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선택과 집중으로 작고 뾰족한 변화 만들기 – 이선욱 닷페이스 PD

2020.12.22 | 행사/교육/공지

[인터뷰]


선택과 집중으로 작고 뾰족한 변화 만들기 – 이선욱 닷페이스 PD

“절차는 민주적인 게 좋지만 결과에 다 담길 수 없는 거잖아요. 처음에 누군가 낸 기획이 뾰족하다 할 지라도 점점 깎이고 깎여서 뭉툭해지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큰 조직일수록 일과 역할을 확실하게 분화해야 합니다.”

이선욱 닷페이스 PD는 줄곧 환경문제를 다루는 영상을 제작해왔다. 기후위기, 플라스틱 등 환경에 대한 그의 지속적인 관심의 깊이는 뚜렷하고 적확한 컨텐츠에서 드러난다. 언택트가 강조되는 코로나 시대, SNS와 미디어의 영향력이 두각을 나타내는 시점에서 어떻게 이슈를 사회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을 지 물었다. 

온라인 컨텐츠에 대한 고민들

  • 녹색 – 자체제작한 컨텐츠의 한계가 느껴질 때가 있다. 물론 각 의제들이 어느정도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제도의 변화는 물론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 어려운 것 같다. 닷페이스는 어떤 지점을 고민하고 있는가?

이선욱 – 닷페이스에서도 내부에서 유사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기성언론과 차별성이 있다면, 닷페이스는 ‘솔루션을 뭐라도 만들어내보자’는 포인트를 잡고 있다는 것. 최대한 현실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변화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환경이슈는 특히나 점진적으로 접근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닷페이스 내부에서 잡고 있는 모토 중에 하나가 ‘작고 확실한 변화’이다. 목적은 너무 크기 때문에 목표설정이 중요하다. 이 시점, 이 단계에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많이 생각하려고 하고 있다. 그렇다고 잘 하고 있다는 확신은 안생겨서 앞으로 계속해서 집중하고 짚어내야할 부분인 것 같다.

좋은 예로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 일상회복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N번방 이슈에서 닷페이스가 발견한 문제는 ‘피해자가 본인 스스로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지점이었다. 이건 말이 되지 않는다. 불법 촬영을 통해 발생한 몇십억의 수익은 다른 곳에 쓰이고 피해자들이 자기 스스로 일상을 유지해가야 한다는 게 부당하다 생각되어 컨텐츠로 이어갔다. 우리가 문제를 근절할 제도를 만들어내지는 못하지만 펀딩을 통해 피해자의 생활안정 지원금을 전달했다. 이슈에 잘 들어맞는 기획 중에 하나라서 좋게 평가하고 있다. 대표님이 사용한 ‘작고 뾰족한 변화’ 라는 말이 중요하게 다가와서 계속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간단한 솔루션들이 없는 경우가 많아 고민이 된다. 

  • 녹색 – 이슈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당위성과 내용만큼이나 스토리 구성이나 컨텐츠의 미적요소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컨텐츠의 매력도를 높이는 팁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선욱 – 기후위기 비상행동과 협업하여 영상을 제작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핵심 요소로 곤충을 넣고 싶지 않았는데, 비상행동 측에서 제안을 해왔다. 이후 검색을 해보니 외래 거대 곤충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응이  부정적일지라도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을 강하게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섭고 혐오스럽게 표현한 곤충에 호기심이 드니까 썸네일을 클릭해서 들어오는 것이다. 어떻게 사람들의 클릭을 유도할 지 고민해야한다.

  • 녹색 – 닷페이스에서 주최한 온라인 퀴어 페스티벌 <우리는 없던 길도 만들지> 캠페인에 많은 사람들의 호응이 있었다. 영상 이외의 방식으로도 이슈를 알리기 위해 시도하는 편인가?

