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후기][새:친구5기] 새들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구했다

2021.11.10 | 생명 이동권, 행사/교육/공지

새들에게 자유로운 하늘길을 선물한 새:친구 5기!

유리 구조물은 사람 눈에는 반짝반짝 아름다워 보일지 몰라도, 새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장벽일 뿐입니다. 녹색연합은 새들의 생과 사를 가르는 유리벽에 생명의 점을 찍는 활동을 3년째 이어오고 있는데요.

올 여름이 시작될 무렵 새:친구 4기와 함께 다녀왔던 649번 지방도 충남 서산시 인지면 야당리 구간. 가을 산이 단풍으로 알록달록해진 시월의 마지막 토요일에 새:친구 5기와 다시 한 번 찾았습니다. 미처 다 붙이지 못한 방음벽 구간에서 여름 동안 매달 80~110마리의 새가 죽어갔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인데요 (스티커를 붙인 구간에선 같은 기간 사체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광주에서, 대전에서, 부산에서, 인천에서… 전국 각지에서 모여 열정적으로 활동에 임한 새:친구 5기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김윤전 선생님으로부터 새 충돌 현황과 모니터링 방법에 대한 강의를 듣고 기념 사진을 찍었어요.

?권지홍 님의 후기?

아빠가 녹색연합에서 주최하는 새 친구 프로그램을 같이 하자 길래 하겠다고 했다. 처음에는 그냥 유리창에 스티커를 붙여서 새들을 살리는 건 줄만 알고 별 생각 없이 동의했다. 그 후에 줌으로 2시간짜리 실시간 강의도 듣고 이 프로그램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됐다. 사람들이 만든 유리 구조물 때문에 안타깝게 죽는 새들이 너무 많았고, 사람들이 나선다고 해도 여전히 많은 새들이 죽어간다는 것 등등을 알게 됐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한 문제였다. 좀 더 진지해질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이튿날 아침 버스를 타고 충남 서산으로 갔다. 우리가 스티커로 채워야 할 유리 방음벽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그래도 일단 해보기로 했다. 스티커를 붙이기 전에 먼저 녹색연합 활동가 분들이 나눠주는 점심 도시락부터 먹었다. 채식 도시락이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녹색연합에서도 준비를 꽤 많이 한 것 같았다. 배를 채우고 간단한 교육을 받은 뒤 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이어서 그랬는지 나는 조금 서툴렀다. 스티커를 제대로 붙이지 못해 새들이 유리 방음벽을 피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스티커 붙이는 일이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걱정도 사라졌다. 원래 하기로 했던 곳과 맞은편 유리 방음벽까지 4시간 정도가 걸려서 스티커를 모두 붙였다. 하루 종일 걸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놀랐다. 여러 사람이 함께 협동하면 이렇게나 효과적인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에는 간단한 퀴즈를 맞혀 상품도 받았다. 집으로 돌아갈 무렵에는 넓게만 보이던 방음벽이 스티커로 가득 채워져 있는 것을 보고 보람을 느꼈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는 계속 퍼 잤다. 몸이 피로했다. 그래도 이런 것만으로 새들을 살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사람들 때문에 죽어가는 새들을 사람들이 살리려고 노력한 것이다.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고, 새들이 죽어나가면 결국 우리에게도 영향이 온다. 즉, 새들을 구한 게 아니라 우리 자신을 구한 것 같다. 어찌 보면 웃긴 일이다.

새 충돌 방지 스티커는 이렇게 붙입니다.

?안지혜 님의 후기?

