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에 관한 불편한 진실

2009.04.02 | 행사/교육/공지

패스트패션이 유행이다. 빠르게 만들어 빠르게 먹는 패스트푸드처럼 옷도 유행에 민감한 상품을 1-2주 단위로 빠르게 출시하고 저렴한 값에 소비자는 기분내키는 대로 손쉽게 여러 벌씩 구입해  몇 번 입다 싫증나면 버린다.



중국과 인도등지의 저렴한 재료비와 싼 인건비에 힘입어 생산원가를 낮추고 더 많이 더 빨리 생산하는 패스트패션은 한 장에 500원짜리 티셔츠부터 2-3만원대 정장까지 저렴한 값을 무기로  위세를 떨치고 있다. 일본의 관광객들은 해외여행을 할 때 한 번만 입고 버릴 옷을 사기도 한다니 옷이 마치 일회용품이 된 듯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옥션과 지마켓 등 오픈마켓이 활성화되면서 중국산 저가의류들이 옷 시장을 대부분 점유해 소비자들은 기분내키는 대로 옷을 사고 쉽게 버린다.
이처럼 패스트패션의 유행으로 의류 소비가 늘면서 버려지는 옷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영국에서는 한 사람이 한 해 30kg의 옷을 버린다고 한다.

옷은 생산과 가공과정에서 많은 화학물질이 사용되며 환경에 부담을 준다

면은 생산원가가 적어 가장 널리 사용되는 섬유이지만 면을 만드는 재료인 목화는 국내에서 거의 재배되지 않고 대부분 수입된다. 유전자 조작 목화 재배도 미국, 캐나다 뿐만 아니라 인도와 중국등지에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목화는 재배할 때 화학비료와 농약도 많이 사용되어 수질을 오염시키고 재배과정에서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한 작물이다. 전세계 농약과 화학비료의 30%이상이 목화재배에 사용되고 있다.
목화재배는 사막화를 초래하기도 한다. 식량을 위해 재배하는 작물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재배하는 경제 작물인 목화는 중국과 인도, 구 소련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수십만, 수백만평 규모등 대규모로 단일 경작된다. 이를 위해 강의 물줄기를 강제로 돌려 물을 공급하는 바람에 하류로 갈수록 강의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 하류는 사막화가 일어난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걸쳐져 있는 아랄해는 50년전에는 풍부한 생태계가 살아있는 세계 3위 규모의 육지로 둘러싸인 바다였지만 현금화가 가능한 목화재배를 위해 아랄해로 흘러드는 강의 물줄기를 강제로 돌리면서 현재는 수량이 예전의 10%로 줄어 말라버린 바다가 되었다. 그러면서 염도가 높아지고 각종 중금속과 농약으로 오염되어 거의 생태계 재앙 수준의 죽어버린 바다가 되었다. 아랄해에 살던 물고기들이 전멸했고 주변에 살던 어민들은 이전보다 질병발생율이 30배이상 늘었다.
반면,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면제품은 환경과 건강에 좋지만 값이 매우 비싸고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 공급이 한정되어 있다. 또 유기농 목화와 실을 수입하고서도 천을 짜고 염색, 표백하면서 보통 다른 면직물처럼 화학약품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유기농 면을 구입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또 다른 천연섬유인 견, 모와 같은 동물성 섬유는 관리와 보관이 까다로워 세탁시에는 드라이클리닝을 해야한다. 드라이클리닝에 사용되는 솔벤트등 유기용제는 수질오염을 일으키고 옷에 잔류하면 피부에도 자극을 주어 피부염을 일으킨다. 또 섬유가 약해 쉽게 상하고 수명이 짧다.
폴리에스테르와 같은 화학섬유는 수명이 길고 관리가 쉽지만 석유에서 만들어지는 화학물질이다. 생산과정에서는 옷감무게 10배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폐기후에는 자연분해되지 않아 환경을 오염시킨다.

천연섬유와 화학섬유 모두 생산과 가공과정에서 많은 화학물질이 사용되는데 섬유의 가공도 표백제와 형광증백제, 화학염색에서부터 방염, 구김방지, 정전기방지, 신축 가공 등 그 종류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러니, 한번 생산된 옷은 그 수명을 다 할 때까지 오랫동안 사용해야 한다. 또 사용하는 동안 생산과 가공과정에서 사용한 화학물질이 빠지게 되고 생산시 필요한 화학물질을 줄이는 게 되므로 환경과 건강에 도움이 된다.

옷, 이렇게 하면 좋아요



  1. 옷을 구입할 때 크게 유행을 타지 않고 내구성이 좋은 것으로 고른다. 너무 싼 옷을 사면 쉽게 튿어지거나 옷이 늘어나 수명이 짧다. 약간 비싸더라도 튼튼한 옷을 구입해 오래 입는 것이 더 경제적이다.

  2. 금방 작아지는 아이들 옷은 물려 입거나 중고매장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요즘 옷은 원단 질이 좋아 손질만 잘해두면 새 옷 같다.
    구입할수 있는 곳 : 아름다운 가게(www.beautifulstore.org), 구세군 희망나누미 등

  3. 유행이 지난 옷을 리폼해주는 리폼매장도 인기다. 집에서 간단히 리폼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강좌도 문화센터마다 마련되어 있다. 버리기 전에 고쳐 입을 수 있는지 잘 살펴본다.
  4.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버려야 하는 옷이라면 옷과 이불만 분리수거 하는 수거함이 주택단지마다 마련되어 있으니 그곳에 분리배출하면 좋다. 깨끗한 옷은 손질해 다른 나라로 수출하고 그러지 않은 옷은 부직포와 농업, 공업용품의 재료가 된다.

글 : 신근정 (녹색연합 조직국)
일러스트 : 엄정애 (녹색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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