이선욱 – 닷페이스가 삼는 모델이 영상과 그 외의 매체, 둘 다 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영상제작 전문 조직이었는데, 현재는 컨텐츠 팀과 닷페피플 팀, 이렇게 두 팀이 운영되고 있다. 닷페 피플팀은 영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후원자인 닷페피플을 모집하거나 <우리는 없던 길도 만들지>와 같은 캠페인을 기획한다. 애매하게 같이 하다가 작년부터 팀을 나누었고 온라인 퀴퍼도 그 팀에서 나온 기획이다.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가능했던 건 사람을 갈아 넣었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랑 캠페인 기획하는 분들이 정말 힘들어했던 기억이 난다. 닷페이스는 리소스가 많은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기획이 나오면 말도 안되게 빠르게 실행으로 넘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면 된다. 이 조직 구조 특성상 가능한 일인 것 같다. 컨텐츠 영상도 아닌 것 같다고 판단하면, 딴 길로 방향을 바꾸는 등 전환이 가능한 편이다. 단점은 실무를 할 때 인원이 적다보니까 소수가 죽어나는 거다. 

  • 녹색 – 코로나19로 현장 활동 비율이 줄면서 온라인으로 활동을 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단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유튜브에 이어 틱톡 등 영상 매체 SNS채널 사용자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짧고 재밌는 영상이 주목받는 요즘 시대에 기획에 있어 유념할 부분이 있다면?

이선욱 – 아시다시피 채널별 성격이 많이 다르다. 유튜브와 트위터, 인스타는 각기 전혀 다른 동기를 가지고 사람들이 접속한다. 각 채널마다 다른 방법을 쓰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본 한 영상 컨텐츠의 기획이 매우 좋았는데 개인적으로 ‘이걸 왜 카드뉴스로 안 만들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에 담은 정보를 카드뉴스로 전달하면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에서 되게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영상이 오 분 동안 흘러가는데 그 속에서 정보를 찾으려니까 불편하게 느껴졌다. 빠르게 읽어내기가 힘든 느낌. 아이템마다 잘 통할 것 같은 형식이 있고, 플랫폼이 있는데. 그걸 잘 골라서 쓰시면 되지 않을까. 컨텐츠 개발을 전담하는 팀이 자연스럽게 그런 고민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영상이 대세라는 말을 하지만 꼭 그런것 같지는 않다. 물론 영상이 더 많이 도달되는 것은 맞지만 사진이나 이미지로 전달했을 때 확실히 더 좋은 것도 있다. 

청와대에서 의뢰받아 제작한 개헌 영상의 경우, 내용이 어려워 설명이 필요한 영상이라 어떻게 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을 지 고민했다. 당시에 유튜브에서 슬라임이 유행하고 있던 터라 슬라임을 이용하여 영상을 풀어냈다. 어려운 주제일 수록 말을 거는 방식을 쉽게 하려고 고민한다.

  • 녹색 – 녹색연합의 경우 각 사업부서에서 사업운영부터 일부 정보성 컨텐츠 개발까지 하고 있다. 각 사업부서에서 해당 의제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이 구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선욱 – 홍보 마케팅팀이 따로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닷페이스도 초기에 마케팅을 전담하는 사람이 별도로 있지 않았다. 하지만 조직이 커지고 다시 분화되면서 그런 역할이 요구되고 있고, ‘마케터의 역할을 존중해야한다’는 방향으로 내부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마켓팅하는 차원에서 포장하는 것과 원 제작자의 생각을 함께 존중하고자하는 느낌이다. 논의와 교류를 많이 하는 편인데, 조직이 작아서 할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다. 큰 조직에서는 그게 되게 어렵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소통은 별개의 문제이고, 큰 조직일수록 분화가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자동차를 예를 들어보면, 자동차 회사에는 많은 팀이 있다. 부품이 2만 개 가까이 있는데, 실은 마케팅하는 사람들은 상세한 부품을 다 몰라도 괜찮다. 엔진 만드는 사람이 광고를 하지 않듯, 광고는 마케팅 팀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잘 팔 수 있는 사람은 디자인하는 사람도 아니고, 엔진 만드는 사람도 아닌 것이다. 판매는 포장하는 사람의 몫이기에 그들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더, 의제에 집중하다보면 상황을 깊고 자세히 알게 되는데, 잘 아는 사람이 만든 컨텐츠는 오히려 시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워지기도 한다. 기초지식이 다르기 때문에. 일상에서도 잘 모르는 친구에게 어떠한 상황을 쭉 말하고나면, ‘다 모르겠고 그래서 이거라는 거지?’ 하고 중요한 핵심을 말해주기도 하더라. 그래서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따로 있을 때, 포인트를 잡아줄 수 있는 하나의 필터가 생길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녹색연합에서 최근에 만든 생분해성 제품에 관한 카드뉴스가 매우 좋은 컨텐츠라고 생각했다. 다만 나였더라면 첫 페이지에서 더 자극적이고 강한 느낌의 문장을 선택했을 것 같다. ‘친환경, 생분해 다들 좋은 줄 아는데 그게 아니었어?’ 한 문장에 기존의 생각이 깨어질 수 있는 문장. 바로 컨텐츠에 양념을 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양념치는 것을 자세히 설명드리기가 어렵다. 정리된 원칙이 있는 게 아니다. 알음알음 해보면서 이렇게 했더니 잘 되었더라, 망했더라 하는 노하우들을 같이 쌓아가고 있다. 진짜 감이 좋은 사람은 실험을 적게 하고도 잘 뽑게지만, 보통 사람들은 많이 해 보면서 감이 생긴다. 문제라면 그 감을 공유할 만한 자리, 기회가 없다는 것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자꾸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 같지만 컨텐츠 전담 팀이 있는 게 무조건 좋다고 생각한다. 감각은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을까.

