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회원님께
분홍과 연둣빛의 환한 봄기운을 느끼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계절의 변화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도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갈망과 움직임으로 가득한 요즘이지요.
저는 평화생태팀에서 군사기지 환경문제에 대한 활동을 하는 신수연입니다. 회원님들에게 전하고 싶은 소식이 있어 펜을 들었어요. 지난 4월 3일, 녹색연합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용산주민모임과 함께 몇 개월간 준비하던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용산 미군기지 내 84건의 미공개 환경오염사고 내역을 발표했습니다. 미공개 사고 내역을 발표하는 자리였던 만큼 신문, 방송 기자들로 기자회견장이 가득 찼고, 여러 매체에서 보도가 되었습니다.
‘용산 미군기지 환경오염’이라는 말을 들으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으신가요? 한강, 독극물 방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 SOFA(주둔군지위협정).. 재작년에 영화 ‘괴물’의 몇 장면을 캠페인 영상에 사용하려고 제작사에 전화했을 때 직원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니, 그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나요?” 네, 맞아요. 평택의 미군기지로 이사할 예정인 용산 기지의 환경오염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녹색연합이 발표한 자료는 역설적으로 미 국방부를 통해 입수했답니다. 미국의 정보자유법(FOIA)은 외국인에게도 정보공개청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거든요. 물론 요청한 자료의 극히 일부만 받았지만,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한 용산 기지 내부의 84건의 기름 유출사고 내역은 놀라웠습니다. 기지 전역에서 주한미군 자체 기준으로도 ‘최악의 유출량’인 1,000갤런(3,780리터)이상의 사고가 7건이 발생되는 등 총 200 페이지가 넘는 영문리포트에 담겨 있었어요.
자료를 발표하기 전, 환경부에 위와 같은 자료에 대해 문의해보니 총 5건이라는 답변을 하더군요. 환경부 자료에는 구체적인 사고 내역조차 없었습니다. 쌍방 중에 한쪽만이 특정 정보를 움켜쥐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반환 협상’이 이루어질까요? 더구나 용산기지 부지를 반환받아서 시민들을 위한 남산-용산-한강의 생태축을 잇는 제1호 국가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추진 중인데 말이지요.
군사기기 환경문제를 다루는 환경단체는 녹색연합이 유일합니다. 십수년간 해오던 활동임에도 몇 개월간 담당 활동가가 없어 활동이 중단 아닌 중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녹색연합 활동가들은 군사기지 환경문제 대응 활동은 영혼의 영역에 있다고도 이야기 하곤 합니다. 예산과 자료가 부족해서 영혼으로 활동한다는 뜻이에요~
관계 맺는 정부부처는 환경부외에도 국방부, 외교부, 국토부등이 있지만, 국가 안보라는 이유로 많은 부분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미군기지 반환협상 같은 주제는 시민들이 자주 접할 수 없는 주제이고, 해당 주제에 관한 공모사업, 프로젝트등도 거의 없어 활동 예산을 마련하기에도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지요.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녹색연합은 25년째 꾸준히 군사기지 환경문제를 대응하고 있습니다. 군소음 피해주민과 함께 군소음소송을 제기해 대책을 마련하고, 피해보상을 받도록 했으며 미군기지 반환 협상과정에 국회 청문회를 이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꾸준히 현장에 가서 조사하며, 주민들의 증언을 기록하고, 용산의 경우처럼 미국에 직접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이 모든 활동은 회원 분들의 후원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응원해주신 녹색연합 회원님, 정말 고맙습니다.
그래도 되는 땅은 없습니다. 녹색연합은 군사기지 환경 문제(정보차단, 토양오염, 전투기소음, 생태계 파괴, 주민인권 침해 등) 대응을 넘어서서 이웃 평화단체들과 함께 한반도가 ‘화약고’가 되지 않도록 평화적 해법을 모색하는 활동을 더 열심히 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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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보기> “미공개 용산 미군기지 내 84건의 환경오염 사고 내역 입수”
https://www.greenkorea.org/?p=58155