안녕하세요 새:친구 5기에 참여한 안지혜입니다. 저는 방음벽에 새 충돌 방지 스티커를 부착하는 봉사에 대해 여러 번 듣고, 후원도 하며 ‘언젠가 직접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는 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친구가 DM으로 보내온 새:친구 5기 모집 포스터!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구나 싶어 저는 바로 달려가 신청 폼을 작성했습니다. 서산에서 봉사가 진행된다고 해서 너무 멀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압구정역에서 다같이 출발하는 버스가 있어서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또 전날에 교육을 들으면서 새 충돌 현황과 모니터링 방법을 사례 형식으로 재밌고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집중해서 필기해 가면서 들었어요. 새를 사랑하면서도 새 충돌 문제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했는데, 활동 전에 교육을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대망의 활동 당일!! 아침 8시 압구정역에서 모여서 안전하게 발열 체크 하고, 새 충돌 방지 내용이 작게 그려져 있는 귀여운 마스크를 받아서 착용했습니다. 두 시간 조금 안 되는 시간을 이동하니 벌써 도착이라고 해서 맛있는 비건 도시락도 든든하게 먹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녹색연합 덕분에 비건 도시락 입문했습니다ㅎㅎ) 방음벽으로 이동하기 전에 선생님께서 하루에 2만 마리, 1년에 800만 마리의 새들이 방음벽에 충돌해 죽는다고, 제가 눈을 한번 깜빡 감았다 뜰 때 마다 생명 하나가 방음벽에서 사라지는 거라는 얘기를 해주셨어요. 그래서 저는 이 방음벽이 새들의 무덤이 되지 않도록, 오늘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런데 방음벽을 닦을 수 있는 걸레를 준비해오라고 하셔서 방음벽이 엄청 더러울 줄 알고 걸레를 여러 개 챙겨 갔는데, 물로 한번 씻어 낸 후에 물기를 닦는 용도로 사용하는 거라서 하나만 있으면 되는 거였더라고요^^ 아무튼 25명 정도의 인원이 팀을 나누어 각자의 자리에서 방음벽을 닦고, 점을 찍고,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을 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팀워크가 좋은 팀은 오랜만에 만나 봤어요. 순식간에 방음벽이 깨끗하게 닦여 있고, 점이 찍혀 있고… 그래서 저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을 했습니다. 재밌었어요! 테이프를 붙였다가 떼어낼 때 쾌감도 있었고요. 처음 만나는 분들과 대화가 잘 통하고 손 발이 착착 맞았던 건 다들 한 마음 한 뜻으로 새들의 안전을 간절히 바랐기 때문이겠죠? 중간 중간 귤이랑 스낵바를 주시고, 마지막 즈음엔 녹색연합 선생님들이 ‘다들 일을 너무 잘하셔서 금방 끝났다’면서 폭풍 칭찬을 해주셔서 끝까지 즐겁게 임할 수 있었습니다!

활동을 하는 내내 테이프를 붙이면서 이 작은 스티커들로 새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는 게 다행스럽게 느껴졌어요. 테이프 한 롤의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 것을 듣고 놀랐지만, 그래도 이렇게 방법을 찾아내서 새들을 구하는 녹색연합 선생님들에게 감사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으면 좋겠고, 저는 새:친구 6기가 열린다면 꼭 다시 참여할 생각입니다! 한번 새:친구는 영원한 새:친구 맞죠? 녹색연합 파이팅! 

거의 300m에 달하는 길고 긴 방음벽에 스티커를 다 붙였어요!

?이정인 님의 후기?

평소에 환경에는 관심이 있었으나 새와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저 새를 사랑하는 친구 한 명이 떠오르는 정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에 녹색연합의 유리창 충돌 방지 활동 포스터를 보고 곧장 그 친구한테 연락을 했다. 친구는 단숨에 참여 신청서를 작성했고 나도 그 덕분에 같이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함께 다녀오게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하루에 2만 마리, 1년에는 800만 마리의 새가 유리창에 부딪혀 죽고 있다. 우리가 하루에 눈 깜빡이는 횟수가 2만 번 정도라고 하니까 눈을 깜빡이는 순간마다 새가 죽고 있는 것이다.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방음 유리창에 스티커를 붙이는 일이 마냥 신기하고 즐겁기도 했지만, 유리창에 부딪힌 새의 자국을 발견했을 때는 심각성이 더욱 와 닿기도 했다.우리는 우리가 만든 끔찍한 일들에 책임지고 해결하려 노력해야 한다. 스티커를 붙여서 새들이 유리창을 피해가게 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근본적으로 인간의 편의나 미관 상 디자인을 위해서 유리창이 사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번 활동을 통해 이런 이슈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바꿔나가고 싶다는 결심이 생겼다.

새 충돌 방지 스티커를 붙인 후의 유리창. 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새에게 ‘이 곳은 길이 아니야’라는 신호를 주고 있어요.

글·정리 | 녹색이음팀 유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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