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녹색순례 1일차] 갯벌과 도로의 경계에서 | 빼앗긴 갯벌에도 봄은 온다

2026.04.09 | 녹색순례-2026

오늘 녹색순례단은 부안에 모여 줄포만 둘레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비바람이 세차게 부는 거친 날씨에 여러 생명들도 모습을 감춘듯 했지만, 눈높이로 나는 갈매기들과 묵묵히 제 모습을 드러낸 갯벌이 순례단을 반겨주었습니다.

새만금보다 남쪽으로 15km 정도 아래 위치한 줄포만 갯벌은, 그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연안습지보호지역이자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곳이기도 합니다. 갯벌은 다양한 이들이 함께하는 삶의 터전입니다. 새는 갯벌 위를 날고, 게는 갯벌을 걷습니다. 사람은 갯벌 옆에서 소금을 만들고, 삶을 꾸려갑니다. 갯벌과 도로가 만나는 경계를 따라 걸으며 생각했습니다. 갯벌에서 만나는 우리는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를요.

그러나 이런 고민을 할 기회조차 빼앗긴 이들도 있습니다. 새만금 간척 사업으로 인해 사라진, 또 사라질 위기에 처한 갯벌들이 그렇습니다. 줄포만을 걸으며 새만금을 떠올리게 되는 이유입니다. 그저 ‘운 좋게’ 남아있는 갯벌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갯벌에서의 삶을 가꾸는 더 나은 방식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맴돌았습니다. 줄포만과 새만금과, 이 바다를 공유하는 많은 이들과 함께 말입니다.

글 | 박상현 (녹색순례단 1모둠, 녹색연합 정책팀)

사진 | 이숲 (녹색순례단 기록자, 녹색연합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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