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④ 도심 속에서 울고 있는 맹꽁이

2014.07.02 | 행사/교육/공지

지구에서 20분마다 생물종이 한 종씩 영원히 사라질 정도로 생물종다양성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에 녹색연합은 2014 생물다양성 협약 당사국 총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것을 계기로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야생동물 10선>을 선정하여 생물종다양성의 중요성을 전합니다. 시민들이 함께 지켜야할 야생동물 이야기를 통해 생태적 감수성을 불러일으키고, 자연의 소중함을 전하기 위한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그 네번째 이야기로 도심 속에서 울고 있는 맹꽁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맹-, 맹-, 맹-"
비가 많이 오는 밤에 귀를 기울여 들어보자. 
장마철 알을 낳기 위해 몰려든 수컷 맹꽁이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맹-, 맹-, 맹-"
맹꽁이가, 우리 여기 있다며 울고 있다.
맹꽁이는 우리 곁에 있다. 점점 살 곳을 잃어가고 있는 양서류가 우리 곁에 있다.

 

도시화로 보호종으로 내몰린 양서류, 현재 그들은

양서류는 물속에서 아가미로 호흡하여 살아가는 올챙이 시기와 폐를 이용해 물 밖에서 살아가는 시기를 한 생활사에 모두 가지고 있는 무리이다. 그래서 물이나 육지 환경 중 어느 한곳이라도 살기에 적합하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려워 환경변화에 특히 민감한 종이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환경변화의 양상을 양서류 조사를 통해 감지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최근 20년간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으며 개발하기 쉬운 평야지대와 습지를 매립하기 때문에 양서류를 포함한 평야의 습지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생물들의 개체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벼농사 및 농작물 수확에 농약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였고, 논도 겨울에 물을 빼고 바짝 말려 땅 속까지 산화시킨 후 4월 경 모내기 직전에 물을 대는 농법으로 변하면서 물이 어느 정도 있는 논에 의존하여 살아가던 양서류는 더욱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양서류 중에서는 수원청개구리, 금개구리, 참개구리, 한국산개구리, 맹꽁이가 특히 큰 폭으로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 그 중 맹꽁이는 1989년 환경청고시 제89-5호로 처음으로 특정야생동식물을 지정할 때부터 선정된 후 5차에 걸친 개정에서 특정야생동식물에서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으로 명칭만 바뀌었을 뿐 계속 보호종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맹꽁이01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하여 보호중인 맹꽁이>  © 문광연(대전 중일고)

     

맹-, 맹-, 맹-, 여름 한철 맹꽁이와 친구가 될 수는 없을까?  

맹꽁이는 4월에서 11월 사이에 어두운 밤에 돌아다니며 먹이를 잡아먹으며 생활하며 낮에는 비교적 수분이 많은 흙 속이나 낙엽 속에 몸을 숨기고 있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일반인들이 맹꽁이를 감지할 때는 5-8월 사이 많은 비가 내려 일시적으로 웅덩이가 생기면 그곳에 알을 낳기 위해 모여든 수컷들이 “맹-, 맹-, 맹-”하고 울 때에나 맹꽁이의 존재를 감지한다. 더군다나 양서류를 조사하는 조사원들도 낮에 주로 양서류를 조사하므로 조사결과에 맹꽁이를 거의 기록하지 못하며 운이 좋게 맹꽁이 번식기에 어두울 때까지 조사할 경우 맹꽁이를 기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1989년 특정야생동식물을 지정할 당시에도 예전에 그렇게 많았던 맹꽁이였는데, 그 때까지 조사된 양서류 조사결과에서 전국의 몇 곳에서만 맹꽁이가 서식한다고 기록되어 있으니 맹꽁이의 개체수가 심각하게 줄었고 위험하다고 판단하여 특정야생동식물로 지정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최근 맹꽁이에 생활사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어 생활사에 맞게 맹꽁이를 관찰하게 되고 전국의 많은 분들이 양서류 특히 맹꽁이에 관심을 가지면서 예전에 비해 많은 수가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많은 지역에서 많은 수가 서식하고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최근 서울이나 대전 도심 한가운데에서 장마철에 맹꽁이가 너무 시끄럽게 운다는 민원이 들어오곤 한다. 맹꽁이는 원래 시골의 논이나 방치된 늪지에서 살아간다고 생각되었으며 개발된 도시에서는 대부분의 양서류가 모습을 감춘 상황이므로 멸종위기종 2급의 맹꽁이가 도심 한가운데 이렇게 많이 살꺼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 상황인데 의외로 많은 곳에서 맹꽁이들이 살아가고 있다. 심지어 맹꽁이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집 주변 웅덩이나 수로에 농약을 부어 맹꽁이를 박멸하려고까지 하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맹꽁이05

<우리 곁에 있는 맹꽁이>  © 문광연(대전 중일고)

 

맹꽁이04

<올챙이 상태의 맹꽁이 모습>  © 문광연(대전 중일고)

 

