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지키고 환경을 지키는 진짜 “빨래~끝!”

2009.04.02 | 행사/교육/공지

하얀 옷은 더욱 하얗게, 색깔 옷은 더욱 선명하게 해준다는 세탁용 세제를 듬뿍 넣고 세탁기를 돌렸지만, 광고는 아직 끝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진짜 “빨래~ 끝-!”이 되려면 세제만으로는 빠지지 않는 숨은 얼룩까지 말끔히 없애주고 섬유 올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균을 없애며 또한 냄새까지 말끔히 잡아주는 산소계표백제의 사용을 권합니다. 또 다른 광고는 빨래의 끝에 향기를 더하고 정전기를 없애는 섬유유연제의 사용을 추가합니다. 그러나 광고 속 새하얗게 빛나는 깨끗함 뒤에는 피부질환, 수질오염, 환경호르몬 등의 문제가 숨어있습니다.

“좋지 않은 건 알지만…”



합성세제의 주성분인 인공계면활성제는 자연 상태에서 잘 분해가 되지 않는 물질입니다. 옷에 남아 피부막과 각질을 손상시켜 습진과 발진을 일으키고, 하수구를 통해 강으로 흘러들면 햇빛과 산소의 공급을 차단시켜 강의 자정 능력을 감소시킵니다. 합성세제는 정수처리과정에서 응집작용을 방해해 침전이 잘 이루어지지 않게 합니다. 합성세제로 오염된 물의 정수가 그만큼 어렵게 되는 것이지요. 또 일부 합성세제의 성분은 몸 안에 들어오면 심각한 공해병을 일으키는 중금속의 흡수를 촉진시키기도 합니다.
다행이 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지면서 합성세제가 나쁘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시지요. 새삼 말하지 않아도 ‘천연성분’ 들어있는 세제를 고르시는 분도 많아졌고 예전엔 생협 같은 곳에서만 구할 수 있었던 친환경세제들을 큰 슈퍼마켓 같은 곳에선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합성세제와 표백제, 섬유유연제는 집집마다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세제입니다. 얼룩을 지우기 위해, 겨울철 정전기를 없애기 위해 ‘좋지 않은 것은 알지만 어쩔 수 없는’ 생필품으로 여겨지고 있지요. 세탁용 세제의 주성분인 계면활성제는 비누(지방산계), 석유계, 식물계로 나뉩니다. 이 중 식물성 계면활성제가 물속에서 분해가 빨리 되고 유기물오염부하량(물 속 미생물이 분해할 수 있는 유기물의 정도)이 적어 수질오염이 상대적으로 덜 합니다. 수질오염의 주범은 석유계 계면활성제를 사용한 합성세제입니다. 비누는 분해는 빠르지만 유기물오염부하량이 합성세제보다 높다고 하니 세제를 선택할 때엔 식물성 계면활성제를 사용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성분 표시를 꼼꼼하게 살피는 습관이 중요하겠지요.

드라이클리닝 하지 않는 지혜

겨울옷은 물과 열에 약한 모직 섬유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유난히 드라이클리닝 할 경우가 많습니다. 드라이클리닝 용제에는 솔벤트, 벤젠, 퍼클로로에틸렌, 톨루엔, 트리클로로에틸렌 등의 독성화학물질이 들어있습니다. 이들 물질은 대기와 수질 오염을 일으키고 옷에 남아 피부와 호흡기에 자극을 줍니다. 특히 트리클로로에틸렌은 미량이라도 계속 들이마시면 피로와 무력감, 피부염을 일으키며 장기간 흡입하면 면역기능 약화, 간 손상, 정신 손상, 기억력 저하, 우울증을 일으키고 암의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특히 지방질이 높은 뇌와 신경세포가 해를 입기 쉽습니다. 이 물질은 미국 환경 보호청이 지정한 ‘주요 유해 물질’에 속합니다.
드라이클리닝이 발명되기 전, 귀족들이 파티를 즐기고 들어오면 하인들은 옷을 소매와 깃 등을 모두 분리해 세탁한 후 다시 이어 붙였다고 합니다. 여러 재질을 쓰기도 하니 부위마다 수축정도가 달라 한꺼번에 빨았다간 옷을 망칠 수 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요즘 입는 옷들이라고 사정이 다르진 않지요. 내키지 않지만 옷을 오래 입기 위해서 드라이클리닝을 하게 되는데, 고민하기보다 되도록 물세탁이 가능한 면과 마 같은 천연섬유를 고를 것을 권합니다. 또 옷을 구입할 때 판매원이 한번만 드라이클리닝하고 손빨래하라고 얘기했다면 그냥 처음부터 손빨래를 하셔도 괜찮습니다. 옷의 성분이 변하는 건 아니니까요.

고수의 빨래법



식물성계면활성제로 만든 친환경세제와 드라이클리닝이 필요 없는 옷을 고르셨다면 이미 당신은 멋진 녹색생활을 시작하신 겁니다. 덧붙여 세제를 사용하지 않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진정한 빨래 고수에 도전해 보세요.

  • 천연세제 : 세탁기에 EM발효액 500ml와 식소다5큰 술을 넣어 세탁세제 대신 사용합니다. 식소다는 때가 잘 분리될 수 있도록 돕지요, 물에 먼저 녹여 사용합니다.
    EM은 유익한 미생물을 뜻하는데 공주녹색연합(www.greengongju.org)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 심한 얼룩이 있다면 : 글리세린을 적시고 식소다를 뿌린 다음, 식촛물을 분무기로 뿌려주면 부글거리면서 때가 빠집니다.
  • 섬유유연제 만들기 : 물4컵 + 식소다20g + 식초100ml + 기타 레몬즙
    물을 냄비에 붓고 끓이다가 미지근한 정도가 되면 소다를 넣고 풀어줍니다. (튀어 오르므로 조심)
    다 풀어지면 식초를 넣고 식혀서 병에 담고 일반섬유유연제처럼 사용하세요.
  • 소다를 세제삼아 쓴다면 섬유유연제도 필요 없답니다.
    그리고 섬유유연제로 식초만 몇방울 떨어뜨려도 효과가 있어요.

글 : 문은정 (녹색연합 시민참여국)
일러스트 : 엄정애 (녹색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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