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제10회 녹색연합 정기총회, 멈추어 다시 내다봅니다.

2021.03.15 | 행사/교육/공지

서울 남산 기슭 총회장을 예약하고, 함께 나눌 소박한 밥한끼를 준비하고, 회원들의 참석을 챙기는 전화로 분주한 3월. 제가 기억하는 지난 총회의 모습입니다. 총회는 의결할 안건만큼이나 우리의 만남이 아주 중요했습니다. 코로나 방역 상황은 만날 자리를 마련할 수도, 부추길 수도 없도록 총회 모습을 단번에 바꿔놓았습니다. 

지난 3월 13일에 열린 10번째 녹색연합 정기총회는 ZOOM이라는 낯선 매체를 활용해 온라인 총회로 개최되었습니다. 사전에 회원을 대표하는 대의원 참여 신청을 하고, 온라인 총회장에서 회원번호로 본인 참석 확인을 하고, 손을 들어 명확히 의결권을 행사하면서 회원의 의무와 권한의 무게가 그 어느때보다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여러차례 리허설을 거쳤는데도 통제할 수 없는 온라인 여건은  참여한 회원들이 컴퓨터 화면 앞으로 더 가까이 귀를 대게 만드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고요. 그 숨죽여 귀기울여 들었던 한마디가 ‘전환’이었음을 녹색연합 총회의 한 장면으로 기록하겠습니다. 

코로나와 기후위기는 잠시 멈추고, 돌아보고 내다볼 기회라는 조현철 의장의 인사가 모두의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지난해 2020년 전국 녹색연합 활동 결과를 영상으로 마주하면서 활동 매체가 달라지고, 힘을 쏟는 영역이 달라져도 절대 변하지 않을 녹색연합의 가치를 다시 확인합니다. 

녹색 가치를 활동으로 책임지고 이어갈 임원 진용도 새로 갖추었습니다. 조현철 대표는 상임의 역할을 내려놓고, 공동대표로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고, 윤정숙 대표가 새로운 상임대표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실무총괄자도 윤상훈 사무처장에서 정규석 사무처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지역 몫의 공동대표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백지화의 의지를 담아 설악 녹색연합의 박그림 대표가 맡고, 우경선 대표와 원정 대표는 연임하여 함께 합니다. 또 김현민 회계감사 역시 감사직을 이어가기로 하였고, 사업감사로 박근용 변호사를 새롭게 모셨습니다. 참석한 회원 모두 지난 4년동안 사업 방향을 세우고, 활동 현장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조현철 대표에게 감사인사를 전했습니다. 또한 지난 6년 임기동안의 실무 책임을 내려놓고, 활동가로 돌아간 윤상훈 사무처장의 다음 녹색운동을 응원했습니다.

왼쪽부터 조현철 공동대표, 정규석 사무처장, 윤상훈 전 사무처장, 윤정숙 상임대표

윤정숙 신임 상임대표는 ‘중요한 위기의 시기, 전환을 위한 방법을 회원들과 찾아나가겠다’ 밝혔고, 이에 구체적으로 정규석 신임 사무처장은 전국 녹색연합의 2021년 주요 과제로 기후위기 대응, 생물다양성 보전, 운영안정성 강화, 활동가 역량 강화를 꼽았습니다. 또한 환경 운동 지형이 변하고, 플랫폼이 진화해도 녹색연합의 사명은 변하지 않음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2021년 전국 녹색연합의 예산안은  지난해보다 조금 더 상향된 수준으로 계획했음을 이야기하고, 지난해 내/외부 회계감사 결과에 따라 법적 정합성에 맞게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집행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사업계획안과 예산수립안 대로 의결되었습니다. 

다음 안건으로 본부, 지역 조직, 전문기구 활동가들을 아울러 꾸린 ‘30주년 비전위원회’에서 상정한 ‘4대강령 다시쓰기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30년 전 만들어진 녹색연합 ‘4대강령’을 지금의 언어로 다시 쓰자는 안입니다. 모두 ‘30주년 비전위원회’의 제안 취지와 개정 방향에 공감하며, 세부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종 개정은 상설 의사결정기구인 전국운영위원회에 위임을 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기타안건 제안 요청에 온라인 회의장과 유튜브 송출 채팅창을 통해 나온 의견을 구별없이 함께 나눕니다. 조직구조가 4대 강령의 의미가 드러나도록 갖춰지면 좋겠다는 의견과 녹색연합의 사회적 영향력이 약화되는 아쉬움과 함께 기후위기 시기, 사회 대전환의 목소리를 크게 내어달라는 당부도 있었습니다. 또한 유튜브 채팅창에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대응이 주요 사업으로 다뤄지지 않은 아쉬움이 언급되었고,  총회 진행에 수어 통역이나 자막이 없는 점을 개선해달라는 요청도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의 녹색연합을 위한 귀한 의견 고맙습니다. 

총회의 마지막은 서한수·박성희·서여울 가족, 조재은 회원, 이옥선 회원에게 아름다운지구인상을 드리고, 광양만 녹색연합 이재민 전 상임대표와 윤상훈 전 사무처장에게 감사패를 드리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올해 녹색연합은 시작한지 꼭 30년이 됩니다. 한 세대 동안 환경 현장에서 쉼없이 뛰어왔으니 다시 매무새와 짜임새를 가다듬을 때입니다. 당위와 조급함보다 분별과 여유를  놓치지 않겠습니다. 본질과 원칙은 선명하되 방식은 다양성과 유연성을 놓치지 않겠습니다. 늘 그래왔듯이 현장에서 답을 찾고, 끝까지 현장에 남겠습니다. 조민호 회원님이 올려주신 녹색연합 4행시를 공유하며 2021년 녹색연합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녹/ 녹슬지 않은 당찬 기운으로

색 / 색다르고, 아름답게

연 / 연대하고, 참여해요. 

합 / 합창해요! 우리 모두의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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