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춥던 1월 22일, 신입 활동가들은 최위환 활동가와 함께 인천녹색연합을 찾았습니다. 얼마 전 계양산 골프장계획 폐지 행정소송에서 인천시가 승소를 했다는 참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지요. 1998년부터 시작되어 끊임없이 이어져 온 롯데건설의 계양산 골프장 건설 계획이 한 번 더 무산된 것입니다.
2006년, 롯데가 골프장 건설을 위해 개발제한구역 2차 관리계획을 신청했을 때 계양산을 지키기 위해 높은 소나무에 올라 두 달 가까이 고공시위를 벌였던 활동가가 있습니다. 바로 인천녹색연합 신정은 활동가입니다.
사락사락 눈과 낙엽을 밟으며 신정은 활동가와 함께 계양산에 들었습니다. 눈이 살짝 쌓여있었지만 여러 시민들이 계양산을 찾은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녹지가 부족한 인천에 반드시 필요한 공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계양산은 수도권에서는 보기 드물게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청정지역이기도 합니다. 매 년 여름이면 반딧불이 축제도 열고 있습니다. 인천시에서 계양산을 시민들을 위한 산림휴양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 이 자리에서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시민들의 숨이 되어주겠지요.
당시 고공시위를 벌였던 자리를 찾아갔습니다. 신정은 활동가는 12m 높이의 소나무 세 그루 사이에 바닥과 지붕을 만들어 57일 동안 머물렀다고해요. 시위 당시 겪었던 일들과 느꼈던 감정을 신입활동가들에게 담담히 전해주었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던 밤의 두려움, 나무 밑에서 교대로 머무르며 시위를 함께했던 활동가들, 하루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주며 함께해주었던 자원활동가들, 나무와 하나가 되었던 어떤 날의 감정까지. 그 때가 벌써 2006년, 햇수로 8년 전이네요. 환경운동 역사의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무언가 벅찬 기분이었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금 배우게 되어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계양산을 내려와 인천 녹색연합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활동가들이 서로를 자연이름으로 부르고, 회원들이 자유롭게 왕래하며 먹을거리와 담소를 주고받는 친밀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특별히 ‘나무꾼’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님과 ‘퐁당’성은혜 활동가의 세미나가 기억에 남았는데요, 생태뿐만 아니라 역사, 문화, 사람까지도 아우르며 지켜야 할 가치를 찾아내고 지켜내는 생태보전활동 영역과, 모든 사람을 개별적 존재로 인정하며 의미있는 눈맞춤을 전하는 교육영역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활동가들의 열정과 신념이 느껴졌습니다. 앞으로 직업인이 아닌 ‘활동가’로서 제가 지녀야 할 마음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초심을 잃지 말자는 다짐도 함께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5년이 지나도 10년(^^)이 지나도 늘 열정 가득한 모습으로 찾아뵙는 신입활동가들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글 : 신입활동가 이다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