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회원] 성락원, 몽골, 도시락에 대한 이야기 / 정태성 회원

2003.07.07 | 행사/교육/공지

1.
성북동에서 만난 정태성 회원은 건강하고 밝은 분이다. 5년 전부터 녹색연합 회원이시고, 성북동에 이사온 지는 10년이 되었다고 한다.
일터도 집 근처이고, 환경에 관심이 있으시다보니 자연스레 주변을 관심 있게 보게 되는데, 친환경적인 눈으로 보자니 불합리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고 안타까워하신다.  정릉 넘어가는 골프장 앞 포장도로가 생기기 전에 성북동의 한국가구박물관 공사장과 독일대사관 옆 계곡에는 가재가, 주변으로는 꿩이 참 많았다고 한다.


이제 가재들은 자취를 감추었고, 꿩들 먹으라고 배드민턴장 근처에 콩을 뿌려주던 기억은 불과 10년이 되기 전에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버렸는데…
성북동지역에는 공원이 필요하고 가까운 곳에 성락원과 같은 아름다운 곳이 있으니 이 일대가 공원으로 조성되었으면 한다는 정태성회원님의 강한 소망!  알아보니 성락원은 의친왕의 별궁으로 사적378호로 지정되어 잘 보존된 곳이고, 내년 즈음이면 일반에게 개방될 것이라고 한다.

2.
몽골은 우리 민족의 시원이 연결된 곳, 고구려의 시조인 고주몽 유적과 고구려의 위대한 왕 광개토대왕의 자취가 있는 곳이다.
정태성 회원은 어느 몽골유학생과의 친분으로 몽골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몽골 사람들의 친환경적 삶의 태도에 여러 감흥을 느꼈다고 한다.

“몽골인들의 자연환경에 대한 의식과 일터에서의 근무조건 등은 우리보다 앞서있습니다. 몽골 여행기간동안 몽골 안의 3000km를 달렸는데, 넓은 벌판의 어느 곳에도 쓰레기를 함부로 버린 사람도, 버려진 쓰레기도 없었죠. 천혜의 신비로운 자연이 자신들의 자산이며 삶의 뿌리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그렇기에 소중하게 다루는 것 같습니다. 지하수를 개발할 수 있지만, 있는 물을 아껴 씁니다. 한 컵의 물로 세수를 마칠 정도로. 전통적인 생활양식을 따르는 것입니다.”

몽골은 외국 기업과 이벤트 유치를 적극적으로 다루는 행정관리에서부터 자국의 자연환경에 대한 자세가 남다르다며, 우리나라도 공무원들의 엄격한 자세와 자연환경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정태성 회원은 힘주어 말씀하신다.
몽골어로 ‘사담 거스’는 ‘무지개의 나라’라는 뜻으로 우리나라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중국과 일본보다 한국에 대한 친근감이 유독 광범위하고 깊다고 하는데, 울란바토르까지는 서울에서 비행기로 3시간.

3.  
이야기는 멀리 내몽골 고비사막에서 다시 성북동으로 돌아왔다. 녹색연합 사무실이 둥지를 튼 곳. 서울 도심에서 가까우면서도 자연과 함께 어울려 있는 곳. 이곳 성북동의 문제를 함께 토론하고 실천할 수 있는 [성북지역모임]의 필요성이 언급되었다. 믿을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조만 간에 첫 지역모임이 있을 것이라고 하니, 정태성님의 활약이 기대된다.  

성북동의 서울성곽으로 올라가는 길이 여러 기사식당의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는 현실을 예로 드시면서, 먹거리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이지만 문화유적지에 대한 배려를 접어 버려서는 안 된다며, 여기에 공무원과 결정권자의 친환경적이고도 엄정한 자세가 필요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신다.

또한 정태성 회원이 녹색연합회원들에게 전하는 바, 집 밖의 좋은 공원이나 문화재 나들이를 할 때는 소풍나선 그 기분 그대로 도시락을 이용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것이다. 자신이 먹을 만큼 준비하고 준비한 것을 깨끗이 먹는 것. 도시락문화가 생활화되면 생태계의 주오염원인 산과 유적지에 무분별하게 들어선 식당들이 줄어들지 않겠냐는 섬세한 지적. 정태성 회원님의 섬세함이 성북지역을 더욱 짙고 푸르게 하기를…

글 :정혜영(녹색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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