모서리만 있으면 수직벽을 오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맹꽁이

도심 한가운데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디귿자 수로에서 맹꽁이가 관찰되기도 한다. 콘크리트 수로의 맨홀은 조금의 비만 와도 쉽게 웅덩이가 형성되어 항상 물이 고여있는 웅덩이보다는 비가 온 후 형성되는 웅덩이에 산란하는 습성을 가진 맹꽁이에게는 생각보다 좋은 산란지여서인지 콘크리트 수로 안에 맹꽁이가 알을 낳은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수직벽이어서 맹꽁이가 콘크리트 수로에 빠져 나오지 못하고 죽을까봐 맹꽁이를 수로에서 꺼내주려는 노력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2012년 장마철 맹꽁이 조사 중 맹꽁이가 콘크리트 수로 위를 덮은 철망으로 맹꽁이가 오르는 모습을 관찰하였다. 맹꽁이는 수직벽의 모서리를 이용해 쉽게 오를 수 있어 콘크리트 수로 안을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었던 것이다. 엉금엉금 기어다녀서 벽도 잘 오르지 못할 것 같지만 생각보다 모서리를 이용하여 수직벽을 오르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도심 속 콘크리트 수로에 잘 적응하여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맹꽁이 서식지에서 인도와 차도 사이의 수직턱을 넘지 못하여 많은 수의 맹꽁이들이 죽음을 맞게 되는데 여기에 턱 높이와 같게 T자형으로 두 개의 모서리가 있는 거친 면의 장치를 놓아주면 모서리를 타고 오르는 능력을 바탕으로 많은 수의 맹꽁이들이 턱을 넘어설 수 있을 듯하다.

 

수로에 낳은 알

<콘크리트 수로 속에 낳은 맹꽁이 알>  © 김현태

 

콘크리트벽을 오르는 맹꽁이

<수직벽을 기어오르고 있는 맹꽁이. 모서리만 있으면 엉금엉금 기어오를 수 있다>  © 김현태

 

자전거 로드킬, 또 다른 위협요소로 나타나

서울 강서습지생태공원이나 대구 달성공원 주변 습지에는 많은 수의 맹꽁이가 서식하여 기온이 40도 가까이 올라가는 여름에도 표면에서 10cm 미만의 땅 속에서 낮을 보낸 후 해가 진 후 기어 나와 공원을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아 먹는다. 그래서 밤에 공원의 자전거도로나 인도에서 많은 수의 맹꽁이가 로드킬을 당하고 있다. 특히 산란기 이후 한 달 정도 지난 시기에는 알에서 올챙이를 거쳐 성체로 변태한 작은 맹꽁이 수백, 수천 마리가 웅덩이에서 나와 주변으로 이동할 때 많은 수가 로드킬로 죽고 있다. 강서습지생태공원에서는 이를 막기 위해 자전거도로 주변으로 위가 넓고 아래로 좁아지는 턱을 만들어 맹꽁이가 넘어오지 못하는 시설을 하였으며, 대구 달성공원에는 벽을 설치하였다. 그러나 서울에서는 주변으로 풀이 자라 덮으면서 맹꽁이가 풀을 타고 넘어오고 대구에서는 수직벽을 오르는 놀라운 기술로 일부가 넘어오기도 한다. 맹꽁이가 그곳을 넘어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하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는 것 같아 마냥 막기만 하는 것이 맹꽁이에게 미안하지만, 맹꽁이가 넘어오지 못할 벽을 만들 때에는 맹꽁이가 넘어오는 쪽으로 10도 이상의 경사를 주거나 15mm이상 튀어나온 난간을 만들면 대부분의 맹꽁이가 넘어오지 못하게 될 것이다.

 

대명습지 (3)

<대구 달성공원 주변 습지에서 맹꽁이 조사를 하는 모습>  © 김현태

 

대명습지 (5)

<올챙이를 거쳐 성체로 변태한 작은 맹꽁이들.. 자전거도로와 인도에서 많은 수의 맹꽁이가 로드킬로 죽고 있다>  © 김현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감소하는 우리나라 양서류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양서류 18종은 지금도 계속 환경변화에 의해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상황이다. 우리나라 양서류 18종은 최근 급격히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며 모두 보호를 위해 노력해야한다. 우리나라의 개발 속도가 세계 어느 나라에서보다도 빠른 점을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 양서류의 감소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 중에 하나일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우리나라 양서류 중 특히 논과 평야지대의 습지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양서류의 경우가 산과 계곡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양서류에 비해 급격한 개체수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다. 논에 거의 100% 의존하여 살아가는 수원청개구리, 금개구리와 논과 평야지대의 습지에 의존하는 참개구리, 한국산개구리가 대표적이다. 이들 종에 대해 현재의 전국 분포상황과 좁은 일정 지역을 대상으로 서식 개체군을 정확히 파악하고 향후 몇 년간 계속 같은 방법으로 조사를 하여 현재의 감소속도 및 경향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조사하여 그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살고 있는 환경이 얼마나 심하고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예측하고 파악해내야 한다.

