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녹색순례 6일차] 자연과 우리의 관계 | 빼앗긴 갯벌에도 봄은 온다

2026.04.15 | 녹색순례-2026

녹색순례 6일차, 머물렀던 군산시 월명동을 떠나 금강 하구둑으로 향했습니다. 전라북도에서 충청남도로 넘어가는 날, 그 경계는 비단처럼 아름답다는 금강입니다. 두 지역을 잇는 다리까지 걷는 동안 강 주변 뻘밭에는 먹이를 찾는 다양한 도요새들과 갈매기의 바쁜 걸음이 이어졌습니다. 자동차 소음이 심한 대로변이지만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이 대견했습니다.

계속 걷다보니 갑자기 강폭이 넓어졌습니다. 금강 하구입니다. 이곳에는 용수를 확보하고 염해 피해를 방지한다는 목적으로 1990년 금강 하구둑이 완공돼 강물과 바닷물이 자연스럽게 섞이는 기수역이 사라지면서 풍부하던 생물다양성이 감소했을 뿐 아니라 주변 동네도 흩어졌습니다. 이곳이 자연스러운 모습을 찾을 수 있는 날은 언제일까요?

충남 서천군에 들어와 금강을 따라 계속 걸었습니다. 많은 생명들의 보금자리인 갈대밭에서 고라니가 튀어나오고 길에는 너구리가 모아둔 똥무덤이 있었습니다. 며칠전 비가 온 탓인지 지렁이도 보였습니다. 풍경은 잔잔하고 아름답지만 계속 걷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흥겨운 노래와 화음, 몸짓으로 고단함을 헤쳐나갔습니다. 노랫소리에 홀려 무거운 다리를 옮기는 동안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던 초등학교 때 소풍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몇시간을 걸어서 소풍을 갔습니다. 소풍과 순례, 둘 다 점점 희귀해집니다.

신성리 갈대밭에 도착해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들을 만났습니다. 임도훈 활동가로부터 금강보 철거투쟁의 전말을 이야기하며 “금강을 순례함으로써 금강과 우리의 관계가 생기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순례단은 6일동안 걸으며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 서로 나누었습니다. 지원팀이 마련한 음식과 따끈한 이야기로 순례 마지막 밤을 마무리했습니다.

글 | 한윤정 (녹색순례단 4모둠, 녹색연합 공동대표)
사진 | 김진아 (녹색순례단 기록자, 녹색연합 홍보팀)
문의 | 김원호 (녹색순례 기획단 대장 / 070-7438-8523, democracist@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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