. 기대한 것 만큼 선배들에게 우리의 뜻이 전달된 것 같진 않아서 아쉬웠지만 물건을 버리지않고 기부해주신 것 만으로도 감사했죠. 이 물건들을 다시 정리하고 품질을 일일이 확인하며 200~2000원의 가격을 매겼습니다.
저도 집안에서 쓰지 않는 게시판, 옷, 손수건, 담요, 심지어 엄마가 오래전부터 간직해오던 귀중품 보관함 등을 기부했지요. 그리고 아까워서 모아두웠던 쇼핑백을 친구들이 책을 담는 가방으로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친구들은 거의 새 문제집을 싼 값에 살 수 있고, 자신이 아는 선배의 책을 발견하며 감격해하였습니다. 정말 캠페인이 시작하는 시간전부터 대기하며 나중에 재빠르게 책을 사갈 정도로 에코스토어가 인기가 많았습니다. 책 뿐만 아니라 로션, 방석, 담요, 팔베게, 펜, 소설, 책꽂이, 책받침 등 여러가지가 있었죠.
친구들도 에코스토어를 연 것에 대해 매우 만족스러워 했고 선생님들께서도 오셔서 구경하고 딸에게 줄 옷을 사가기도 하고, 아이에게 읽혀줄 동화책, 파일 등을 사가셨습니다. 한 순간에 쓰레기가 될 뻔한 물건들이 이렇게 새 주인을 만나 빛나게 되는 시간이었고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환경을 위해 실천하는 삶이 그렇게 욕망을 절제하는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소통하며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 : 성남외고 에코위고(Eco. we go!) 동아리 박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