  • 녹색 – 주제선정과 기획, 제작까지의 결정구조도 궁금하다. 각 피디의 권한과 닷페이스 조직일원으로서의 의무는 어느정도이며 이 구조가 최종적인 컨텐츠 구상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나?

이선욱 – 닷페이스는 각 피디의 자율성이 부여되는 구조이다. 의결체계가 따로 없고. 피디에게 맡겼을 때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고 보고 있다.

  • 녹색 – 닷페이스의 컨텐츠는 사회적 감수성을 갖추고 있다는 신뢰가 있다. 활동가들 사이에서도 감수성의 편차는 조금씩 있는데, 제작 시 가이드랄지 모두가 동의하는 방향을 설정해두나?

이선욱 – 닷페 피플을 처음 만들 때 목표가 그랬다, fit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안전한 커뮤니티가 되자고. 특별히 시스템까지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고려를 많이 하려고 한다. 안전한 커뮤니티가 되자고 하니까, 내부에서 그게 되게 중요해진 것 같다. 컨텐츠 제목 하나를 정하고, 썸네일을 정할 때도 논쟁을 되게 많이 하는 편이다. 예를 들면, 장애에 관한 이슈를 다루는데, 썸네일이나 제목에 ‘장애인이지만’ 이런 말을 쓰면 조회수가 엄청 많이 나올거라는 걸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지 않기로 모두 동의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논의 과정이 많이 필요했지만, 나중에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정도가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녹색 – 캠페인은 타겟과의 접점을 고려해야한다. 환경문제를 전혀 모르는 사람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또 관심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의 참여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려면 어떻게 해야할지도 고민이 된다.

이선욱 – 닷페이스의 컨텐츠는 차별성을 두고 만들어지고 있다. 이슈에 대해 이미 많이 알고 있는 닷페피플분들을 타겟으로 하는 영상과 일반 대중의 관심을 받는 컨텐츠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닷페피플을 대상으로 하는 컨텐츠의 경우 소재가 마이너하거나 조회수가 적을 때가 많다. 그렇지만 그런 컨텐츠일수록 닷페이스의 후원으로 이어지는 등 강력한 지지층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슈 확산 및 닷페이스 인식 확장을 위해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만한 컨텐츠는 확실히 조회수나 공유횟수가 높은 등 반응이 많다. 일상적이지 않고 많은 이들이 말하고있지 않은 주제로 닷페이스에서 컨텐츠를 만들 때는 주제에 관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본다고 가정하고 쉽게 접근하려고 한다.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물론 낙태죄 등에 관한 영상을 만들 때는 보다 전문적인 용어들과 비유들을 사용한다. 