 

맹꽁이를 비롯한 양서류에 대해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

현재 환경변화 뿐 아니라 기후변화와도 양서류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이야기되며 이로 인해 많은 나라에서 양서류를 대상으로 같은 장소를 장기간 조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우리나라의 양서류 상황에 대해서도 정확한 자료를 가지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에 장기적으로 우리주변에서 우리와 함께 환경변화와 기후변화를 같이 겪으며 살고 있는 양서류를 좀 더 자세히 관찰하고 기록하여야 한다. 그들이 현재 어떤 상황이며 얼마나 어려운지를 파악하다보면 분명 맹꽁이를 비롯한 양서류들이 우리에게 빨리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해라 라고 이야기해줄 것이다.

 

글:  김현태

 

김현태님은 서산고등학교에서 생물을 담당하고 있으며 새, 개구리, 뱀 등 야생동물을 좋아하여 전국을 돌아다니며 관찰하고 있다. 전주시민행동21, 대전충남녹색연합, 두꺼비친구들, 생명그물 등 전국환경단체들의 한국양서파충류보존네트워크 모임에서 우리나라 양서류 특히 북방산개구리와 맹꽁이를 대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산란시기의 변화양상을 조사하고 있다.

* *기획 표제어인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는 박노해의 시집의 제목입니다.

* 이 글은 한겨레 물바람숲에도 함께 실립니다.

 

<울음소리를 들어볼까요?>

내가 사는 곳 주변에서 울음 소리가 들린다면,

양서류와 함께 살고 있음을 늘 생각해주세요.

그리고 지켜주세요.

 

<맹꽁이 울음소리>

 

<두꺼비 울음소리>

<금개구리 울음소리>

 

<청개구리 울음소리>

 

<수원청개구리 울음소리>

 

 

<맹꽁이와 양서류를 지키기 위해서는?>

개구리 살리기에 함께해주세요.

애완동물과 식용으로 세계 야생개구리 15백만 마리(1988~2002)가 사로잡혀 세계시장에서 거래됐습니다. 인도네시아가 세계 개구리뒷다리 수출의 45퍼센트를 차지하고, 중국, 인도, 페루, 프랑스… 개구리뒷다리 시장으로 알려진 나라들입니다. 개구리를 더 이상 식용으로 먹지 말아주세요.

개구리와 두꺼비 로드킬을 막아주세요.

7억 대 차가 십년에 한 번씩만 개구리를 쳐도 해마다 개구리 7천만 마리가 길에서 죽는 셈입니다. 우리나라 로드킬 가운데 45.3퍼센트가 개구리입니다. 2006년~2009년 사이 국립공원 16곳 41개 도로에서 개구리 1801마리가 로드킬 당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로드킬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은 월악산 국립공원 597지방도로, 개구리이동표지판과 개구리생태통로와 담장이 필요합니다.

개구리, 두꺼비, 맹꽁이 조사에 참여하세요.

논 습지, 묵논 습지, 수로, 하천, 저수지, 웅덩이, 계류… 우리 동네 양서류는 어디에 살까요? 우리 동네 양서류의 산란과 서식분포 조사 기록에 참여해보세요. 한국양서파충류보존네트워크 누리방에서 조사 기록지 양식을 내려 받아 사용하세요.

4월 28일은 세계 개구리 보호의 날

미국 환경단체 ‘세이브더프로그스(Save the frogs)’의 대표 케리 크리거 박사는 개구리를 보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리는 날을 만들었습니다. 그는 2014년까지 미국 학교에서 개구리해부실험 금지를 요구하며 다양한 보호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밝힌 개구리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는 몇가지입니다. ‘올챙이는 물속 조류를 먹어 물을 깨끗이 지켜주고, 개구리는 사람 몸에 위험한 병을 옮기는 질병균, 해충을 먹고 지구빙하기와 소행성이 충돌했을 때도 살아남은 환경지표종입니다. 그리고 개구리는 멋지니까요.’

개구리를 지키는 이런 방법도 있습니다!

 1. 비 오는 날 운전은 천천히: 개구리가 이동하거든요.

 2. 수도꼭지를 잠그세요: 개구리도 물이 필요하니까요.

 3. 개구리가 사는 연못이나 정원을 만드세요: 개구리를 늘 볼 수 있어요.

 4. 양서류 생물학자가 되세요: 신비한 양서류의 세계를 알수록 잘 지킬 수 있으니까요.

<출처: 작은 것이 아름답다 (2012. 4월호)>

 

 

<맹꽁이와 양서류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이 곳을 참고하세요>
 

– 한국양서파충류보존네트워크 http://cafe.naver.com/koreafrog.cafe

– (사)두꺼비친구들 http://toad.or.kr

– 한국의 양서파충류 http://cafe.naver.com/yangpakor.cafe

– 세이브더프로그스 www.savethefrogs.com

 

 

 

20140330_022411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