시민단체와 환경운동의 방향

  • 녹색 – 환경운동 진영에서는 코로나가 위기이자, 야생동물 문제나 기후위기에 대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는데, 환경단체가 이 기회를 잘 이용했다고 생각하는가? 

이선욱 – 잘 못했던 것 같지는 않지만, 잘 살린 것 같지도 않다. 원인규명과 데이터에 대한 이야기가 확실하게 되어서 인수공통감염병, 야생동물로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하긴 했다. 관련 컨텐츠를 준비하고 있는데. 아무리 봐도 결론이 확실히 안 나오다보니까,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상반기에 코로나로 생계가 어려워지는 이들의 이야기가 많아지면서, 환경 이야기가 끼어들 틈이 없어보여서 조심스럽기도 했다. 

환경이슈를 다룰 때 참 시기를 많이 탄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날씨의 영향도 많이 받고. 예를 들어 폭염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비가 와버리면 컨텐츠의 유통자체가 안되버리는 상황이다. 미세먼지 많은 봄철에 아무리 날을 잡고 준비해도 그 날 날씨가 좋아버리면 그것도 안되는 것이다. 진짜 이게 시기도 잘 타고, 운도 잘 따라 주어야하는구나 싶다. 그래서 상황을 기민하게 잘 보면서 미리 준비가 잘 되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녹색연합이 준비는 다 되어있지 않나 싶다. 여러가지 문제를 정말 많이 오랜 기간 끌어 올렸지 않나. 기존의 환경단체들이 되게 역량이 있다고 생각해서 타이밍에 맞게 이슈를 잘 던져주시면 잘 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 녹색 – 환경문제가 더욱 중요해지고 인식이 확산되는 만큼 단체의 역할과 미션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환경단체에서 아쉽다고 느껴지는 점은 무엇인가?

이선욱 – 집중을 좀 하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대학 다닐 때 시민사회 운동론 수업을 들으면서 한국 시민단체의 문제 중 하나로 ‘백화점식 운동’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일하면서 보니까 진짜 백화점 식으로 모든 의제를 다 하고 계시더라.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그린피스가 사실 이슈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물론 역량만 되면 백화점식이 뭐가 문제인가. 다 할 수 있다면 상관없다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역량이 어느  한쪽으로 집중해야 될 때 그게 잘 안되는 것 같아 아쉽다.

사람들에게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면 불이 더 잘 붙을 수 있는데 왜 스위치가 좀 늦지? 이런 생각이 많이 든다.  내부에서 어떻게 의사결정이 돌아가는지 모르지만, 예를 들면 지금 플라스틱 문제가 이렇게 화두가 되었으면 조직적 역량을 더 투입해서 많은 사람들이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 녹색 – 환경운동 의제로 집중하면 좋을 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선욱 – 코로나 시국이 플라스틱 문제를 이야기하기에 너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너무 심각하게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이라서, 플라스틱 이슈를 제대로 뽀개고 가기에 적합한, 정말 강하게 뛰어들어야하는 기회인 것 같다.

  • 녹색 – 마지막으로 시민사회단체와 환경단체가 앞으로 활발한 대중운동을 하기위해 필요한 변화지점을 제안해달라.

이선욱 – 시민단체 성격상, 너무 민주적이다보니까 의사소통이 오래 걸리더라. 협업할 때 아쉬웠던 게, 구체적인 대책이 나와서 컨텐츠와 같이 소개하면 좋았을 텐데 결론이 못내 나오지못해 아쉬웠다. 기후위기 비상행동 뿐만 아니라 대체로 시민단체와 일을 할 때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아쉬움은 민주적인 건 되게 좋은데, 너무 합의가 안되는 점이다. 

절차는 민주적인 게 좋지만 결과에는 그게 다 담길 수 없는 거니까. 모든 것을 다 담으려다 보니까 처음에 어떤 사람이 낸 기획이 뾰족하다 할 지라도 점점 깎이고 깎여서 뭉툭해지는 경향이 있더라. 그런 걸 보면서 아쉬움이 있었다. 조직이 크면 클 수록 그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구나 싶다. 큰 조직일 수록 일과 역할을 확실하게 분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